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요

oh my 마이산 (feat.진안 가위박물관)

유 진 정 2022. 11. 18. 21:18

 

미쳤지



11월 초에 마이산 다녀옴.

마이산 진짜 이상하게 생겼음.
산만 이상하게 생긴게 아니고 걍 뭐가 다 이상함
but in good way

코스 : 남부주차장- 금당사 - 탑사(쥰내 이상함) - 은수사 - 암마이봉 정상찍고 - 마이산관광단지 주차장

설렁설렁 다녀서 3시간 정도 걸린듯
암마이봉 정상 가는 길에 암벽이 좀 있긴 한데 거기만 빼면 걍 좀 빡센 둘레길 정도로 쉬운 코스임.
입장료는 3000원


진안에서 택시를 타고 주차장으로 왔는데,
기사님이 이태원 참사 이야기를 하시면서 박근혜때 세월호도 그렇고
아이가 없는 대통령이 집권할 때마다 애들이 죽는다는 말을 하셨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라 놀랐고
훅이 있는 스토리라 믿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씨랜드 참사 때의 집권 대통령은 김대중 선생님이었고
그 분은 자녀가 있으셨기 때문에 신빙성은 없는 것으로.. 딩크혐오 멈춰

 

금수사 불상


남부주차장에서 몇 걸음 걸으면 바로 금수사
여기 뭐 보물인가 있다는데 등산 빨리 하고 싶어서 이 불상만 찍고 바로 이동

초입에 호수랑 오리보트 있음



그래야죠

지의류 안녕
늦가을이라 버섯은 전멸



초입에 부부공원이라는 공원이 있었음 토끼같은 자식들을 표현한 듯한 구조물
북 주차장 쪽에도 연인의 길인가 뭔가 있고 암튼 마이산 싱글이 가면 좀 서러울 수 있음

 

마이산 설화

부부신이 등천하려는 길에 마누라신이 애들 걱정되니 쫌만 늦게 출발하자고 했다가
등천 과정을 물길러 온 아낙네에게 발각당하는 바람에 못 올라가고 산이 되어버렸다는 썰.
그래서 암마이봉은 미안한 마음에 등을 돌리고 앉아있고
빡친 숫마이봉은 애들을 빼앗아 앉은 모습이라고 하는데 그다지 로맨틱한 썰은 아니군








 

 

탑사 입구에 있는 이상한 석상들




탑사 등장.
실제로 보면 기운이 굉장히 이상하고 매력적임. 탑사가 모냐면




이렇게 생기신 이갑룡 처사가 부모를 여읜 뒤 그 충격으로 입산하고 솔잎 등의 생식으로 연명하시다
삘을 받아 전국 각지에서 모아온 돌로 120여개의 돌탑을 쌓아놓은 장소 (현재 80개 남아있음)

탑이 상당히 견고하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고 양식이름도 재미있음 일명 '막돌허튼식' 

겨울에 탑단에 물 한사발을 올리고 기도를 하면 역고드름 현상이 관찰된다는데,
여기 지형도 그렇고 너무 뭐가 다 이상해서 그럴 수 있을 거 같음,, 막 특이한 자성 같은 거 띄고 그럴 거 같음

 



미끄러지지 말라고 돌에 흠집 내놓으신 배려가 감사함


 

그리고 또 이상한 거.

암벽에 에멘탈 치즈처럼 구멍이 뚫려있음. 타포니라는 현상이라고 함

암석이 물리적·화학적 풍화작용을 받은 결과 암석의 표면에 형성되는 요형(凹型)의 미지형을 풍화혈이라고 하는데, 타포니(Tafoni, Tafone)는 풍화혈 중에서도 특히 암석의 측면(암벽)에 벌집처럼 집단적으로 파인 구멍들을 가리키는 말이다.(-출처 위키피디아)
풍화혈이라니 뭔 이누야사 기술같네










탑사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압도적인 마이봉을 배경으로 은수사가 등장한다.
스피커로 불경도 틀어놓아 실제로 보면 분위기가 엄청남

여기서 사진 찍고 있는데 하산하던 아주머니가
<이상해.. 너무 이상해서 찍었는데도 또 자꾸 찍게 된다니까?>
라고 혼잣말을 하셨는데 쌉동의

 

 

실베밖에 안 보이는 거 보니 디시 좀 작작해야 할듯


실베나무.. 추천박고 갑니다


 

 



이동..


