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에요

무지개 + 넷플 환상의 버섯 리뷰

유 진 정 2021. 8. 6. 21:36







빨래 걷으러 올라갔다가 좋은 것 봤다. 잘 보면 쌍무지개이다. 앞쪽으론 무지개 뒤쪽은 일몰.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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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때 믿으려고 든다.'
환상의 버섯이라는 넷플 다큐에서 나온 대사인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실로시빈의 효능을 설명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긴 하지만 볼만한 다큐멘터리였다.
버섯의 전지전능함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시작이고 끝입니다. 라고 균 역할을 맡은 성우가 귀여운 목소리로 나레이팅을 하는데
창세기에서 신이 흙을 빚어 인간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도 이것을 비유한게 아닐까?

균이 만들어낸 흙에서 생명이 탄생하고 죽으면 다시 균에 의해 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시체가 썪어 흙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던 고대인들이 은연 중에 생명의 기원을 짐작하고 창조 신화의 토대를 만들어 냈을거 같다.
이브는 출산의 고통, 아담은 부양의 고통을 짊어지게 되었다는 대목으로 성의 본질을 꿰뚫는 것도 그렇고
창세기는 참 잘 쓰여진 장이다.

다큐 출연자 중 한 명이 난 죽음이 두렵지 않다, 다시 균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 뿐이니까.
라는 말을 하는데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산다.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완수하지 못한 계획이 너무 많음)
지엽적 사고를 버리고 보면 시체가 되어 분해되는 것도 걍 생태계 사이클 안에서 폼이 바뀌는 것일 뿐이지 않은가

예전에는 나와 세상의 경계를 꽤 뚜렷이 구분지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존재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때 파도위에 생긴 물거품으로 이미지화하게 되었다
생겨났다가 변하고, 스러지고, 다시 거대한 바다의 일부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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