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에요

호스텔 동물군

유 진 정 2017. 2. 24. 20:03

베란다화단에 비둘기 둥지가 있다.
알을 두개 낳아놨는데 알껍질이 조금 깨져있고 움직임이 보이길래 곧 부화하려나 했지만 3주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미가 알을 품고 있다.

처음만났을때 어미는 내가 베란다 근처에만 가도 푸드득 하며 날아오른뒤 격렬한 움직임으로 나의 시선을 알에게서 떼어놓으려 애썼는데 이젠 익숙해졌는지 화분에 물을 붓고있어도 태연히 앉아있는 경지에 다달았다.

방안에는 개미들이 있다. 나는 이곳에서 개미의 맛과 향에 대하여 아주 잘알게 되었다. 과자 포장지를 열어놓고 있으면 불과 수십초내에 개미가 들끓게 되는것이다. 무심코 과자를 입에 넣으면 개미특유의 묘하고 강력한 페로몬 향이 확 풍겨온다. 처음에는 놀랐으나 이제 엑스트라 플레이버라고 생각하고 대충 털어낸 뒤 그냥 먹는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수백마리가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지직거리는 티비화면 또는 과학동아에서 읽은 브라운 운동이 생각난다.

밤의 수영장엔 박쥐가 방문한다. 비정형적이고 화려한 비행형태를 잠깐 선보인 뒤 톡 톡 하고 수영장의 물을 마신다음 잽싸게 돌아간다.

비둘기의 침착함과 개미떼의 기민성,박쥐의 날렵함에 감탄하게되는 하루하루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