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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유 진 정 2013. 9. 6. 01:21


 

영화의 줄거리


생면부지 남자에게 팔려가는 신세가 된 벙어리+미혼모 여자가 피아노를 한대 싸짊어지고 스코틀랜드에서 뉴질랜드까지 옴 


남편은 그 무거운걸 들고 어떻게 산을 넘냐며 피아노를 해안가에 버림(스코틀랜드에서 부터 가지고 왔는데!)


옆집의 글 못읽는 남자는 그 피아노를 구입해 자신의 집에 옮겨다 놓고 벙어리 여자에게 레슨을 받기 시작 


그는 여자가 검은 건반 하나를 누를때마다 만지고 싶은 것을 만질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데 그렇게 시작된 둘의 관계가 깊어지고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어 이런식으로 만나고 싶지 않으니 가시요! 하고 여자는 이런 바보! 하면서 시작되는 러브러브


물론 이 사실을 알게된 남편은 질투의 화신으로 변모하고 마누라의 손가락을 댕겅 자름 

이에 글 못읽는 남자는 여자를 데리고 영국으로 가 금속 손가락을 선물한 후 피아노를 두들기며 둘은 잘먹고잘살았습니다 헤피엔딩


이 영화를 보게된 계기는 비디오렌탈샵을 매일같이 들리던 엄마에 의해서였는데 그때 내가 한 열한살 정도였나

흥미로운건 성인이 되어 영화를 다시 보기 전까지 기억이 상당히 왜곡되어 있었다는 점인데


여자의 연인과 손가락을 자르던 무시무시한 남편을 동일인물로 기억하고 있었다는게  바로 그것이다. 애 눈엔 다 똑같아 보였나봄  


그러나 나이먹고 보니 산적도둑놈같이 생긴 글 못읽는 남자의 캐릭터가 너무나 멋지다 영화보는 내내 눈에서 하트뿅뿅


여자한테 피아노는 목소리와도 같은 존재였는데 말 못하는 여자라 잔소리 안하겠구나하고 사온 마누라에게 피아노를 버리라고 한 그 시점에서부터 남편은 이미 사랑받기 그른 존재임


반면 글못읽는 남자는 여자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던거야 그래서 피아노의 중요성을 바로 파악했던 것이지 


게다가 여자에게 선택권마저 줌

당신을 사랑해서 사랑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내가 죽겠으니 떠날테면 떠나라고 피아노도 가져가려면 가져가고. 이러니 벙어리 여자가 안반할수 있겠냐는 

쓰다보니 이건 뭐 완전 할리퀸 로맨스급 캐릭터잖아


행복하지 못했을 결혼생활, 영화와 소설 속에서 위안을 찾았을 당시의 엄마가 어린 나와 함께 이영화를 봤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마음이 좀 찡하기도 하고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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