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에요

비냄새의 정체

유 진 정 2018. 12. 4. 23:58


 
비가 오는 날이면 창문을 닫고 있어도 비 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어제밤엔 특히 좋은냄새가 나길래 코를 창쪽으로 향하고 누웠는데 한참 감상하고 있자니 이 냄새의 정체가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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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지난 후 상쾌한 냄새와 흙내가 감도는 이유는 박테리아, 식물, 그리고 번개가 모두 상호 작용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비 냄새를 '페트리코'라고 부른다.

비가 마른 땅을 적실 때 나는 향기로운 냄새는 박테리아가 반응하여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존 인스 센터 마크 버트너 교수는 "이런 종류의 박테리아는 흙 속에 풍부하다. 우리가 맡는 흙냄새는 특정 박테리아가 공기속에 뿜어내는 분자"라고 BBC에 전했다.

흙냄새를 방출하는 '지오스민'은 토양균 '스트렙토미세스'에 의해 생산된다. 이 균은 양질의 토양에 널리 섞여 있으며 항생제 생산에도 활용된다.

물방울이 땅을 적시면 지오스민은 공기로 뿜어지는데, 소나기가 지나간 후 지우스민의 농도는 훨씬 높아진다.

버트너 교수는 "사람들이 동물보다 지오스민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비 냄새에 '페트리코'란 이름을 처음으로 붙인 이자벨 베어와 RG 토머스 연구원에 따르면 1960년 초,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는 이 향을 따로 채취해 '마띠 카 아따르'라는 향수로 판매했다고 한다.

최근 지오스민은 향수의 원료로 보다 널리 활용되고 있다.

조향사 마리나 발세닐라는 "지오스민은 굉장히 강한 향으로 비가 콘크리트 바닥을 적실 때 나는 냄새다. 원시적인 느낌이 압도적이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 성분을 아무리 희석시켜도 인체는 이를 감지 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지오스민에 상반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향기에는 끌리면서도 맛에는 거부감을 나타낸다.

지오스민은 인체에 유해하진 않지만 조금이라도 생수나 포도주에 섞이면 사람들은 바로 알아차린다.

덴마크 알보그대학교 예프 룬드 닐슨 교수는 "우리가 왜 지오스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알 수 없다"며, "독성은 없으나 사람들은 왠지 지오스민의 맛에 거부감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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