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구멍
이달 초 1박2일로 진행되는 균학회 심포지움 & 버섯채집회에 다녀왔다.
일반인도 참가비를 내고 참여가능하다.
근데 이번은 다 학교/연구소관련 사람들만 왔음 코시국이라 그런듯
나는 가서 버섯갤 주딱 만타네 팀에 꼽사리 껴서 다니기로 함
장소는 아산 영인산 수목원
네이버 지도 체크하니 대중교통으로 가면 가장 가까운 버스 스탑 도착해서 목적지까지
50분 가량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고... ㅆ.. 아 몰랑 일단 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고 걍 출발
여정: 기차타고 평택역ㄱ -> 거기서 아산버스타고 영인리 영인중학교에 내린뒤 -> 행군
뚜루둡둡
신운리 게이야
버스 전광판에 저렇게 뜨길래 뭐지 싶었는데 게이트볼장 짤려서 나오는거였음
대충 이런데서 내렸고 마트 있길래 물이랑 초콜렛 사고 길 물어서 나옴
올라가는 길은 좋았다. 그러나 개더웠고 배낭이 무거움
여행다닐때 백팩 메고 10키로씩 다녔으니까 이정도 거리쯤이야 싶었는데
당시엔 내가 근육질의 이십대였단 사실을 간과함
한 십분 걷다GG치고 차도로 나와 히치하이크 했다. (위험하니 따라하지 마시오)
태워주신 분은 유치원 스타렉스 모는 여성분이었는데 너무 고마웠음.
여기는 왜 올라가시냐고 물으니 숲체험 하러간 아동들 픽업하러 가는 중이시라고
아무튼 덕분에 입구까지 수월하게 도착
멋있구먼
근데 장소로 가는 표지가 없어서 한참 헤맴 수목원 입구 겁나 넓음 운동장도 있고
겨우 발견한 입구에서 좀 기다리다가 도착한 만타네 팀 조인
이 분들은 DNA수집 + 버섯 채점(?)등 일하러 온 분들이라 짐이 많았음
꼽사리 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더니 우리가 안껴줬어.. 당신이 그냥 온거야 라는 대답이..
역시 자연을 벗삼아 활동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가식이 없으시네
관리소로 가서 체크인하고 책자 등 기념 굿즈 받음. 야생화 그려진 부채가 이뻤고 유용했다. 더웠으니까.
그리고 바로 채집 시작
만타 짐 겁나 많타
나한테 우산셔틀 시킴
우산이 왜 필요하냐면 자연광 차단+배경지로 쓰임. 이거 참 재밌었음. 현장 사람들의 노하우가 느껴짐
띠용
광대버섯의 탈을 쓴 무당버섯
점들이 광대버섯의 흰 반점처럼 보이지만 걍 뭐가 파먹은 거
잡은 버섯은 이렇게 바로 돋보기로 보..보여져 버렷
한명이 발견하고 찍고, 한명이 기록하고, 다른 한명이 라벨지 붙인뒤 종이봉투에 넣어 채집. 손발이 척척
사진찍을때마다 점점 납작해지던 만타
노란 이끼 버섯. 이 동네건 겁나큼
뭔지 까먹음
이것도 까먹음
도토리 종버섯 엄청 많았고 이뻤음
싸리버섯
나무의 콧물
산딸기 점균
신나게 녹는 중인 먹물버섯
예술적으로 배치되어 있던 참이슬
이것도 까먹음 뭐 이름 들으면 다 까먹네 버섯은 종류가 많아도 너무 많다
먹물버섯 반갈죽
이분야 박사님 교수님이랑 다니니까 들을 거 많아서 좋았음
뭔 얘기 들었는지는 지금 정리하긴 빡세고 나중에 풀 날이 올 듯
뭔지 모르겠고 색깔이 우아함
중간단계로 납작해진 만타. 핸드폰을 잘이용함
삼각대 대신으로도 썼다가 이렇게 받침대로도 썼다가.. 핸드폰은 뭔죄야
정상 부근에 산림 박물관 있어서 화장실도 쓸겸 들어감
두더지야 어떻게 된거야 왜 거기 그러고 있어
위쪽은 바람도 좀 불어서 기분 좋았음
근데 전반적으로 날씨가 이랬음 이쯤에서 채집 시마이
강당으로 ㄱㄱ
동정 들어간다~
각 팀들이 채집해온 버섯을 동정/채점하는 선생님들
희귀한거 가져오면 상줌
다리가 삐꾸같은 이유는 의자를 돌리고 있기때문에
나는 뭐 아는게 없으니 놀았지
모 대학 학생들이 채집한 그물버섯아재비
황소님(만타네 팀 대장)이 맛있는 거라고 말하자 사람들이 오고갈때마다 조금씩 사라짐
나도 먹었는데 맛이 아주 풍부하고 좀 짬
앵두낙엽버섯?
