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여유

유 진 정 2017. 6. 27. 23:59

모양이 중고나라에서 리클라이너를 샀다. 한번 앉아봤는데 너무 말도 안되게 편해서 좀 놀랐다. 심지어 흔들의자 기능까지있음

어릴때 앞집 여자애네 집에 가면 거북이 박제 아래에 흔들의자가 놓여 있었다. 나는 그것이 부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너무나 쓰잘데기 없으면서도 사람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물건이라서.. 라바램프,흔들의자 따위의 가구들에서 느껴지는 선진사회의 여유 넘 조음

암튼 그 리클라이너에 앉아서 흔들거리고 있자니 K군이 생각났다.
어느날 K군이 어린왕자 책을 사야한다고 하길래 니가 읽게 했더니 자기 대자의 생일 선물이라고 했다.

아니 어린놈이 왜 대자가 있어 하니 K왈 스코틀랜드 거주시절 호스텔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가난한 젊은부부를 자기 집에서 살게한적이 있다고

K는 부부에게 자기집에서 공짜로 사는동안 돈을 모아서 자립을 준비하라고 했고,

실제로 부부는 일년동안 열심히 일을 하여 집을 구하고 아기를 낳았다고 한다.
그리고 K에게 아기의 대부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함

뭐 걍 평범한 미담인데 나는 충격을 좀 받았다. 주변에선 이런 류의 이야기를 들어본 역사가 없었기때문에

암튼 리클라이너에 앉아 모양에게 흔들의자 -> K의 대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신기하게도 K에게 메시지가 와있었다.

캄보디아 여행 중 원인불명의 장폐색으로 배를 쨌다며 사진을 보냈는데 거대한 수술흉터 때문에 세로였던 배꼽이 대각선이 되어있었다.
죽을수도 있었다는데 대각선인 배꼽만보이고 :) 이모티콘 때문에 짜증이 빠짝빠짝나길래 인간되기 글렀나 하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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