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요

망월사. 당근에서 등산까지

유 진 정 2022. 4. 4. 23:59

 

일요일 오후 3시 당근거래를 하러 나갔다. 삼단봉이 팔림

구매자 아저씨일줄 알았는데 소년이었고 눈 안마주치고 말도 한 마디도 안 하고 돈만 조용히 주더니 퇴갤. 삼단봉을 잘 사용해야 할 텐데.. 

팔고 - 도서관 갔다가 - 공원 산책 후 귀가가 계획이었는데 구매자가 역쪽으로 와 주실 수 있냐고 해서 전기자전거 타고 내려갔더니 왠지 달리고 싶어져서 무지성으로 달리다보니 경기도

며칠 전 읽은 네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에 실린 의정부 기사가 생각났다. 망월사를 가야지 하고 지도에 찍었다.

포장도로로 올라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원도봉산 등산을 해야 한다고

하지 뭐.. 물통도 있으니까

 

 

 

집에서 먹고 나온 거 두유 한 팩이 전부인데 가방 속에 사과가 한 알 있어서 그거 믿고 올라가봄
가끔 생각하는데 나 연비 진짜 개쩌는 거 같음. 4시 10분쯤 늦게 올라가니까 사람도 별로 없음
늦은시간 + 굶주림이 짧은 등산에 스릴이라는 요소를 부가해 줌

 



 



 

 


초입에 수영하고 싶게 생긴 맑고 멋진 계곡이 있다.

여기서 교양있는 말씨의 중년신사분이 사진을 부탁하시길래 열정적으로 찍어드림 사진 부탁은 대충 들어주기가 힘들단 말이야

오염을 막기 위해 계곡은 출입통제 중이었고 한시적으로 출입 가능하다는데 여름이 되면 열어주나?

 

 

 

출입금지 현수막 바로 옆 나무에 누가 씹던 껌을 붙여놓음. 으이그


 

 

 

블랙팬써 내려온다

 

 

 

칡도 한 마리 보이고


 

 

 

이거 뭐냐 ㅋㅋ답없음ㅎㅎ각 연령별로 동물 그려놓은것도 웃김 10대 날다람쥐 50대는 올빼미임



 

 

일러 요시모토 나라 빼낌. 이게 나라냐


 

 




좀 오르다 레인저 두분이 내려오시길래 망월사까지 얼마나 가야 하냐 물으니 40분 정도 가면 된다고 함

일몰은 6:55 올라가면 대충 5시. 하산은 뛰어 내려올 수 있으니까 조난 안 당하고 6시 전에 내려올 수 있겠다 계산하고 전진

길은 가파른 편. 드물게 마주치는 등산러들은 스틱을 짚고 내려오고 있었음
중간에 수직에 가까운 돌계단이 있었고 윾쾌한 인상의 대머리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조심조심 내려오시길래 길이 앞으로 계속 이러냐 하니 그렇다고 함.

아주머니는 너무 늦게 올라간다고 걱정하셨고 아저씨는 후다닥 갔다오면 될거라고 하심
하지만 길이 계속 이렇다는 건 뻥이었고 거기가 제일 난코스였던 거 같음. 질문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되었거나 두분이 나를 나름 배려해주신 듯. 암튼 돌계단 이후로 그거보단 쉬운 길이 펼쳐져서 좋았음

 

 

요상하게 생긴 바위 집에와서 찾아보니 두꺼비 바위라는 이름


 

 

 

그 앞에서 셀카 고글 머리띠로 사용하니까 편했음

 

 

 

 

 

 

북쪽의 산은 아직 겨울이지만 진달래가 군데군데 보인다

 

 

 


망월사 도착


위쪽에서 왜 이렇게 늦게 올라와요? 하는 외침이 들리길래 보니 한 보살님이 나와계심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눔

어제 2박3일의 재가참선 프로그램이 끝났고 본인은 여기서 밥을 해주신다고
우물물이 맛있으니 마시라고 하셔서 두 잔 떠마심. 이 물이 나오기 때문에 절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함

구경 잘 하고 할 수 있으면 소원등도 하나 달고 내려가라고 하셨는데 돈내기 싫어서 조용히 내려감 그리고 그런 식의 기복신앙 마음에 안들어

 

 

 

 

 

망월사는 아주 멋진 절이었다. 녹음이 우거졌을때 오면 더 멋있을 거 같고 눈이나 단풍이 들때도 장관일듯 

아 등을 키면 밤에도 참 멋지겠구만

 

 

 

 

 

 

천중선원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풍경. 사진의 저 건물은 영산전

막혀있는 천중선원을 통과해야 도달할 수 있는 줄 알고 안 갔는데 돌아가면 갈 수 있는 것이었다. 사전조사가 부족했네 하긴 애시당초 당근하려다 여기까지 와버린거라 

 

 

 

 

 

 

 

 

 

 

 

 

 

 

 

절 잘 봤습니다 이제 하산

하산은 언제나 즐겁다. 다음에 어디 밟을지 계산하면서 후다닥 내려오는 과정이 게임하는 거 같아서 재밌음 

 

 

 

 돌탑 뒤에 뭐를 세워 놓으니 부처님 같아보임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살던 곳이라고. 어릴때부터 산에 살았구나

 

 

 

짭퉁 요시모토 나라again + 맷토끼의 맛있게 생긴 똥

 

 

 

 

 

 

 

 

 

와 이거 며칠 전에 기사로 읽었는데 빠르네

 

 

 

 

그나저나 배가 너무 미친듯이 고팠다

의정부 사는 후배H에게 연락해 부대찌개 먹자고 함. 떡볶이를 먹고 있는 중이지만 일단 나오겠다고 함 굿

 

 

 

주차장으로 돌아옴 이제 안걸어도 돼~

 

 

 

 

 

 

 

 

 

 

 

 

H의 가이드로 부대찌개 거리 오뎅식당이라는 곳에 들어감(사진은 부대찌개 거리가 아님) 직원분들이 아주 친절

하루종일 굶고 땀흘리다가 짜고 뜨거운 거 먹으니까 너무 행복했다. 부대찌개는 내가 거의 다 먹음

살면서 나보다 적게 먹는 사람 별로 못 봤는데 그 중 하나가 H임 게다가 떡볶이까지 먹다 왔으니..

해가 지니 날씨가 꽤 쌀쌀해졌고 H의 말에 의하면 의정부는 서울에 비해 3도 정도 기온이 낮다고

 

 

 

 

후식으로 빌스카페. 여기 가끔 재즈공연을 한다고 읽었는데(네셔널지오그래픽트래블에서) 일요일이라 조용함 



 

 

일하시는 분이 주문이 취소되었다며 꿀크로플을 주심. 너무 좋지요.. 배를 채웠더니 음식 앞에서도 사진 찍을 여유가 생김

크로플 맨날 말만 들어서 뭘까 싶었는데 맛있더라 쫄깃쫄깃 

 

집에 오는 길은 차가 별로 없고 길이 넓어서 편했다.  의정부에 천문대도 있다는데 다음에 또 라이딩 하고 싶으면 거길 가 봐야겠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