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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더 머니 (인 더 월드)

유 진 정 2018. 11. 7. 02:09



를 보다 말았다.  좋은 영화였는데 요새 내가 긴 영상을 못 봄

암튼 영화 내용을 축약하자면 폴 게티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최초로 중동 기름 수입의 물꼬를 터서 초대박을 친 부자 중의 부자임  

그리고 그에게는 자식이 여기저기 있는데 그 중 내놓은 자식 취급하고 안만나는 아들이 하나있음. 그리고 그 내논 자식은 똑똑한 마누라를 얻어 애를 여럿낳고 행복하게 살지만 가족계획에 실패라도 했는지 파산을 해버림

그러자 마누라가 당신 억만장자 아버지는 뒀다 국 끓여먹을거냐고 빨리 편지써서 한자리 달라고 하라고 지시함. 

편지를 쓰자 폴 게티는 아들아 로마로 오렴 일을 시켜주마 라고 함. 그래서 아들은 아버지 회사에 직장을 얻음. 막 개꿀 보직에 꽂아주고 그런건 아니고 걍 월급쟁이

그리고 그 내논자식의 아들. 즉 폴 게티의 손자는 허파에 바람들어간 느낌의 청소년으로 성장하는데 우범지대를 야밤에 혼자 쏘다니다 갱단에 납치됨.

갱단이 폴게티에게 거액을 요구하자 그는 지랄말라며 단칼에 거절

대외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내가 이 협상에 응하는 순간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내 손자손녀들이 타깃이 된다 였지만 영화는 사람들이 공짜전화 쓰는거 싫어서 자기집에 공중전화를 설치하는 구두쇠 폴게티가 돈이 아까워 거절을 한것이라는 뉘앙스도 풍김

그러다가 그 모야 파이터에서 복서로 나온사람 등장하면서부터 집중력이 떨어져서 보다말다하다가 나중에 기사 찾아보니 어찌저찌해서 폴게티가 몸값을 깎아 지불하고 손자는 귀 한쪽을 잃고 풀려난 뒤 약물중독 히피로 살다 반신불수가 되었다고

지독한 인간으로 묘사됨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있자니 폴 게티의 심정에 약간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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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몇년전 당시 만나던 남친에게 내일 모레 죽을 노인이 너와 한번 하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십억을 줄테니 섹스 한번 하자면 할것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고집이 센 친구와 술을 먹다가 갑자기 그 에피소드가 떠올라서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는데 단박에 안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 안하냐 물어보니 노인과 섹스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고, 상대방이 요구를 그딴식으로 하는데 그걸 들어주는게 좆같다고 하길래 아 하고 이해를 했다.

폴게티도 나의 친구도 주도권을 넘겨주는게 너무 싫은것이었다.  

게다가 폴게티에게는 삶의 확고한 원칙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 원칙들로 인해 거대한 성공을 이루었기 때문에 그것을 져버리는것은 그에게 있어 굉장히 두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성질머리를 지닌 사람이라면 원칙을 져버리고 주도권을 넘기라며 자신을 협박하는 상대방에게 강력한 분노를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분을 철저히 숨긴 상대방을 쥬겨버리기란 힘든 일임으로 내가 게티라면 상대방을 나만큼 빡치게 만드는 방식으로 복수를 할 것인데 그 최고의 방법은 제안을 개무시하는 것일 것이다. 

사실 이것은 우위를 점거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협상의 법칙이지 않은가. 네가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그 일을 저질러 버릴테다, 협박하는 상대방에게 그래라. 처럼 의욕을 꺾어놓는 대응은 없다.  

게다가 그에게는 이미 잡혀간 핫바리 손자보다 싹수가 보이는 다른 많은 자손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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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쇠 폴 게티도 미녀를 꼬실때와 예술 작품을 구입할때만은 지갑을 팍팍 열었다고 한다.  

말년의 게티는 평생 수집해온 미술품으로 가득한 그의 대저택 게티빌라를 포함한 재산의 상당부분을 기부하고 죽었는데 그 재산은 엄청나게 좋은 미술관과 게티센터, 미술 연구소 등을 건설하는데 씌여졌다고 한다. 고인의 뜻에 따라 시설 이용료는 무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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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하기전 그에 대해 다시 한번 검색해 보니 돈밖에 몰랐던 불행한 인간이었다 류의 비난일색 기사가 많이 눈에 띄였다. (특히 오마이뉴스)

근데 인생 행보를 쭉 들여다보고나니 폴 게티가 주변을 불행하게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스스로는 별로 안 불행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곤조대로 살다가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하고 떠난 꽤 괜찮은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물론 인생이 즐거웠는지 어땠는지는 당사자만이 알것이다.

아무튼 돈이 아무리 많으면 뭐하나 불행했는데~ 이 레파토리도 어느정도 있는 사람이 해야지 없는 사람이 하고있으면 보는 사람 입장에선 좀 서글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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