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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악 토우 너무 좋아 (feat.국립중앙박물관)

줌렌즈 사러 간 김에 근처인 국중에 들렀다.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라는 타이틀이었고 토우 전시라길래 들어가봄 입장권 성인 5천원 예술인패스 할인 3500원 저번에 경주가서 토우거리 걸었는데 신라 토우 너무 재밌게 생김 불상처럼 공들이고 각재서 만든 조각들도 아름답지만 토우 특유의 아몰랑하고 막쥐어 만든 느낌과 유머가 넘 좋음 무덤에 들어가는 토우는 헤어짐의 이야기라는 설명 감동 그리고 입구에서부터 신비한 음악이 계속 리플레이 됨 얘들은 토우는 아니고 상형토기 맨위가 사슴이라는데 사슴 특유의 뒤 힐끔거리는 모습이라고 함 이렇게 진지한 설명을 다 읽고 그래 상서로운 동물 생긴 것 좀 보자, 하고 고개를 돌렸더니 Hi 박물관 와서 이렇게 크게 웃은 적 처음임 뭐냐고 진짜ㅋㅋ 이 새끼도 이상함 이건 집인데..

리뷰에요/미술 2023.08.17

코리아 코리안

전다화: 저 요즘 영어회화 공부 중인데 진짜 한국어 영어 너무 호환 안 되는 언어임 유진정: 그래서 진짜 사고체계 자체가 넘 다르게 발달한 거 같음 한국어 존나 무논리 무지성 대신 개처럼 싸울땐 진짜 좋은 언어 전다화: 선생님이 한국어를 번역하려고 하지 말고 어린이처럼 걍 쓸 수 있는 말만 하라는데 일단 주어가 무조건 있어야 하는 게 젤 적응 안되고 한국어는 한문장에 동사가 개 마니 들어갈 수 있더라고요 유진정: 예시 들어주세요 전다화: 어제 마트에 라면 사러갔다가 그냥 짜파게티를 사려고 마음을 바꿨는데 또 막상 라면을 보니까 라면이 먹고 싶어져서 두봉지 샀어 이런 식이랄까. 일부러 지금 만든 문장이라 어색하지만 글고 영어가 훨씬 두괄식이고 내가 누구에게 어디서 무엇을 했다 이런게 꼭 들어가야하고. 친구..

나다 2023.08.14

선한 영향력이라는 표현의 오만함

일단 ‘자신’이 끼치고자 하는 영향력에 선함이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였다는 점이 얼탱이 없고.. 선이라는 것은 매우 절대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개념이잖음 선한 나의 액션에는 그 어떤 제약도 없어야 하며 이에 반발하는 세력은 악이다 류의 극단적 사상을 탑재한 나르시시스트가 아닌 이상 쉽게 사용하기 어려운 표현이란 말임 걍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 정도로 까지만 써도 역겹지는 않을 것 같은데 암튼 지양해야할 표현 중 하나라고 생각 선한영향력 대표주자 샘 뱅크먼 프리드. 저 반바지도 킹받음 무책임을 드러내는 시각적 지표

시사이슈에요 2023.08.14

제주독 (스압)

독순언니와 아론이 한국에 왔다. 원래 2년에 한번씩은 왔는데 코비드 때문에 5년만에 옴 그니까 퍼피라디오 녹화 후 5년만에 보는 것 통화는 자주 했지만 몇년만에 대면을 하니 약간 어색했다. 특히 아론이 개불편하는게 너무 티나서 좀 재밌었음 아무튼 그간 올 때마다 서로 스케줄도 있고해서 시간을 별로 못 보낸게 아쉬워 이번엔 어딜 좀 같이 가자고 했고 부부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털겠다며 제주도를 픽함. 공짜로 간다고 내 표도 사줌. 감사합니다. 나는 아침 6시 비행기, 언니네는 7시로 예매를 했는데 왤케 스스로를 과신했지? 성수기라 선택의 여지가 적긴 했다만 전날 자전거 왕창 탄 뒤 밤새고 4시에 따릉이 타고 리무진 승차장으로 갔는데 버스 정거장에 둘이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나 땜에 1시간이나 일찍 나..

여행기에요 2023.08.09

박살난 혼인율의 긍정적인 면

혼인율 박살났다는 우려의 기사를 계속해서 접하게 되는데 여기엔 긍정적인 면도 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요즘 주위에 기혼 커플들을 보면 그래 결혼 할 만한 인간들이 했다, 라는 인상을 받는데 사실 이게 맞는 거 아님? 모든 사람이 다 결혼이라는 시스템에 적합한 것은 아니잖음 개나소나 결혼하고 이혼낙인 찍힐까봐 꾸역꾸역 같이 살아야 했던 전 세대들의 혼인생활을 들여다 보면 넘 무서운 경우들이 많은 거 같음 납치강간으로 시작된 관계나 이혼하자고 하니 니네 가족들 다 죽여버린다고 칼부림하다 감옥 간 케이스 등등 살면서 보고 들은 것만 해도 한 다슨데 그런 인생도 있는거지 싶다가도 저 아줌마들 시집만 안 갔어도 인생이 쫌 덜 불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단 말임 사회의 입장에서야 남자가..

