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에요

광인관찰기8 - 옥션카드깡고미경

유 진 정 2020. 1. 15. 00:20

4호선 전철안

졸라 멀쩡하게 생긴 여자가 탑승과 동시에

옥션 카드깡 고미경!!!!!!!!!!!!!!!!!!!!!!!

을 우뢰와 같은 목소리로 내지르더니 내 맞은편에 털썩 앉음

승객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떠올랐고 몇몇은 바로 토낌

 

여자는 앉은채로 곧 연설을 시작했는데 구사하는 어휘가 드라마틱했고 성량과 딕션도 엄청나서 마치 명배우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음.  기억나는 발언 몇 개 적어봄 

 

- 레이저로 팔잘라 죽이고 다리잘라 죽이고, 손가락 발가락 짤라 죽이고..! 그게 뭔지 알아요?

그게 바로 레아의 스타워즈예요!!!!!!!!!!!!!

- 다이 다이 다이 공식. 공식도 몰라요? 살인공식 다!이!어!트!

- 돈이 그렇게 좋아요? 자식팔아, 가족팔아 그저 돈만 받으면 땡, 그게, 여러분들의 삶이죠. ..그러다가 죽는거라고!!!!!!!!!

- 여러분은 각자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고 있겠죠. 사랑하는 남편, 사랑하는 부인, 자식들..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나는!!!!!!!!!!!!!!

..대통령을 사랑해요!! 이승만 대통령

 

모 이런 말을 계속해서 외침. 그리고 갑자기 날 노려보더니 나한테도 젊고 예뻤던 시절이 있었어! 34살밖에 안되었다고 그때 난!! 이라고 외쳐서 그말인즉슨 곧 내가 젊고 예쁘다는 말인가? 하고 기분 좀 조아짐

 

그러다 누가 신고했는지 마스크 쓴 지하철 보안관 세명이 올라탐

보안관이 소란 피우실거면 하차하라고 하니까 여자가 조용히 하겠다고 함. 그러더니 보안관한테 명함 줌. 그리고 보안관한테도 명함달라고 함. 보안관이 명함 없다고 하니까 그럼 이름을 가르쳐달라고 함. 이때부터 보안관 당황하는거 느껴짐

안가르쳐 주니까 여자가 계속 달라고 졸랐는데 보안관이 막 일부러 화내는 척 하면서 이럴거면 하차하라고 또 윽박지름 

여자는 예의 그 또랑또랑한 발성으로 저 집에 가야돼요. 다리아파요. 라며 하차 못한다고 버팀. 그리고 계속 이름가르쳐 달라고 하는데 보안관이 그 페이스에 말려들어 아니 대체 이름은 왜요? 라고 질문함. 미친사람에게 reason을 요구하는것 만큼 의미없는 행동이 또 있을까.. 

여자는 따박따박 ' 적어두려구요. 저한테 이러는 사람들 이름 적어두고 왜 그러는거냐고 물어보려구요. ' 라고 답함

암튼 지하철 보안관은 별 위력이 없는 포지션인지 대충 그렇게 실랑이하다 조용하겠단 다짐 다시 받고 걍 내림

 

여자는 그들이 내리자마자 다시 연설을 시작했고 난 웃음 참느라 고생함. 광인 중에도 보면 진부하게 미친사람이 있는데 이 여자는 뭔가 이야기 전개 방식이 신선했음 밑밥 심각하게 깔다가 결론은 코메디로 내는 느낌? 약간 귀귀만화같은

아 근데 칩얘기는 결국 하긴 했음. 정부가 자기 몸속에 칩 심어서 감시한다고.. 이 레파토리는 진짜 빠지질 않네

 

암튼 한참 그러다 미아역 도착하니까

머리털 다 뽑고 얼마받았어요..?  흰머리는 오만원이라매!!!!!!!!!!!!!!!!!!!!

버럭 외치고 내림

 

민폐지수 ★★★

신선도 ★★★★★

네일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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