애기낙엽버섯?
낙엽버섯들은 참 섬세하게 이쁨
그리고 밥먹으러 감
식당까지 멀길래 만석인 만타네 차 껴달라고 부탁해서 옴
2021균학회 다 좋은데 동선이 미쳤음. 오랜만에 차가 필요하단 생각을 함. 연수 받고 쏘카라도 몰고다닐까 싶음
놀라운 영업시간 (6시-22시)을 자랑하던 조은식당.
식당 사당님이 담금주에 취미가 있으신듯. 사진은 노루궁뎅이 버섯주
메뉴는 능이 넣은 닭도리탕이랑 오삼제육. 맛있었음. 낮에 땀 많이 흘려서 맥주도 좋았고.
다 먹은 뒤 나는 숙소로 ㄱ
4인 1실
청순한 농대 대학원생 + 다른 학교 학생 2와 같이 쓰게 됨
2층 내자리 찜
식고 산책
영인산 휴양림 수영장 있음. 코시국이라 물 빼놓은게 아쉬움
돌아와서 청순한 대학원생에게 학교 얘기 들음.
나도 꽤나 희한한 학과 다녔는데 농대 수의대 이런데는 정말 재밌는 에피소드 많이 생길거 같음
일단 학교에 밭이 오만평이라고
청순한 대학원생이 자랑스럽게 보여준 애호박. 직접 수확했다고
암튼 그러고 잠들었는데 자정쯤 다른 2인이 술에 만땅 취해 들어옴
그래 요새 이런자리 잘 없을텐데 젊은이들이 신나겠지 하고 귀막고 누웠다가
넥스트 레블 우위 우-위- 를 외치기 시작하길래 견딜 수 없어져서 조용히 하자고 함
이층에 사람있는걸 몰랐던거 같음
암튼 낮에 하도 걸어서 푹잤음
쿨쿨
굿모닝
아침은 안 덥길래 어제 그 식당 걸어서 밥먹으러 감 메뉴 북어국
식당 분위기로 추정컨데 다들 각자 광란의 밤을 보낸듯
밤사이 다 녹은 먹물버섯
자국이 희한하게 나길래 포자가 걸어다니나 했는데
벌레 기어간 자국일 거라고
원래 이렇게 되나봄?
산딸기 점균
고라니 똥
오늘 일정은 강연과 최고의 헌터 시상식 등이 있다고 함
몰라 그게 뭐야 무서워
버섯전골 맛있겠다 파워포인트 만든분이 유머감각이 있음
버섯 사진 잘찍는법. 이건 일반인에게도 유용할듯
어제 사냥당한 버섯목록
최고의 헌터 시상식
단체버섯
여기서 해산. 만타네와 인사하고 나는 어제 못본 수목원 지대 구경하러 감
이런 풍경을 감상하며
여기 누웠다가 선선한 바람 불길래 잠들어버림 전화와서 겨우 깸
내려오다 장수풍뎅이랑 맞짱뜸 저새끼 지금 갑피만 남음
그리고 버스 반대방향으로 타서 알수없는 곳에 내림. 버스스탑 의자 먼지보소
다음 버스 한시간 반뒤에 온다길래 콜택시 불러 아산역으로
문명사회로 돌아오니 코로나 4단계 뉴스가 나를 반김
서울 도착해서 루이스버거 버섯샐러드 먹고 귀가. 마지막으로
균학회 로고 귀여움.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