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와 젊음의 과오

리뷰예요/현상 2019.06.24 01:00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620/96080707/2

 

“음식이 아니라 폭력”…고깃집서 ‘방해시위’ 벌인 채식주의자 논란

비거니즘(Veganism·채식주의)을 지향하는 일부 활동가들이 ‘음식이 아니라 폭력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고깃집에 들어가 영업을 방해하는 시위를 벌여 논란이다. 동물구호단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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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있는 가장 엄격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은 독순언니의 배우자 아론인데

아론은 내가 그를 알기 전부터 비건(우유조차 안마시는 가장 빡센 단계의 채식주의자)으로 살았고 지금도 비건임. 그니까 약 이십년을 비건으로 살았음

아론을 기억하는 사람들끼리 그에 대해 말할때면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것은 그가 공연 뒤풀이로 다같이 고깃집에 갈때면 식당에서 제공되는 깻잎에 생 팽이버섯을 올려 조용히 쌈을 싸먹던 모습임

그러나 아론은 내가 아는한 그 누구에게도 채식을 권유한 적이 없고 심지어 채식주의를 예찬한 적 조차도 없다 
작년에 가공육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공포에 사로잡힌 내가 육류 소비량을 좀 줄여 볼까 한다 하는 얘기를 했을때 한 하이파이브가 그가 본인의 입장을 표명한 유일한 순간이었음 

같은 예시로 나의 친우이자 이스라엘까지 다녀온 하드코어 신앙인인 장모군 역시 십수년간 가까이 지내면서도 교회가자는 말 한번 꺼낸적이 없는데

이 둘을 보면서 내가 깨달은건 정말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은 남에게 자신의 신념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기사에 나온 시위장면을 보며 우리가 한숨을 쉬게되는 것은

1. 저 청년들의 행위가 정말로 타인을 감화시키고자 하는것이 아닌, 치기어린 공명심 또는 스스로의 존재감을 찾으려는 시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며 
2. 주장에 너무 많은 빈틈이 보이기 때문

일 것이다.

아니 자기들의 시위가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고기처먹는 니들이 사실 죄를 짓고있다는걸 맘속으로 알고있기 때문이라니 이게 말이야 방구야 저 자리에 비거니즘 시위대가 아닌 그 누가 쳐들어와도 다들 불편함을 느꼈을거라고 모처럼 하는 외식자리에 쳐들어와서 소리 빽빽 질러대는데 대체 어느 누가 기뻐하겠음 걍 전철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 외치는 줌저씨들 보는 느낌이라고

이런식의 오지랖이 타인을 빡치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런것이다.. 피켓을 든 청년은 육식은 폭력이고 그 사실을 알아차리시라며 외치고 있는데

동물을 도살해 불에 구워 먹는 행위가 평화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프로세싱 과정이 좀 거시기해도 걍 맛있으니까 먹는거지 그것도 삶을 살아오면서 그들 나름대로 정립한 신념일거란 말이야 근데 거기다 대놓고 니들은 잘못되었고 자기들만 맞다며 훈계를 하고있으니

 

근데 사실 나도 저 나이땐 저랬음. 개먹는 화실 오빠랑 말싸움을 한적이 있는데

나는 개들의 고통이 개를 먹을때 오빠가 느끼는 개인적 즐거움보다 크니 개를 먹는건 나쁘다! 라는 명분으로 오빠를 공격했고 오빠는 그치만 맛있는데? 나는 개를 계속 먹을건데? 라고 응수

그 말을 듣는순간 나는 화가나서 끙끙거렸고 내가 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누구도 설득시킬 수 없다는 사실도

결론을 내리고 포스팅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같은 주제로 이미 글을 쓴 적이 있으니 생략하겠음

https://digthehole.com/3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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