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화엄음악제

여행기예요/KOREA 2016.10.21 22:57



두둥




왜 지옥이였냐고요? 일을 했기 때문이죠. 

왜 일을했는데 지옥이였냐고요? 그것은 곧 알게 되실 것입니다.



히메지에서 카레밥을 기다리던 어느날이었다. 

화엄제 committee에 몸담고 계시는 조직자님에게서 전화가 옴.

조직자님과는 작년 화엄제를 계기로 연을 맺게 되었음. 어차피 놀러올거 통역이나 하렴 하시길래 

어머 돈.. 너무 좋죠 하고 냉큼 수락하였는데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파티마 미란다.. 지옥의 그이름.. 그러고 보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나오는 그 아줌마도 미란다잖아




일단 공항에 픽업하러간 시점에서 예상시각보다 두시간 늦게나왔다. 


리무진 기사님에게선 주차요금 많이 나온다고 전화가 막 오고 나오기로 한사람은 감감무소식


만나고 보니 자기 작은 가방이 두개 안나왔다고 한다. 나중에 항공사에서 호텔로 보내주겠다고 했다는데

  굳이 에어프랑스 인천공항 지부에 컴플레인 걸고 그 내용을 서류로 전달받아야겠다며 공항 안을 삥삥 돌았다. 

같이 온 음향스탶 후안 까를로쓰는 넘 순해보이는 아저씨였는데 외려 자신이 자꾸 미안해 하는 눈치였음  


며칠 후 구례로 내려가기 위해 아티스트들을 픽업하러 서초동 소설 호텔로 갔다. 

호텔 내부의 인테리어가 사이키델릭했고 파티마는 삼십분 늦게 나왔다. 






(왼쪽부터) 이미 안색이 좋지못한 나, 행복한 파티마, 에릭 보스그라프, 사이먼 바커, 젠 슈








후안 까를로스는(오른쪽 맨뒤) 이렇게 보니 루이스 CK를 닮았군



암튼 다른 분들은 넘 젠틀하고 시간잘지키고 뭐.. 내가 할일이라고는 물어보는거에 대답해주고 인스타 친구 맺는정도

호기심이 풍부한 에릭군과 함께 한국의 룸싸롱 문화와 유럽의 political correctness에 관한 수다를 떨며 안 심심하게 잘왔다.


휴게소에 들렸을때 잠시 인원체크하느라 혼선이 있었는데 몬가 수학여행에 인솔자로 온 느낌이였다. 

파티마는 오랜시간에 걸쳐 메뉴를 고르다 결국 모두가 식사를 끝낸 시점에서 식사를 시작했다.






























구례 한화 리조트 도착






민경대표님과 무언가 요구사항을 주지시키고 있는 파티마







맨발 달리기 전도사 사이먼 바커씨가 신도를 늘리고 있는 중이다. 



이날은 미팅전까지 일정이 없다길래 주차장에서 다같이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 파티마가 불러서 맨발로 달려갔다. 


민경대표님과 함께 급 미팅을 하자고 하는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왜냐면 했던말 또하고 했던말 또하고 X 100


 듣다못한 민경 대표님이 머리를 쥐어뜯으시며 지금 당신이 요구하는것들은 저녁때 진행될 미팅에서 이야기하기로 된 것들이고

지금 우리가 해줄 수 있는것은 없다고 1분 간격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이야기했지만 

파티마는 그 말을 아주 간단하게 씹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했다. 


본공연날 자기는 6시간 전에 밥을 먹어야겠으니 방앞으로 식사를 배달해달라는 말과 공연날 퍼스널 어시스턴트를 붙여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는데 왠지 저 퍼스널 어시스턴트가 내가 될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게다가 파티마는 마치 아기새가 부화하고나서 첨 본 물체를 쫓아다니는것처럼 자신의 공항 픽업을 나왔던 나를 넘 좋아하는 눈치였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좋아한다기보다 부려먹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충만해 보였다.

