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여성이에요

유 진 정 2013. 8. 11. 16:31

L이 여덟살이 되던 해 그의 가족은 도시외곽의 거친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전학간 학교의 모든 아이들은 L과 형의 옷차림을 보는 순간 그들이 그 지역출신이 아님을 단번에 알아차렸고 

둘의 털모자를 벗긴 후 침을 뱉고 그것을 다시 쓰게했다고 한다.


L과 그의 형은 머지않아 아이들에게 동화되었고 패거리들은 카 스테레오 등을 훔치고 다녔다고 한다 

L의 형은 때때로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말도안되는 신고를 하고 했는데 그때마다 경찰은 소년에게 욕을 퍼부었다고 한다. 

훗날 그들이 중산층 밀집지역으로 이사한 후에도 형은 같은 장난을 시도하였으나 그곳 경찰의 응대는 너무나 부드럽고 진지하여 곧 흥미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어느날  L과 친구들은 학교 담장 너머로 부리나케 달려가는 한 남자를 목격하는데 

그는 네일건을 손에든 다른 남자에게 추격당하고 있는 중이였다고 한다

소년들은 네일건을 든 남자에게 그것의 용도가 무엇이냐며 소리를 질렀고 추격을 잠시 멈춘 남자는 그들에게 다가와 네일건의 작동원리에 대하여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고 한다.


L의 동네에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쌓인 커다란 건물이 세워져 있었는데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차를 타고 그곳으로 들어가는 새 이웃들에게 L은 손을 들어 반갑게 인사를 하곤 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번도 L에게 응답을 해주지 않았는데 

그들이 곧 감옥안에서 별로 즐겁지 않은 시간을 보내게 될것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어린 L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어느 겨울 L과 패거리들은 동네의 오래된 성당 창고에 들어가 불을 지폈고 

건조한 날씨, 목재로 만들어진 창고엔 순식간에 불이 번져버렸다고 한다.

서둘러 도망친 소년들은 공중전화를 찾아 소방서에 신고를 했지만 화재의 주범이 그들이라는것은 물론 말하지 않았다

화재가 진압된 뒤 신부와 성당관리인들은 그들의 투철한 신고의식을 칭찬하며 비디오 게임을 선물로 주었고 

원하는 그 어느때나 창고를 자유롭게 사용토록 하라는 허가마저 내려졌다고 한다

소년들은 겨우내 그 창고에서 하지말라는 짓들을 하며 놀았지만 홈리스가 창고 한복판에 똥을 싸놓은 밤 이후로 

발길을 끊게 되었다고 한다


그시기를 즈음하여 L의 이웃이 그녀의 딸을 데리고 L의 집을 종종 방문했다고 하는데 

L은 소녀의 얼굴을 볼때마다 무엇인가 가치있는 물건을 주고 싶은 충동에 시달렸다고 한다

어느날 L은 어머니의 립스틱을 훔쳐내어 소녀에게 선물하였고

그날 저녁 어머니의 손에 들려있는 립스틱을 보는 순간 여자란 두렵고 사악한 존재라는 깨우침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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