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정신과 시간의 방

유 진 정 2021. 12. 22. 23:26

다시 수면패턴이 난장판이 되었기 때문에 한 시간 자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약속이 목요일이었다고 굳게 믿고 있었고 마감은 금요일까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집에 들어와 후닥닥 파일 보내고 자고 일어났는데 날짜 보니까 왜 수요일인데?

순간적으로 약속도 마감도 다 꿈이었나? 사실은 지금부터 다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혼란스러운 상태로 카톡을 확인했는데 꿈이 아니었음. 약속을 목요일라고 착각한 시점부터 계속 오류가 있었던 거 같고 (상대가 내일 보는거 맞지? 라고 해서 아 낼 목요일 인가 보구나 생각하고 나감) 어쨌든 이틀 번 느낌이라 개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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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방 데이베드에서 잠깐 잠들었는데 유진씨. 라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리고 바로 공포에 휩싸였다.
방안엔 나랑 쥐 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유령의 존재는 증명된 적이 없기 때문에 눈을 감고 생각을 했다. 대체 뭔 소리를 듣고 착각한 걸까

공사장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던 거 같다. 3음절로 된 소리가 빠르고 규칙적으로 들릴 때가 있는데 사람이 이름 부르는 소리같음. 역시 감정의 반응은 이성보다 훨씬 빠르게 찾아오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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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 거리두기로 인해 취소가 되었다며 주최측에서 대신 기념품을 보내줬다.
뭐 또 쓰잘때기 없는 거겠지 하고 박스를 개봉했는데 엄청 귀엽고 향기로운 비누가 들어있었다.
타원형의 투명한 비누 안에 크리스마스 트리랑 메탈릭한 분홍 별, 그리고 반짝이가 들어있음. 너무 맘에 들길래 쥐고 잠 (정확하게는 들여다 보다 잠듬)

가끔 인스타에서 네일아트 사진이랑 비누공예 사진들을 찾아보는데 내가 하긴 싫지만 정말 기가 멕힌다. 손톱에 칠을 하고 보석을 박을 생각을 대체 누가 처음 했을까?

장식적인 것들의 매력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생각해봤는데 과잉이 여유를 드러내는 지표라고 여겨지기 때문인 것 같다.
못사는 나라의 옷들일수록 장식이 과도한 것도 이 이유인듯 (공산국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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