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 in style Reunion, 그러나 우리의 운명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가 에어,보웬 Ayr, Bowen 2007/4

여행기예요/OZ 2011.12.08 15:19

다시만난 우리들.  왼쪽부터 데니스, 데이빗, 이지, 맷 포츈, 나.



 타운스 빌에서 다시 만난 데니스들은 즐거워 보였다. 
딱 스탠솦을 탈출한 만큼의 돈만 모아서 길을 떠났다고 했다. 
카메카닉 데니스에게 우리의 코모도 왜건을 보여주자 차마 잘못샀다고는 못하고 어떻게든 잘 고쳐서 한번 타봐.. 했다.
그때 데니스 표정을 보니 아이고 고물을 돈주고 샀구나 싶었다. 
 
 다 같이 일거리를 찾으러 에어 Ayr 로 가자고 했다. 
 케언즈에서의 지출을 메워야 했기에 반가운 제안이였다. 곧바로 에어를 향해 출발하였다. 
도착한 에어는 역시 푹푹 쪘다.  

모두가 다시 모였으니 술을 사먹어야 될것 같아서 근처의 펍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데니스는 일단 주머니에 있는 돈을 다 내놔봐.. 하더니 동전을 긁어 모아서 저그(Jug,맥주잔 단위 1400㎖) 4개를 사왔다. 벌컥벌컥 마시더니 대낮에 길 한가운데서 분수처럼 맥주를 뿜었다. 그러게 작작 좀 마시지.
  



 

"가진거 다내놔" 센터까는 데니스


펍 근처의 수영장. 구경하던 나를 데니스가 들어서 풀 안으로 던져 버렸다. 
쫄딱 젖었지만 날이 날인지라 몇시간 걸어다니니까 바싹 말랐다.



에어에서의 구직은 순조롭지 않았다. 
기상이후로 인해 과일따기 시즌이 미루어 졌고 그나마 있던 일자리도 남자만 구한다고 하기에 우리는 조금더 남쪽의 농장지대 보웬 Bowen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은 노숙을 하기로 결정했는데 이게 의외로 할만 했다. 

차만 있다면 동북 호주 지역에서는 노숙하기가 매우 용이하다. 샤워는 근처 해변에 있는 공용샤워를 이용하면 되고 
잠은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대형쇼핑몰 주차장에서 자면 된다. 
세수나 양치는 아침에 개장한 쇼핑몰 화장실에 들어가서 하면 된다. 사는 거 참 쉽지.. 

서울에 살때는 버스 잘되어 있겠다 택시비 저렴하겠다 자동차의 필요성을 느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동 거리가 긴 호주에서는 자동차 없으면 사는데 에로사항이 많았다. 누가 그랬지 백팩커 사회에서는 차가 곧 경쟁력이자 권력이라고

그런데 우리의 경쟁력이자 권력에 문제가 좀 생겼다. 
 
사람 하나 없던 광대한 에어의 해안이 이 남자들의 가슴에 불을 당겼는지 갑자기 물속으로 돌진하는 데니스.
8 자로 물보라를 휘날리며 운전솜씨를 과시했다. 나도나도 하며 데이빗, 이지, 포츈이 앞다투어 따라했음은 물론이다.
한참을 그러고 나서 데니스의 빨간차 쿨러가 터졌다. 부우왘

근처에는 차를 고칠 수 있는 곳도 마땅히 없어서 우리의 코모도에 로프를 메달아 빨간차를 보웬까지 끌고 가기로 했다. 
 

 

coles 주차장에서 아침밥을 기다리는 우리들. 꼬질꼬질 하구만..
 

 이부자리를 깔아버린 데니스. 편안해 보인다

 

사진찍을테니까 웃어보라고 했더니 저런 표정들을 지었다..





달릴때는 좋았지

 

결국 이꼴이 났음
 

로프에 매달려 가던 빨간차 



..보웬으로 향하던 중 빨간차의 조수석 문짝마저 박살이 났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나를 내리게 하고 데니스가 후진을 시도 했는데 문이 꽉 닫혀 있지 않았고 
후진 중 점점 열리다가 전봇대에 걸려서 뽀각! 

너무너무 미안했다;;; 쏘리를 연발하는 나에게 데니스는 게으른 독일인과 게으른 한국인 둘 모두의 잘못이라며 대인배적 면모를 보여주었다. 
문짝은 덕 테잎을 하나사서 일단 고정시켜 두었다.

만신창이가 된 빨간차.. 게다가 우리의 코모도도 질세라 시동이 막꺼지네
이 모든일이 하룻밤 사이 일어났는데 연속되는 불운에 나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저주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음날은 오랜만에 정식 숙박업소(그래봤자 캠핑장 이긴 하지만) 에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이 곳에서 데니스는 스프레이 깡통을 구해와 온갖 욕이랑 욕으로 빨간차를 도배하기 시작했다. 


 

방값은 없어도 술값은 있다 
 

만신창이

그래도 웃는 데니스
 

하하


설상가상으로 보웬으로 향하던중 로프마저 끊어졌다 우라질


 

도착한 보웬 역시 더웠다.
동북호주에서 들렀던 모든 지역들의 첫느낌은 다 똑같았음. 덥다.
이곳의 해변 역시 텅텅 비어있었다.  막대기를 하나 주워들고 해변에 그림을 그려보았다. 
그러자 다들 무언가 하나씩 모래밭에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포츈은 젖을 그리고 있었고  
데니스는 Backpacking in Style 의 거대한 로고를 만들기 시작했다. 모두 그 안에 들어가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보웬힐
 

Backpacking in Style!
 

몇 안되는 단체사진


보웬에선 드디어 차를 고칠수 있는 곳을 찾았다. 
정식 업소는 아니였고 수염이 덥수룩하고 문신이 많은 키위 정비공 둘이서 운영하고 있던 개러지였다. 
빨간차는 회생이 불가능 하다고 했지만 그곳에 자주색 왜건이 하나있으니 고쳐서 타고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수락하고 차가 고쳐질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날 밤은 개러지 안에서 묵기로 했다.

이 곳에 검둥개 한마리가 있었는데 데니스가 개를 보더니 좋아서 죽으려고 했다. 
껴안고 만지고 (개는 싫어서 죽으려고 했음)
한눈판사이 우리의 파스타를 몽땅 먹어버린 검둥개. 코코넛을 자꾸 물어와서 발로 차주길 기다리던 검둥개..

그런데 우리가 개랑 노는 사이 이지가 정비공아저씨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한밤중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다들 입밖으로 꺼내진 않았지만 영화 울프크릭 (호주 아웃백에서 백팩커를 재미로 죽이던 사냥꾼의 이야기. 실화)의 재현이 아닌가  싶어 불안해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이지는 만취한 상태이긴 했지만 무사히 돌아왔다. 근처 집에 놀러갔는데 좋은 기타가 있어서 연주를 실컷하고 왔다고 했다.

여기까지, 북쪽에서의 추억. backpacking in style 의 앞날이 어둡다.. 

 

개러지 내부

키위 아저씨와 검둥개, 데니스 


데니스가  돌아다니가 100불주고 구입한 마즈다.
도대체 그걸 왜산건가 싶었지만  자기의 첫번째 일제 차라며 좋아라 했다. 물론 반나절만에 고장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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