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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中/Milan Kundera -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유 진 정 2013. 2. 28. 16:24

 사비나는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힘이 세다는 것을 알아두기를 잘했어요」 그러나 혼잣말로 그녀는 덧붙였다. 

프란츠는  힘이 세! 하지만 그의 힘은 다만 외부로만 향하고 있어. 그가 함께 살고 그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약해. 그의 약함은  친절을 말하지. 프란츠는  사비나에게 절대 무엇을  명령하지 못할 거야. 

그는 언젠가  큰 거울을 바닥에 놓고 발가벗고 그  위에서 왔다갔다하라고사비나에게 명령했던  토마스처럼 하지 못할 거야. 그러기 위한  육감성이 그 에게 없다는 말은 아니야. 그에게는 명령하는 힘이 없어. 

폭력을 통해서만 이룩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법이야. 육체적 사랑은 폭력 없인 생각할 수 없어.

사비나는 프란츠가 의자를 높이 든 채 방안을 가로질러 오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에게는 그로테스크하게 여겨졌다.  일종의 서글픔이 그녀의 마음을 채웠다.  

프란츠는 의자를 내려놓고 그 위에 앉아 사비나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내가 그렇게  힘이 있다는 게  불만스러운 것은 아니오」하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제네바에서 그러한 근육이 무엇에 필요하겠어?  난 그러한 근육을 마치 장신구같이 달고 다니는  꼴이오. 칠면조가 그의  화려한 깃털을 달고  다니듯 말 이오.  난 평생 한 번도 누구와 붙들고 싸운 적이 없어요.」

사비나는 그녀의 우울한 생각을 계속했다. 그런데 지금 그녀에게 명령을 내릴 남자가 있다면?  

그녀를 지배하려고 하는 남자가 있다면? 그녀는 얼마 동안 그를 참고 견딜 수 있었까? 

 5분도 못 견딜 거야! 결국 그녀에게 맞을 남자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드러난다. 힘이 세든 약하든 하나도.

 그녀는 말했다. 「그런데 왜 당신은 그 힘을  종종 내게 쓰지 않나요?」 

「사랑은 힘을  포기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오」  하고 프란츠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사비나에게 두 가지 사실이  확실해졌다. 첫째, 방금 프란츠가 말한 이 문장은 참으로 아름답다는 것.

 둘째,  바로 이 문장은 그녀의 에로틱한 삶에서 프란츠를 격하시켰다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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