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요

방콕 언더그라운드 필름 페스티벌

유 진 정 2017. 3. 10. 01:40

에 다녀왔다. 

치앙마이에 있는 추천봇이 my Buddha is punk 라는 다큐를 추천해줬기 때문이다.

버마 펑크족들 이야기이고 상영끝나고 공연도 한다길래 갤러리Ver. 로 향했다.
추천봇의 추천은 여태까지 모두 훌륭했었으나 이번엔 망했다.  

 

일단 주인공이 열혈 펑크청년인데 넘나 심한 훈계충임

열심히, 올바르게 살려는 청년이라는건 잘 알겠는데 걍 계속 주변인 또는 기차에서 만난 아줌마들한테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훈계를 주구장창창창창... 
DIY 정신에 대해 설명하며 아무의 말도 듣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세요 하는데 본인은 친구들한테 맨날 이건 하면 안 되고 저건하면 안 되고 으으윽

그리고 계속 착하게 살아야한다 + 러브앤 피스를 주문처럼 외치는데 그 써드월드 특유의 악의없는 순진멍청함에 펑크 특유의 행동력이 합쳐져버리니까 몬가 too much임 2016년에 외치는 나찌펑크 fuck off는 공허하게 들린단 말야

내 생각에 평범한 버마사람들에게 필요한 정신은 착하게 살아야지가 아니라 더 현실적이 되어야지이다. 

이유는 여기에 http://digthehole.tistory.com/393

  

암튼 버마와 펑크라는 내 청춘의 구성요소가 두가지나 포함되어있는 다큐였음에도 불구하고 중반 이후부터는 하품을 참아야했다

넘 졸려서 화장실가서 세수하고 나왔는데 화장실에서 만났던 버마소년이 담배타임 하러가지 않겠냐고 하길래 후닥닥 따라나섰다

 

소년이 본인을 SID라고 소개하길래 본명이 뭐냐하니 민이라고 했다. 민은 다큐 속 등장인물들을 따라온 타투이스트였고 졸라 취해있었다

기침 계속하고 손 떨고 암튼 상태가 매우 안조아보였는데 its ok its ok 하며 맥주를 들이붓더니 결국 드러누워서 혹시 진통제 가진거 있냐고 물어보는 지경에 다달았다

운영진들에게 말해서 약받아다 주고 물이랑 먹으렴 했더니 아니라고 맥주랑 먹을거라며 키득키득 웃는다 

스무살짜리 펑쓰가 여자꼬시는 방법은 만국공통인듯하다.
민은 본인이 속한 환경에 쏟아지는 외부자들의 관심과 섹시한 펑크아웃핏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었다. 아무튼 영화보다는 민쪽이 귀여웠다

 

상영장으로 돌아가니 영화가 끝나있었고 곧 주인공 + 감독과의 질답시간이 시작되었다. 좋은 말 일색이길래 나도 질문을 했다. 

폭력적인 의상을 입고 폭력적인 음악으로 폭력 반대를 외치시는데 그 모순과 어떻게 딜하시나요
제가 보기에 님들은 폭력이라는 속성에 매혹되어있는것처럼 보여요

가 나의 질문이였는데 대답을 기대하고 한 질문은 아니였고 걍 우리의 주인공이 혼란스러워졌으면 했음

주인공은 이건 그냥 스타일일 뿐이고 우리는 이런옷을 좋아한다. 님이 펑크를 모르셔서 그러는데 이게 펑크 스타일이고 우린 외양이랑은 상관없이 kind people 들이다,

등등 1그램도 당황하지 않고 또박또박 교과서적 답변을 했다.
근데 님이 펑크를 모르셔서 그러는데.. (because you don't know) 라고 할땐 약간의 동요가 느껴졌다.

감독(독일인)은 옆에서 난 얘네 스타일 진짜 쿨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런 옷 입고싶은데 넘 부끄럼쟁이라 못 입을 뿐이다 하며 분위기를 좋게좋게 무마시켜줌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 중엔 이 시대 사람들은 그저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우며 폭력적일뿐이다. 우리는 서로를 배려해야한다 라는 멘트도 등장했는데 현대가 인류발생이래로 가장 평화로운 시기라는 사실 (전쟁,살인으로 인한 사망률 최저. 자살자의 숫자가 타살자보다 많음) 이 떠올라 입이 근질근질하였으나 관뒀다.
어쨌든 그의 국가는 50년동안 고립되어 있었던 것이다.

주인공의 퍽오프 밀리터리 퍽오프가 질답의 피날래를 장식했고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곧 공연이 시작되었다.

 

 

 

 

 

 

 

 

 

 

 

 

 

 

 

Old Europe Young Burma

 

닭머리 위쪽의 할아버지펑쓰는 프랑스에서 왔다. 이름 말해줬는데 까먹었네

암튼 그는 굉장히 즐거운 표정으로 공연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사라졌다고 생각한것을 먼곳에서 다시 조우한 사람이 느끼는 종류의 감동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하고 내맘대로 생각해봤다. 공연은 굉장히 에너제틱하고 멋진 왕 정석 펑크쇼였음

 

 

 

 

 

특히 드러머가 섹시했다

 

 

 

 

 

마렉과 리나

 

폴란드에서온 마렉은 촬감이고 독일에서온 리나는 BACC에 영상물을 전시하고 있는 중인 작가였다.
감독일행과 어제부터 행동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마렉이 아까 질문 잘 했다고 맥주 사줘서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한참 마시고 있는데 주인공이 오더니 빈캔이랑 빈병을 막 우리 대신 주워다가 버려줬다. 이런것들이 나를 가끔 미치게한다.

아무튼 이 둘과 함께 새벽까지 놀다가 우리 주위에 아무도 없는것을 발견하고 귀가하였다. 신나는 밤이였다 (영화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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