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요

혼자있고 싶습니다 모두 나가주세요. 영종도 용유해변 캠핑

유 진 정 2015. 9. 7. 12:25

 

 

 

 

 

복잡다단한 인간세상속 부대끼며 살아가다보면 잠시동안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이지 않으십니까 

당신이 또래들과 어울리는것보다 방구석에 처박혀 수수깡배 조립을 선호하던 아동이였다면 더더욱 그럴것임

 

그러나 장기간 격리된 채 살아가다보면 사람이 좀 미치는 수가 있다. 재작년 한국에 돌아와 반년 그렇게 살았더니 기르는 풀때기에게 말을 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함. 그때 아 이짓도 정도껏 해야겠구나 싶어서 전화도 살리고 약속도 잡고 현재는 인파로 북적이는 번화가에서 동거인 둘 동거묘 둘과 함께 살고 있는데 확실히 이렇게 사니까 사회성도 좀 길러지는거 같고 전화도 예전에 비해 잘받게 된다

 

근데 가끔씩 그 자가격리의 날들이 그리움

사실 장기여행도 격리랑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 여행중엔 어딜가나 늘 이방인으로 존재할수있기 때문에 그 거리감이 편안함을 주고 인간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 줌

 

암튼 서론이 길었는데 그런의미에서 무인도를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영종도 용유해변에 물때를 맞추어 가면 바닷길이 열려 근처에 있는 무인도인 조름섬을 탐방할 수 있고 캠핑장도 있다길래 오후 느즈막히 텐트짊어지고 출발  

 

 

 

 

 

 

인천공항 오랜만 언제봐도 멋지구나

 

 

 

 

 

 

 

공항3층 7번 정거장에 가서 221번 버스를 타면 용유해변까지 갈수있다. 배차간격이 길어서 좀 기다려야함. 기다리던 중 해가 짐 

 

 

 

 

 

 

근처인줄 알고 마시안 해변에 내렸는데 실수였음

 슈퍼앞에 모여있던 뱃사람풍모의 아저씨들에게 파출소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으니 2km 직진하면 나온다는 구체적인 답변이 돌아옴 

 

 

 

 

 

 

발밑에서 뭐가 후닥닥 달아나길래 벌레인가 했는데 게였다

 

 

 

 

 

 

 

 

 

 

 

 

 

 

 

걸어가는 길 내내 조개구이집들이 등장했는데 하나같이 가건물에 오색 조명을 밝히고 가요를 크게 틀어놓았음. 

활기를 자아내려고 설치한 장치들이 풍경을 한층 음울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낙후된 해변풍경에는 그 나름대로 심금을 울리는 구석이 있는거 같음

 

 

 

 

 

 

 

근데 이 쌔삥 공중화장실은 힘들다 즐길수 있는 추악함의 정도를 벗어난 느낌  

 

 

 

 

 

 

 

 

내부는 더 추악함 꽃무늬 문 ㄷㄷㄷ

 

 

도대체 해변가 공중화장실에 왜 에어컨이 있고 클래식이 울려퍼져야 한단말인가 천장은 왜 또 유리람 담당공무원은 시공업체로부터 얼마를 받아처먹었을까..

 

흥분하는 사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 화장실 길건너에 용유파출소가 있음. 버스정거장 이름은 용유 출장소였다. 여기서 내렸어야 했는데 2km걷는건 껌이라고 생각했으나 차도위로 배낭메고 걸었더니 힘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캠핑사이트가 보이지 않았다. 

 

파출소가서 물어보니 그게 원래 사유지를 나라에서 빌려 캠핑장으로 쓰던건데 얼마 전에 없어졌다고 제기럴

더 걸어가면 사설 캠핑장들이 나온다곤 하는데 어디 보자..