 

대화가 끝나고 민경대표님은 영혼이 빠져나간듯한 표정을 지으셨는데 

파티마는 이거 다 너 편하게 해주려고 하는 말이야~ 로 화룡점정을 장식했다. 

일정 내내 이 대화패턴을 반복했는데 학교다닐때 두들겨 패놓고 맨날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다~ 

하는 고등학교때 선생님들 생각나서 피식함













저녁식사 자리에서 다들 한식예찬을 하길래 한국인 대장암 발병률 세계 일위라는 사실을 알려준 뒤 돈까스 시켜먹었다.


식사자리에는 파티마빼고 모두 참가했는데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했다


파티마는 미팅시작 직전에 식사를 하겠다고 하길래 그럼 늦는다고 했더니 자기는 밥을 빨리 먹는다고..

그러나 픽업하러 갔더니 역시나 식사 중이였다. 



 





미팅은 예정시각보다 늦게 끝났고 (늦게 나왔으니까) 추워 뒤지는줄 알았다. 


결국 리조트로 스탶분들과 함께 와서 미팅을 또했다. 

조명감독님(사진속 갈색단발) 빼고 다들 매우 빡쳐했다.
















자정 가까이 지나 숙소로 돌아옴. 스탶분들 잔치하신다길래 따라가서 술얻어먹는데

누가 우리 전에 본적 있지 않냐고 하시길래 보니 송지욱님이였다. 십년전에 한번 뵌적이 있는데 체구가 상당히 좋아지셔서 못알아봤다. 

우리집엔 지욱님이 참여한 앨범도 있다.. 98 펑크대잔치라고 구할길 있음 구해서 들어보세요 대청소할때 들으면 힘이남

 







두시쯤 방으로 돌아옴. 복층까지 해서 한 십인실 정도 되는거 같은데 이날은 나 혼자씀. 신나서 이불 여섯개 깔고 잤다.










다음날 아침



14일은 뭐 했는지 사진이 이거밖에 없군 아 파티마의 리허설이 장장 5시간여에 걸쳐 진행되었다.

11시까지 하기로했는데 자정을 넘겨버리니까 잠을 자야하는 스님들부터 시작해서 모두가 아우성을 쳤다. 

결국 화가 머리 끝까지난 음향 팀장님이 전원스위치를 내려버림.


이날 하루동안 나의 역할은 


1. 파티마의 끝없는 요구사항을 스탶분들에게 전달하는 것과 

2. 스탭분들이 하는 말에서 미친을 빼고 파티마에게 전달하는 것이였다.


 





15일 본 공연날 아침에는 스님들과 함께하는 티 세레모니가 있었음. 내 평생 다도예절을 배우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화엄사에서 만들어졌다는 차는 아주 향기가 좋았다. 그리고 동시통역하시는 분이 넘 뛰어났다. 어떻게 그렇게 긴 문장을 잘 기억하지?








50여년 전부터 한국을 연구하고 계시다는 한국통 베르너 삿세님





















지옥의 파티마 하지만 이때만큼은 조용했다.



































나에게 지옥의 고통을 선사해준 조직자님이 해맑게 웃고계신다














단체사진









주지스님의 옷태가 멋져서 찍어봄




























앞이빨이 귀여운 화엄사의 사천왕 







넘 바쁜 은비씨








서울에서 지원군 도착


가야금을 전공중이시라는 현진씨는 밝고 상냥한 분이였다. 

저를 파티마로부터 구원해주세요하고 고통분담을 요구하자 흔쾌히 알았다고 하셨는데 그 순간 뒤에서 후광이 번쩍이는 듯 하였다.   


