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나 원래 머리를 안 빗고 다녔음

유 진 정 2022. 4. 12. 15:03

어제 밤 잠들기 직전에 갑자기 머리가 빗고 싶은 것임 그래서 화장실에 있는 빗 가져다가 누워서 머리 싹싹 빗고 잠듬

그래서 갑자기 생각났는데 꽤 오랫동안 머리를 안 빗고 살았음
어릴땐 엄마가 빗겨줬고 학교 다닐땐 혼나니까 빗었는데 스무살 땡하고 펑크족 되면서부터 잘 안 빗은 거 같음.
물론 미용실도 안 갔지 자고 일어난 내 모습은 흡사 전인권

그러던 어느날 당시 만나던 친구가 햄스터만한 나무 빗을 사줬음 그래서 빗기 시작함

밥 줘


머리를 빗으니까 좋더라고 사람이 단정해짐 사진은 좀 정신나간 거 같아 보이지만 그건 너무 더워서..

그리고 그 땐 내가 정치적으로 치우쳐 있어서 조선일보 보는 사람들은 다 머저리고 사회악에 일조하는 사람들이다 막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얘가 조용히 그 말 듣고 있다가 자기 아는 형 조선일보 구독하는데 부모님 어릴때 돌아가시고 신문배달해서 동생들 다 대학 보냈다, 그 형 머저리니? 라고 해서 부끄러워진 기억이 있음

그리고 그 전에 만나던 사람 모친이 이혼가정 외동딸 흙수저라고 나를 싫어했는데 기분이 나쁘더라고.. 왜냐면 외동도 부모님의 이혼도 수저도 내가 선택한게 아니잖음? 근데 나이 들고 나니까 아줌마 입장은 이해되고 그 말을 굳이 전해준 그 사람이 걍 이상한 거 같음

아무튼 그랬는데 얘네 부모님은 애가 눈빛이 좋다고 잘 만나보라고 해서 기뻤음. 왜냐면 생물 도매업 하시는 분들이라 맨날 보는게 눈알이니까 그 뭔가 안목이 있으실 거 같아서 안목있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느낌이었달까.. 머리 빗다가 기억이 여기까지 왔음. 언급된 모든 분들이 잘 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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