 

 

 

 

 

 

통박을 굴리고 있는 나를 향해 달려오던 해견

 

 

 

 

 

 

 

 

 

 

 

 

 

 

반가웠다 잘있어 

 

 

 

 

 

 

 

 

잠시 생각끝에 파출소앞해변에 자리를 잡기로 함

 

근처에 원래 캠핑장에서 사용하던 개수대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무엇보다 파출소랑 3분거리라 안전할것 같았음

사진은 텐트를 치기로한 공간 옆에 쌓여있던 목재들

 

 

 

 

 

 

 

후닥닥 텐트를 치고 짐을 부린 뒤 주린배를 움켜쥐고 슈퍼를 찾아나섬

원래 근처에 매점이 있다길래 달랑 물한통 들고왔는데 캠핑장과 함께 매점도 사라져서;; 아래로 쭉 슈퍼찾는 길에 찍은 풍경들 

 

 

 

 

 

 

 

 

 

 

 

 

 

 

 

근처에 고양이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했더니 밥주는 사람이 있었음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고 당당하게 말하세요! 담배연기가 싫다고!

 

 

 

 

 

 

 

 

 

 

 

 

 

 

 

 

 

 

 

 

 

 

 

 

 

 

 

 

 

 

 

 

 

 

 

 

 

 

 

 

 

 

 

그런데 슈퍼가 오지게 안나왔다.. 비수기 시작에 평일이라 다 닫은듯 

 

 

 

 

 

 

 

저 빈칸에 경거망동이라는 숙어를 넣고 싶었다 초코바라도 사올걸 배고파 죽겄네

 

 

 

근데 사실 난 캠핑와서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 처하는거 쫌 좋아함. 살아있다는 느낌이 듬..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아까 걸어온 길로 다시 한참 걷다보니 아직 영업하는 슈퍼가 하나 등장

 

이것저것 구입한 뒤 크림빵을 마구 입속에 우겨넣음. 주인 아주머니가 체한다고 물좀 마셔가며 먹으라고 했지만 아주머니 전 멈출수가 없어요      

빵을 다 먹고 다시 걸어가려니 너무 싫어서 버스를 기다리기로 함. 아주머니가 버스 35분마다 한대씩 오니까 앉아있다 가라고 자리를 내어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 아주머니 부부도 원래 서울에 사셨다고 한다

섬생활은 공기좋은거 빼곤 감옥같다며 서울살때 자주가던 식당이야기를 하셨음. 아주머니 예쁘시고 구사하는 어휘도 풍부하시던데 이 집도 무슨 사연이 있는것이겠지 

최근 이 근방 개발이 시작되어 오래전 땅을 사두었던 주인들이 돌아와 무허가로 장사하던 사람들의 가게를 철거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무허가라 건물들이 다 가건물이였던거구나.. 근데 새로 짓고 있는 벽돌 건물들도 추악하게 생긴건 매한가지 

 

암튼 그러고 있는데 주인아저씨가 밖으로 나오셔서 달이 크다고 하시길래 셋이 달구경을 함. 오랜만에 보는 거대한 단무지달이였다

 

 

 

 

 

 

 

 

 

 

 

 

 

 

버스옴. 안녕히 계세요 

 

 

 

 

 

 

 

가게들 불이 꺼지니 쥐죽은 듯이 고요해짐. 해변 전체에 인적이라곤 없어서 식량도 확보했겠다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밥해먹고 책읽으면서 뒹굴거리다가 물때표 체크를 하니 바닷길 열렸을 시간이길래 헤드램프 장착하고 조름섬을 탐방하러 나섬

 

 

 

 

 

 

 

용유해변과 마시안해변 사이 명칭이 표기되지 않은 아주 조그마한 섬이 무인도 조름섬이다. 이곳을 향해 갈것임

 

 

 

 

 

 

 

 

 

코앞의 바다도 물이 다빠져서 갯벌이 드러남. 게와 아주 조그만 물고기들이 돌아다님 

 

 

 

 

 

 

 

 

게들이 끊임없이 흙을 퍼먹는것처럼 보이길래 찍어서 냄새를 맡아 보았으나 무취 

 

 

 

 

 

 

 

게가 많았다

 

 

 

 

 

 

 

 

정말 많았다

 

 

 

 

 

 

 

 

 

 

 