암/숫마이봉 사이를 이렇게 지나게 됨




메탈밴드 로고같은 이끼

 

암수 마이봉 사이 분수령에 도착 후 왼편의 화엄굴에 올라가 잠깐 들여다봄. 별건 없음
여기서 소원빌면 이루어진다는데 깜빡해서 안빔
청바지 입고 혼자오신 아저씨랑 서로 사진 한 장씩 찍어주고 다시 내려옴

이대로 북부주차장으로 넘어갈까
아니면 암마이봉 정상찍을까 하다 정상찍기로 함 ㄱㄱ

 

 

 

 


중간에 위험구간 있다길래 쫌 쫄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소공포증 없는 성인이라면 쌉가능

예전에는 밧줄잡고 올라가야 했다는데
지금은 철제 계단을 설치해뒀고 암벽타는 구간은 별로 길지 않음
숫마이봉 내려다 보는 뷰가 정말 멋지기 때문에 암마이봉 등반 강추함 (동절기엔 통제)

 

중간에 난간 넘어가면 뷰맛집 있음 전망대보다 여기가 멋있었음


 

 

산이 얶떢게 이렇게 생겨먹었냐고!!!

 

 

 

정상도착

먼저 와 계시던 네일아트 예쁘게한 여자 분들이 찍어주심.
마이산 시그니처 포즈도 시키셔서 해봤는데 그건 부끄러움으로 안 올리겠음
뒤쪽에 돌탑있길래 돌 하나 추가하고 왔고 누가 돌탑에 ABC초콜렛들 박아놨음
먹으라고 둔 거 같은데 난 트윅스를 가지고 왔음으로 pass

 

전망대 뷰도 멋있지

저기 다 돌아댕기는 코스 따로 있는데 내년에 파티 꾸려서 도전해볼까 함.
동네 아저씨가 사람없고 긴 코스라(5시간 이상) 여자 혼자 가는건 비추라고 하셨음

 

 

귤 집어던지고 싶었는데 걍 까먹음
왜 정상에 오르면 뭘 집어던지고 싶어질까?
전에 필리핀 화산 정상에서 골프샷 날리던 사람들 생각났음


 

 

 

 

 

셀피찍고 하산



 

 

 

저 위쪽으로 가는 중년부부 중 아저씨가 계단에 적힌 넘버 하나씩 카운팅 하면서 뭐 계산하다
아줌마한테 아우 쫌! 이라며 제지당함.

사진을 부탁받아 몇 장 찍어드리고 인사하는데
아줌마가 만나서 반가웠어요~ 라는 말을 하신게 기억에 남음









[가]가을의 산으로 바캉스를 떠났다 [유진]의 감수성이 [+1] 증가하였다.


 

 

다 내려오니 뜬금포로 가위박물관 등장 안 들어가 볼 수가 없지

 

느껴지시는가 가위박물관의 야망이



 





인도와 중동쪽으로 가면 가위의 형태가 무기화되는 점이 흥미로웠음



황새가위


어째서 진안에 가위박물관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허를 찔리는 느낌이 좋았음
암 수 마이봉이 있는 곳이라 날붙이가 두 개인 가위 박물관이 생긴 거 같기도 함.
입구에 복희와 여와 초상 걸려 있는데 (여신 여와쪽이 가위를 들고 있음) pair라는 점에서 마이산이 연상되는 게 있음

아무튼 재밌었는데 아쉬웠던 점 : 나 빼고 사람 1도 없는데 땀이 뻘뻘 날 정도로 난방을 틀어놓음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일텐데 이런 점은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함
직원이 없길래 구글 리뷰에 이 점에 대해 적어두고 나옴

완전히 다 내려오면 카페와 분수, 호수 산책로, 공원, 먹자골목이 나옴.

 




뭔지 모르겠지만 왤케 고퀄임










먹자골목에서 솥밥이랑 떡갈비 먹음

상호는 까먹었는데 모두 돼지를 파는 중 소고기를 팔던 곳이었음
입구에 소 동상있고 사장님 내외가 엄청나게 친절하심
전주터미널 가는 버스 어디서 타냐고 물으니 알려주신 뒤 뒤따라 나와 아예 위치까지 데려다 주심





부루털한 김장행사의 흔적


굿바이 마이산 씨유어겐


 









미묘한 표정의 전주역 화장실을 뒤로하고 서울행. 전주영화제 때는 저런 표정이 아니었는데..

아무튼 가을의 마이산 강추입니다.
프랑스 뭔 그린미슐랭? 에서 별 세개 받았다고 하고 한국에서 기세가 젤 강한 영산이라는 말도 있네요.
근데 그런거 다 떠나서 걍 너무 멋있고 이상해요

 








+ 서울 와서 고터에서 중고모자 하나 삼 완~전 맘에듬



 

 

이건 생각 못했는데 진짜 이빨같자너 잇몸 뚫고 나오는 사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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