화엄사 매점에서 파는 커피콩빵도 나눠 주셨는데 커피콩빵 소리내서 발음해보면 발음이 재밌다. 커피콩빵커피콩빵















날씨 너무 좋음















장독들과 젠 슈







고추장식을 구입한 파티마 








뭐가 붕붕거린다 했더니







꺄 드론이다

 이사진 넘 미래적이야







드론은 생각보다 소리가 컸다

사진 속의 안경쓴 스님이 다가오더니 무엇을 던지면 저것을 격추시킬수있겠냐며 물어보았다




























음향팀장님이 왠 버섯을 따서 들고다니시길래 모냐고 하니 나누어 주심. 맛있었다














날씨를 걱정하던 민경대표님이 주지스님에게 내일 비 안오게 기도해 주세요 부탁하니 주지스님이 명언을 남겼다.


기도는 일어날 일을 안 일어나게 해달라고 하는게 아니라 

일이 일어났을때 그것을 제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게 해주세요라고 하는것이라고

나는 과연 파티마를 받아들일 수 있을것인가


























커피콩빵을 나누어 먹는 병극 감독님과 민경 대표님







ㅎㅎ







거대한 영상팀







물이 매우 차갑고 깨끗






시계에 약 안넣고 다니는 혜원씨

 먹을것이 항상 그녀의 곁에 있었다






종무원에서 발견한 괴상한 벌래






4시에 무대점검을 하겠다길래 없던 스케쥴을 만들어 놨는데 안나오는 파티마를 기다리며 후안까를로스의 예쁜 양말을 찍어보았다

VANS꺼라고 하길래 보드탔냐고 물어보니 자기 스페인 BMX 라이더 1세대라고



 












언제나오는거야 난 몰라






겨우 데리고 옴

미리 와있던 에릭이 니 사진이 너무 없지 않냐며 찍어준 사진인데 표정이 ㅎㅎ





































































공연시작













































































































우유빛깔 에릭






















































































































































공연 감상평


나무: 젊은 분이 노래를 넘잘함 

에릭: 신기했음

젠슈: 슬픈느낌이였음 

홍신자: 무대에 꽃뿌림

박경소: 자태가 고움 

사이먼 바커: 존나 천재인듯

사이먼 바커&허윤정: 거문고 임펙트 있었음

파티마: 무대에 꽃뿌린거 다 치우라고 해서 브릿지 시간 삼십분넘게 잡아먹음 


암튼 작년에 공연을 넘 충격적으로 봐서 그런가 올해는 아쉬웠음. 헤드라이너 파티마도 막 구리다까지는 아니였는데 넘 병적이고


게다가 공연 끝나고 결국 언성높이는 일이 벌어졌다.

무대감독님이 파티마 마이크가 켜져있다고 돌려달라고 하시길래 전해주었는데 

파티마가 자기 사람들이랑 이야기해야 한다며 안돌려줌

것 때매 실랑이를 벌이다 파티마가 무대감독님을 손으로 떠밈. 그러면서 왜 자기를 리스펙트 하지 않냐고 소리를 지르는데 

나도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니 당신은 아무도 리스펙트 안하면서 왜 리스펙트를 바라냐고 서로 꽥꽥대다 무대감독님이 결국 GG치고 가버렸다.







뒷풀이..







취킨..







졸령.. 


파티마의 소문을 들은 모든 이들이 안위를 걱정해주어서 대리인을 통한 뮌하우젠 신드롬 간접 체험함








다음날은 비가 쏟아졌지만 나는 행복했다. 민경대표님이 파티마랑 다른 버스를 어레인지 해주셨기 때문이다







fuck yeah







그리고 16일 공연은 우천으로 취소되었다.










































비오는 화엄사는 또 다른 운치가 있었다.





















































































버스가 양재로 간다길래 은비씨랑 음향감독님 차 얻어타고 돌아옴

음향감독님 입으로는 시발시발 하시면서도 넘 친절하셨음
















암튼 제목은 지옥의 화엄음악제라고 쓰고 불평만 잔뜩 적어놓았지만 

3박4일동안 희한한 캐릭터 관찰도 하고 페스티벌 크루들 일하는 모습도 지켜보고 색다른 경험이였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화엄제는 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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