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에요

지미

유 진 정 2014. 5. 18. 16:43

옥분(4)에 이어 동거인1의 지인이 보살피던 어린고양이를 집에 들였다. 

새끼때 추락사고를 당해 다 죽어가는 것을 데려와 겨우 살려낸 고양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변사물을 극도로 경계하고 안아올리는것을 매우 싫어함. 

참고로 저번 집에서는 큰방에서 작은 방으로 가는데 다섯달이 걸렸다고.. 


동거인2는 회색 태비에 코알라처럼 까만코가 인상적인 고양이의 이름을 스티브라고 지으려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뜻을 접고 

'지미'라는 한발 양보한 듯, 그러나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이름을 붙였음


무튼 이 고양이 역시나 집에 들여놓자 마자 가구 밑으로 쑥 들어가 6시간 동안 부동자세로 꼼짝을 하지 않았음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녀석 아직도 여기에 있나 확인해보니 


응 고양이가 사라졌다?



고양이가 없는데요. 


아 어딘가 있을거예요. 저번집에서도 맨날 어디 찾아서 숨어들어가 있었다고 하더라구


그치만 고만고만한 집안 갈곳이 뻔한데 너무 안보이는거 아님?


냅둬요 어딘가 있을거예요. 주특기라는데


잠깐 누나 어제 나갈때 방문 열어놓고 나가지 않았어?


응 열어 놨던거 같기도 하고 근데 들어왔을때 고양이 집에 있었지 않았나?


기억이 잘 안나는데... 


에이 걔 못나가요 떨어진적이 있는 고양이가 이 높은데서 뛰어내릴라고 겁많아서 못그래요


그쵸? (휴우)


걍 냅둬요 어디 있을거라니깐 아니 나가도 뭐 지팔자지 뭐 우리가 어쩌겠어




- 몇시간 후


(집안 곳곳을 샅샅이 뒤지는 세사람) 



때마침 도착한 외출한 동거인2의 문자메시지: 언니 침대밑에도 공간있어요?


나: 체크했어요. 없는데


동거인2의 문자메시지: 쩨길ㅠ 기도합시다 ...




아니 이게 도대체 어디로 간거야?!!?


내생각에도 유진씨 방이 유력한데


아냐 아까 다 확인해 봤다니깐요, 아까 침대매트도 들춰보지 않았어?



혹시 이쪽 매트 들추면 저쪽으로 가있고 저쪽 들추면 이쪽으로 가있고 재빠르게 그런거 아냐?


만화처럼


그러니깐요


나 나가서 차밑에 한번 볼게


난 옥상쪽으로 가서 볼게 


없네


없네요


유진씨 올라간김에 선풍기좀 꺼내줘요


근데 진짜 창문에서 떨어진거면...  안보고 싶은거 보게 되는거 아냐


아니면 떨어졌는데 낙법으로 운좋게 안다쳐서 어디로 달아나 버렸나?


........



아냐 아냐 이 고양이는 어딘가에 있어. 어딘가 숨어있다.


하지만 어디에? 전부다 뒤져봤잖아요


지난번에 옥분이 보니까 서랍도 열던데 서랍속에..


거기도 다봤음  신발장도 열어보고


볼곳은 더이상 없어 


아 싱크대 안도 봤어? 


어 봤어 없던데 


미치겠네 진짜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예요?


어제 새벽 세시쯤 티비선반 밑에서


거봐! 어젯밤이면 내방문은 닫혀있었다고! 고양이는 어디엔가 있어 나갔을 수가 없어


이 고양이는 존재하면서도 존재하는것이 아니여 


슈뢰딩거의 고양이네 


아니 혹시 페르난다랑 디에고 걔네가 나갈때 들고 나간것 아니야?


아니 그럴리가 우리 아까 같이 나갔었다구요


혹시 페르난다 가슴이 좀 커져있거나 그렇지 않았음?


걔들이 걸 가지고 나가서 뭐하게


먹었을 수도 있잖아 


어제 그랬잖아 돈없어서 배고프다고..


아유 말도안되는 소리하지 말고 다시 찾아봐요


난 셜록이 되겠어 


야 셜록은 앉아서 해결해 너처럼 몸을 쓰는게 아니라 머리를 쓴다고 


아 어디있는겨 


그 이토준지 고양이 만화에서 전문가가 그랬어. 달아난 고양이는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어딘가 가까운 곳에 있다


아니 근데 없잖아 기가막히네 정말



또 때마침 도착한 고양이 전주인의 메시지: 고양이 울음소리좀 들려주라^^


헉 어떡해


싱크대 안에 확실히 없었다고? 


ㅇㅇ 없었다니깐


거기에 구멍같은건 없었나 내가 다시한번 확인한다 


끼익


어 찾았다. 찾았어요


어어???


어디어디 안보이는데?


저기 밥솥뒤에요 귀가 움직이잖아


맞네 


아 뭐야


미친 


아니 아깐 없었다고 


어 얼핏보면 안보여 밥솥때문에 


아니 문은 어떻게 열었데??


싱크대 밑에 구멍이 있을거야 거기로 들어갔겠죠


아니면 그 싱크에 고무장갑 걸어 두잖아 그래서 꽉 안닫힌거 지가 손으로 열어서 들어간거


맞네 그거네


아무튼 빨리 전주인이랑 동거인2한테 문자 보내요 


톡톡톡톡


전주인한테 문자 왔다 


' 그런거지 ^^' 래 졸라 익숙하다는 말투인데요 


ㅎㅎㅎㅎ  으아 무튼 다행이다 하이파이브 





이놈 첫날부터 애먹이네 캐릭터 있구만 


나중에 어디 술자리 가면 소재거리로 써먹을수 있겠네요 내가 전에 같이 살던 사람이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기쁘니까 기타를치자 기쁨의 키타 


딩둥댕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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