 

 

 

 

 

 

 

 

 

 

 

 

 

 

 

발같이 생긴 굴껍질

 

 

 

 

 

 

 

 

사면체

 

 

 

 

 

 

 

등을 맞대고 붙어버린 굴껍질. 고정력이 좋길래 간장종지로 쓰기로 하고 주워감

 

 

 

 

 

 

 

 

바닷길을 400미터 정도 걸으면 조름섬에 도착함. 물이 들어오면 섬에 갇히니 물때를 잘 확인하고 가야한다고

↓ 이곳에서 확인가능. 조름섬은 따로 안나오니 실미도 물때를 확인하면 됨. 

 

http://sms.khoa.go.kr/iframe/seaDivide/sub.asp?rid=6&sgrp=A01&siteCmsCd=&topCmsCd=&cmsCd=CM1059&pnum=1&cnum=8&ye=2015&mon=09

 

 

 

 

 

 

 

열린 바닷길은 큼지막한 자갈로 구성되어 있어서 발을 조심해야함. 굴껍질이 쌓여있는 부분으로 걸으면 걷기 편하다 

 

 

 

 

 

 

 

 

 

도착. 바위섬이라 숲속으로 올라가긴 힘듬

 

헉헉대며 걸었더니 덥길래 웃장까고 사이먼 앤 가펑클의 i am a rock을 부르며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귀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 이 모습을 본다면 기절할수도 있을것같다는 생각을했다... 하지만 이곳엔 사람이 없죠 새벽 세시의 무인도이니까

 

 

 

 

 

 

 

 

 

바닷길 닫히기 40분쯤 전에 돌아감. 물이 조금씩 들어오는지 뽀로록 거리는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옴

 

 

 

 

 

 

 

 

 

 

 

 

 

 

 

 

오이토막에 붙어 만찬을 벌이고 있는 갯강구무리. 잘보면 눈매가 처져서 좀 귀여움

 

 

 

 

 

 

 

 

 

동이 트기 시작했다. 저 멀리 방금 탐방한 조름섬이 보임

 

 

 

 

 

 

 

 

 

 

 

 

 

 

 

 

걷어차인 강아지 같은 소리로 울어대던 갈매기

 

 

 

 

 

 

 

 

 

 

 

 

 

 

 

 

 

 

물이 들어오는 과정. 물밀듯이 라는 관용구가 왜 생겼는지 실감함. 멀리서 부터 큰소리를 내며 매우 기세좋게 들어왔다

 

 

 

 

 

 

 

 

하늘은 지우다만 칠판같고

 

 

 

 

 

 

 

 

 

 

 

 

 

 

 

 

라면먹기 싫어서 식당을 찾아다님. 죄다 조개구이 칼국수 랍스터 횟집이였다. 식당이 수십갠데 메뉴가 모두 같다니 

조개구이는 혼자 시켜먹기 난감한데다가 난 생선을 못먹고 칼국수는 싫어하기 때문에 오기로 걸어다니던 중 등장한 두부집  

 

 

 

 

 

 

 

오예 콩국수 맨날 먹는거지만 그래도 너무좋음

깍두기는 역겨웠는데 왼쪽의 오이(?)를 사용한 듯한 반찬이 꼬들꼬들한게 맛있었다

 

 

 

 

 

 

 

 

 

 

 

 

 

 

 

 

 

 

 

 

 

 

 

 

 

 

 

 

 

 

 

 

 

 

 

 

 

 

 

 

 

 

 

 

 

 

 

 

 

 

 

 

 

 

 

 

 

맨다리에 닿으면 안될것처럼 생긴식물

 

 

 

 

 

 

 

 

 

 

 

 

 

 

 

 

 

 

좋구먼 같은곡 백번쳐도 괴로워할 사람도 없고

 

 

 

 

 

 

 

 

 

하루 더 있을까 말까 고민하던 중 캠퍼밴이 등장하길래 짐쌈 

 

 

 

 

 

 

 

 

충전완료

 

이제 집에가서 옥분이랑 놀아야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