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유 진 정 2021. 11. 14. 06:34

마을버스를 타고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진입 통로가 좁아져 더 이상 버스가 올라갈 수 없었고 차두리와 함께 하차했다.

우리가 내린 곳엔 빌라와 그 빌라 주민들을 위해 조성된 연못이 있었는데 연못의 수면 아래를 내려다 보니 두꺼비 한마리가 자기보다 열배쯤 작은 개구리를 쫒고 있었다.
그리고 차두리와 나는 옷을 벗고 연못에 들어가 청동상처럼 포즈를 취했는데 이때 차두리가 역시 운동선수라 근육이 잘 발달했다고 생각했다.

그리다 장면이 전환되어 가이드를 따라 주공아파트 투어를 돌고 있었다.
단지 안의 시설들이 창의적이라고 생각했다. 중앙난방을 하던 시절 세워진 거대한 줄무늬 굴뚝에 창을 내고 층을 나눠 gym과 미술학원으로 쓰고 있었다.

갑자기 등장한 철계단을 끝까지 오르자 아래로 장관이 펼쳐졌다. 대단지의 수많은 굴뚝들이 일제히 연기를 내뿜어 일종의 운해를 만들고 있었고 지는 해가 주황색으로 타오르며 거기에 걸쳐져 있었다. 회색과 흰색의 흐르는 연기 사이로 고층 아파트 꼭대기가 언뜻언뜻 보였다. 나는 거의 울다시피 감동했는데 그 와중

1. 중앙난방 이제 안하는데 연기가 왜 나나
2. 굴뚝들이 가동된다면 아까의 gym과 미술학원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떠올라 감동이 약간 훼손된 채 잠에서 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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