금쪽 홍기하 선생 고별전

섹시큐티호러 홍기하 작가가 다음 주 뉴욕으로 떠난다. 솔직히 실감1도 안나서 아쉽지도 않은데 이러다 몇달 뒤 갑자기 헉 왜 없지 하며 공백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지난 1년3개월을 홍기하 덕분에 재미있게 보냈다. 어깨너머로 배운 것도 많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 살면서 키 얘기 5322935435번 들었다고 짜증냈지만 그의 큰 키만큼 큰 도시가서 활개치며 살기를.. 아래로 쭉 홍기하가 입주 중이던 권진규 아뜰리에 전시 사진 팔굽혀펴기 짱 잘하시는 이동훈 작가와 홍기하 정성진 홍기하 홍자영 작가도 옴 시간이 왤케 빨리가나요 요즘 만드시는 것들은 다 맛있게 생김. 허락받고 깨물어봄 더 스크랩 때 껴주신 김주원 작가님도 등장. 반가웠다 정영호 김주원 가방에 카메라 세대 들어있었음 서제만 작가도 등장 나 아..

사진이에요 2023.08.06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생각

왼쪽은 인도적인 소 도축 방법을 개발하여 유명해진 자폐인 템플그랜딘의 뇌, 오른쪽은 평범한 사람의 뇌 스캔 결과물임 자폐인의 뇌는 일반인의 뇌에 비해 과활성되어있고 시각적인 면에서 특히 더 그렇다고 함 나는 이걸 보고 좀 놀랐음. 자폐라고 하면 무표정하고 소통이 잘 안되니까 일반인에 비해 무감각한 사람이 아닐까 막연히 생각해 왔는데 오히려 반대로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이라는 것임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가 많으면 개꿀아닌가 싶기도 한데 문제는 우리가 살면서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들을 하나하나 다 처리를 하려면 엄청나게 피로해지게 됨 (뇌는 우선순위를 정해 필요없다고 여겨지는 정보를 누락시키는 기능을 갖추고 있음. 이 기능 덕분에 전철에서 독서가 가능하고 시끄러운 번화가에서도 친구와 대화를 할 수 있는 ..

남녀갈등의 본질

범죄예측전문가 개빈 드 베커가 쓴 서늘한 신호를 다시 읽고 있는데 - 남자와 여자가 안전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은 이해가 된다. 남자와 여자는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성별간의 극적인 차이가 있다는 있다는 이런 간결한 서술을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말이다. 남자들은 속으로 여자들이 자신을 비웃을까봐 두려워하는 반면 여자들은 속으로 남자들이 자신을 죽일까봐 두려워 한다 이 부분 읽고 최근에 한 생각을 복기함 사람들이랑 대화하다보면 이성 심리에 대해 너무 무지해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단 말임. 연령대가 어리고 교제의 경험이 적을수록 당연히 더 그렇고 나는 청년기의 대부분을 남초에서 보냈기 때문에 관찰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고 손가락 길이 같은 거 보면..

무신론자 카페의 추억

십년 전쯤 너무 심심해서 소규모 무신론자 카페에 가입한 적이 있음 그 카페엔 한번뿐인 이번 삶을 충실히 살자라는 의미에서 미래계획을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게시판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거기다 한국에 돌아가서 여행기로 데뷔할거다 그런 걸 적었던 것으로 기억함. 그 외엔 걍 눈팅만 함 그 카페엔 본인을 여고생이라고 밝히고 활발한 활동을 하던 유저가 있었음 저 계획글을 올린 며칠 뒤 무신론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라며 여고생이 글을 하나 올림 그 글은 개인의 경험와 주장이 조화를 이루는 논설이었기 때문에 인기글이 됨 아직 어린 학생이 깊이 있는 생각을 한다고 칭찬하는 답글들이 달림 나 역시 여고생쟝의 주장에 100%동의했음. 왜냐면 그거 내가 쓴 거니까 여고생쟝이 회원정보에 링크해둔 내 블로그에 들어와 글을 복사한 뒤..

피학적 행복

블로그 뒤지다 보니까 넘 주옥(?)같은 글이 많네.. 십년 전엔 이런 생각을 했군 싶음 이전 포스팅과 페어가 될 수 있는 글이라 생각되어 재업로드한다. === 고통의 행복 - 데즈먼드 모리스 (중략) 그보다 약한 수준으로는 청교도와 요조숙녀들에게서 볼 수 있는 정신적 피학증이 있다. 이들에게는 행복이 자기 부정의 형태로 온다. 이들은 모든형태의 탐닉을 역겹고 사악한 것으로 보는 정신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가령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느꼈다면 이후에는 어떻게 해서는 이를 피해야 한다. 섹스나 축제와 같은 주요한 쾌락은 엄격히 금지된다. 알코홀은 사람들을 너무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금해야 한다. 이것은 반쾌락주의자들의 피학적 행복이다. 보다 검소하고 절제된 금욕적인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