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셀프토쳐링 for 구정

유 진 정 2017. 1. 29. 23:18

좆나 피곤하다 종일 누워있었는데도 삭신이 쑤시네

구정을 맞이하야 파티에 찾아갔다.넘나 먼길이라 망설였는데 아침에 눈뜨니까 가고싶어짐. 근데 목적지까지 4시간 가까이 걸렸다ㅎㅎㅎㅎ ㅎㅎㅎ 아니 대체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런 경우 어느 순간부터는 들인 노력이 아깝기 때문에 멈출수가 없는것이지

중간에 길을 6명에게 물어봤는데 그 중 4명이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확신을 가지고 주는 바람에 삽질을 심하게 했다. 근데 사실 한명 말만 믿고(경찰서 직원이였음) 갔으면 삽질을 반만하는건데 괜히 엄한 인간들 한테 재차확인하다 망함. 이래서 조언은 전문가한테 구해야 하는것이다. 작은 소득은 하나 있었다. 삽질하는 시간이 넘 아까워서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문제를 하나 해결함

강가에 위치한 파티장소는 야경이 멋진곳이였다.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사람이 갑자기 입장료를 팍 내줘서 기분이 좀 나아졌는데 세상에 공짜란 없는것이기 때문에 맥주한병 사드리고 저 오늘 님이랑 섹스안할거라고 못박아 뒀다. 

몬가 방탕의 끝을 찍어보고 이제 지루함과 싸우고 있는듯한 느낌의 인물이였는데 좀 멀리 가 있고 불안정하긴 했지만 죽어라고 놀아본 사람 특유의 건강함이 미약하게 남아있었다. 약하겠냐고 해서 안한다고 했는데 심하게 조르지도 않고 쿨했다. 근데 셀카찍을때 너무 가까이 다가와서 그건 좀

디제잉은 걍 그랬다. 뭔가 찐따본성이 서양인 특유의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 성향과 접목되어버리면 동양인의 그것과 차원이 다른 볼썽사나움이 연출되어지는듯 하다.   

좆나 당연하다는듯 손을 하늘하늘 움직이며 열반을 연기하는 젖통큰 서양여자가 디제잉부스 앞에서 맨발로 춤추고 있었다. 어디 은행에서라도 근무하나? 

술안먹을 작정으로 왔기때문에 춤추는거 말고는 할게 없었다. 한참 추다가 귀엽게 생긴 청년이 사진찍어도 되냐고 하길래 고포잇하니까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꺼낸다. 그러더니 펜을 건내주며 삶의 모티베이션에 대하여 사진 밑에다가 좀 적어달라고 하는데 주여 맙소사

암튼 귀엽게 생겼음으로 적어준다. 담배달라고 해서 얻어피운 뒤 혼자있고 싶어서 밖에 나왔다. 집에 갈까말까 생각하다 배가 고파져서 일단 편의점으로 들어감

치킨도시락을 뎁혀서 안전하게 먹을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는데 모티베이션 청년과 거대한 등짐을 짊어진 하얀 청년이 주차장 쪽에 나와있었다. 하얀청년은 헝가리에서 지금 막 공항에 도착한 뒤 바로 파티장으로 왔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모티베이션 청년도 오늘 방콕에 도착했다고 했는데 젊음의 파워란 대단하다. 하얀청년에게 나 집에 갈건데 내 티켓팔찌 살래 했더니 잠시 망설이다 지금까지 그런짓 넘 많이 했으니까 오늘은 돈내겠다고 말했다. 

치킨도시락 먹는동안 모티베이션 청년과 대화를 했다. 모티는 고양이를 사랑하고 부모님 이야기할때 데이 아 더 베스트라고 말할수 있는 건강한 젊은이였다. 이런 류 파티에서 볼 수 있는 스테레오 타입들에 대하여 이야기 할때는 일종의 통찰도 엿보였지만 평범한 수준이였다. 

밥을 먹고나니 산책이 하고 싶어져서 모티를 오늘의 경호원으로 삼기로 했다. 컨디션 괜찮냐고 하니 뭔가를 기대하는 눈치길래 네시간 정도 걸을 수 있냐고 하니 걸을수 있다고 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미친듯이 걷고 또 걸었다. 

근데 모티가 말이 너무 많다. 아트스쿨을 11년동안 다녔다고한다. 나는 무례하지 않은 선에서 풍경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새벽 두시반 처음 와보는 방콕의 동네풍경은 초현실적이였다. 천으로 불상을 포장해놓은 불상가게 골목을 지나는데 불상들 사이사이 노숙인들이 껴서 단잠을 자고 있었다. 새벽산책은 너무 재미있다. 할때마다 투명인간이 되거나 벙어리 보디가드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오후 8시쯤 버스안에서 온통 검정색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의 행렬을 목격했는데 왕궁근처로 가니 아직도 줄을 서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저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건지 궁금해졌다. 그러고보니 모티도 나도 검은옷을 입고있다. 행렬에 끼여들자고 하니 모티가 동의했다.행렬은 정말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군인과 경찰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사람들을 인솔했고 구령에 맞추어 사람들이 움직인다. 모티는 개미군집을 보는것 같다고 했다. 그말이 정답이다.

수백은 더 되고 수천에 가까울것 같은 사람이 모여있는데 외국인은 우리둘뿐인듯하다. 나는 그렇다치고 모티는 좀 눈에 띈다. 왕궁입구에서 군인들에게 제제를 받았다 여권이 있냐한다. 여권을 보여주니 안녕하세요 라고하신다. 약간쫄았는데 괜히 쫄은듯..

아무튼 이렇게 많은 인간들, 심지어 아이들까지 있는데 너무나 차분한 분위기이다. 우리는 궁금함은 점점더 증폭되었다.

근데 인간적으로 줄이 너무 길고 이탈을 할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버렸다. 나는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컨디션에 도달하였다. 모티는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거 같다. 지금까지 한번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도 집중하기 힘들다고 하니 뚝그치는게 눈치가 빠르다. 

그때쯤 갑자기 활기가 돌면서 자원봉사자로 추측되는 사람들에 의해 물병이 전달되었다. 기나긴 행렬의 종착지엔 거대한 홀과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뭔가 푸미폰 전 국왕의 죽음과 관련된 행사이지 않을까 처음 봤을때부터 생각했는데 맞는거 같다.

자리에 앉고나니 졸음이쏟아진다. 그때가 오전 5시40분. 뒷자리 아가씨에게 이거 언제 시작하냐고 하니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8시? 라고 하신다. ㅇㅋ 집에 가야겠다.. 모티가 주는 담배를 하나 얻어 피우고 작별인사를 한뒤 택시를 잡았다. 담번에 만나면 고국의 요리를 해주겠다는데 것참 스윗하지만 잘 모르겠어 나는 의욕이 너무 없는데 너는 말이 너무 많잖아

집에가는 내내 신호걸릴때마다 승질이 빠짝빠짝 나서 나도 모르게 욕을 중얼거렸다. 하루종일 고생을 사서한 느낌이다. 근데 사서하는 거니까 뭐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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