생물이에요

회사원 관찰기

유 진 정 2015. 11. 16. 18:08

난 회사원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아는게 별로 없다

주변에 회사 다니는 사람들이 몇명 없고 그나마 다니는 사람들도 양복입고 다니는 그런 회사회사한 느낌이 아니라..


그러던 어느날 알바하던 친구네 술집에 회사회사한 회사원들이 들이닥쳤다.

30대초반 -40대초반의 남자 세명이였고 모두 아주 좋아뵈는 양복에 뱃지를 달고 있었음. 그리고 넘 웃겼던게 그 셋 사이에 기류가ㅎ 

40대 초반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대빵인듯 했는데 서열 두번째랑 막내가 그를 무슨 교주모시듯이 하는것이였다. 


야 000 과장님 잔 비었잖아 야 000 과장님 이거 놔드려야지 하면 막내로 보이는 조그맣고 안경낀 남자가 예,예 소리지르면서 막 신데렐라처럼 잡일을 했고 대빵은 으흠~ 하는 표정으로 그 모든 서비스를 즐기고 있는데 암튼 너무 희한한 광경이라 눈을 뗄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웃겼던게 그 세명 들어오자마자 창쪽에 앉아있던 삼십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여자둘 + 남자하나가 그들을 막 힐끔거리기 시작하더니 조금 지나서 남자가 세명자리로 와서 저의 일행들과 함께 노시겠냐고 헌팅을 검. 


회사원들은 창쪽 자리를 흘끔 보더니 풋! 하는 느낌으로 거절을 함. 그리고 좀 있다가 2인자가 어디다 전화를 막거니까 2인자와 같은 서열로 보이는 남자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대화내용으로 추정컨데 간호학과 아니면 간호사들인듯) 젊은 여자 두명과 멧돼지상에 덩치가 좀 있는 신입사원을 데리고 옴


여성들을 제외한 모두가 매우 거칠게 술을 마셨음 

근데 그러다가 갑자기 아까 막내서열로 보이던 안경남이 멧돼지에게 사자후를 내지름 

야 000 이새끼야 니가 어 대리님한테 어 말투를 그런식으로 하면 어 안돼지!!!!!!!!


하더니 멧돼지의 싸다구를 날림. 안경남이 싸다구를 날리자마자 멧돼지는 불같이 일어났는데 일어나자마자 1인자와 2인자에게 모두 쳐맞음 

그러고 나서 1인자는 안경남을 붙들고 000 진정해 너 임마 여기서 니가 생각잘해야 하는거야 하고 2인자들은 멧돼지에게 눈깔어 000 어? 눈 안 깔어?? 하더니 또 싸대기를 때렸음. 아무짓도 안해놓고 세명한테 다 쳐맞은 멧돼지는 가쁜숨을 내쉬었음 


난 그 상황이 너무나 흥미로왔으나 이러다간 잔이 다 깨져버릴거 같고 깨진잔을 내가 쓸어야 한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쳐서 뻘떡 일어나 칭따오 병을 들고 테이블을 내리쳤음. 나가서 싸우시고 안나가면 경찰부른다고 소리를 질렀더니 길들여진 존재들답게 바로 정리가 되었음. 2인자들은 멧돼지와 안경남을 끌고 나가고 대빵은 계산하고 뒤따라 나감 


모랄까 연극을 한편 감상한 느낌이였음. 다 역할이 하나씩 있고 그 역할에 맞추어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는 느낌?

희극적이긴 했는데 사는게 장난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좀 씁쓸하기도 했던 기억.. 회사란 도대체 어떤곳일까 회사원이 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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