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여성이에요

그럴 사람이 아니다 라는 헛소리

유 진 정 2020. 8. 2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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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동 동지가 박원순을 보내는 방법 - 시사IN

정춘숙은 여성운동가다. 1992년부터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활동했다. 여성의전화는 폭력 피해 여성을 상담하고 지원하는 시민단체로 1983년에 생겼다. 정춘숙(사진)은 2009년부터 6년 동안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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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박원순은 ‘그냥 당연히 거기 있는 사람’이었다. 정춘숙은 자신 있게 말한다.

 “한국 여성운동의 역사에서 박원순은 정말로 첫손에 꼽아요.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이에요. 

모든 장면에 다 있었어요, 박원순은.”

그런데도, 실종 소식이 전해지던 7월9일, 성희롱 고소가 있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정춘숙은 직감한다. 

“아, 이게 무고일 리는 없겠다. 사실이겠구나, 정말로 그랬겠구나.” 믿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짓일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는 긴가민가하는 동료 의원에게도 이렇게 말했다.

 “그거 알아? 이런 일에는 무고가 없어.” 왜 그렇게 말했을까.

 

 “저는 그 생각을 버린 지가 아주 오래됐어요. 그 사람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야’라는 생각. 

20년 넘게 여성의전화에 있으면서 ‘절대 그럴 리 없는’ 사람이 그러는 걸 너무 많이 봤고, 

그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인정할 수 없어서 벌이는 이상한 일들도 너무 많이 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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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사람이 아니다'

는 내가 아주 싫어하는 말 중 하나다. 

이상하게 이 말은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더 자주쓰는 경향이 있다.

( 여성이 쓰는 경우 중-노년층 이상 할줌마들이 많이 씀 )

 

과거 '누구누구가 여잘 팼다더라' '강간을 했다더라' 등의 소식이 퍼지기 시작할때

그와 알고 지내던 남성들이 아니 걔가 그럴 애가 아닌데;; 라며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물론 나도 카더라 통신은 의심부터 하는 편이지만 위의 예시로 든 사건들은 복수의 목격자가 있거나

정황 증거가 꽤 뚜렷한 일들이었기때문에 무턱대고 가해자의 변론을 시도하는 그들의 반응이

나에겐 상당히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라고 물어보면

' 아니 걔 이번에 애 아빠 되었잖아'

' 내가 걔를 아는데.. '등의 시원찮은 답변이 돌아왔고,

그럴때마다 나는 복장이 터졌기 때문에 왜 남자들이 유독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정리해 보도록하겠다.

 

첫번째 이유

 

미투, 또는 여성 폭행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나이브한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이유는 피해자의 입장에 서 볼 기회가 적고, 동등한 위치, 또는 본인보다 서열 위에 있는 남성들 앞에서

가해자가 본인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내는 일 자체가 적기 때문 

 

두번째 이유

 

권력을 가진 계층일수록(e.g. 가부장적 사회 안에서의 남성 또는 여성 원로) 본인의 판단력에 대하여 자신하고,

그렇기 때문에 오판을 인정하기 싫어함. 자존심의 문제 

 

세번째 이유

 

으리의리

집단으로 사냥을 하던 남성들의 본능이 동료라고 판단한 이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킴.

그놈이 그랬구나! 를 빠르게 인정해버리는걸 일종의 배신, 또는 남자답지 못한 행위 라고 느끼는듯

 

네번째 이유

 

공동체의 이익을 유지하려는 실리적 이유가 판단능력과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침.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음

(e.g. 신안군 여교사 성폭행 사건 주민 인터뷰) 

 

 

가해자가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이 경향은 심해짐.

개인적으로 굉장히 추하고 인간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함 

'너만 닥치고 있으면 우리가 편하다' 라는, 피해자 입장에선 상당히 서럽고 빡칠만한 이유

 

다섯번째 이유

 

이건 남자만 해당되는건 아니고, 인간은 원래 주변인을 무턱대고 처처처믿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다고 함.

요즘 타인의 해석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 이게 나옴

 

믿는 이유는 걍 신뢰가 의심보다 경제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맨날 같이 밥먹는 동료가 강간범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면 맘이 아주 불편해질것이니

아몰랑 하고싶은게 인간의 한계

그러고 보니 이 책 대주제가 걍 저 정춘숙이라는 분의 인터뷰 내용임.

특히 '사람을 빼고 봐야 보인다' 이 부분

 

나는 이 인터뷰를 읽고 정춘숙이라는 사람에 대한 호감이 생겨나서 인물검색을 해보았음.

장안의 화제 민식이 법을 바로 저분이 발의하였다고 함.

그렇다고 해서 저 인터뷰의 감동이 훼손되지는 않았음

물론 민식이 법이 병신같이 적용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임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존재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음
그래서 판단 내릴 수 있는 것들을 마주하면 반가움.

예를 들자면 저 인터뷰 사진. 너무 잘찍었고 자꾸 들여다보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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