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요/미술 97

구린 미술

꽤 오래 전 광주였나 암튼 어디 미술관을 가서 이름을 기억하게 된 작가가 있다. 왜 기억하게 됐냐면 너무 구려서 장르가 민중미술이었는데 내가 민중미술을 별로 안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 땜에 구리다고 생각된 건 아니었고 뭔가가.. 뭔가가 너무 얄팍하다고 해야되나? 무슨 형이 죽었다. 그래서 내가 뭐를 했다, 이런 멘트를 대충 그린 인물화 옆에 찍찍 적어놨는데 이게 전혀 비통한게 아니고 걍 한없이 얄팍한 느낌 아니 내가 화가고 정말 깊은 감정을 느꼈다면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고 싶어질 것 같지는 않은데 심지어 저렇게 무성의한 을 옆에 띡 적어서 죽은 형을 팔아먹고 싶지는 않을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함 아무튼 그 후로 다른 미술관에서도 헉 구려 뭐지 하고 보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적혀 있길래 이름이 뇌새김 되..

리뷰에요/미술 2023.09.14

와악 토우 너무 좋아 (feat.국립중앙박물관)

줌렌즈 사러 간 김에 근처인 국중에 들렀다.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라는 타이틀이었고 토우 전시라길래 들어가봄 입장권 성인 5천원 예술인패스 할인 3500원 저번에 경주가서 토우거리 걸었는데 신라 토우 너무 재밌게 생김 불상처럼 공들이고 각재서 만든 조각들도 아름답지만 토우 특유의 아몰랑하고 막쥐어 만든 느낌과 유머가 넘 좋음 무덤에 들어가는 토우는 헤어짐의 이야기라는 설명 감동 그리고 입구에서부터 신비한 음악이 계속 리플레이 됨 얘들은 토우는 아니고 상형토기 맨위가 사슴이라는데 사슴 특유의 뒤 힐끔거리는 모습이라고 함 이렇게 진지한 설명을 다 읽고 그래 상서로운 동물 생긴 것 좀 보자, 하고 고개를 돌렸더니 Hi 박물관 와서 이렇게 크게 웃은 적 처음임 뭐냐고 진짜ㅋㅋ 이 새끼도 이상함 이건 집인데..

리뷰에요/미술 2023.08.17

현대미술의 관대함

엊그제 캘리방에서 모씨가 극혐 책제목 짓기를 하자길래 아이유 가사를 검색해봤다. '달이 익어가니 서둘러 젊은 피야' 'strawberry moon 한 스쿱' '사뿐히 이루렴' '음 사랑한다는 말 이에요' '엄지손가락으로 장미꽃을 피워 향기에 취할 것 같아' '조금 장난스러운 나의 은유에 네 해석이 궁금해' 읽는 것만으로도 뒤질거 같다. 한편으론 옛날에 여신강림이라는 만화 혐이라고 누가 퍼온 거 보다가 그 광기에 감탄하던 순간이 떠오름 작가가 자기 캐릭터랑 똑같이 성형을 했는데 그쯤 되면 이건 일종의 현대미술이 아닌가.. 너무 찐이라 리스펙 하게됨 애틋갸륵극한셀프모에화라는 한녀세계관에 대입하고보니 위의 가사도 혐에 앞서 감탄 먼저 하게 되더라는 이야기 그리고 위 놀이의 제안자는 라는 제목을 창조함 이것도 ..

리뷰에요/미술 2023.07.10

최신의 고통 (feat.전다화)

전다화: 근데 웃긴 거랑 별개로 요즘 코미디언들 다 캐리커쳐만 하는 거 특히 실존인물이나 완전 실존인물처럼 세세하게 구축하는거 뭘까요 계속 생각 중 누가 소설 역할을 대신하는 거라고 했는데 딱 들어맞는 거 같진 않고.. 소설이라기엔 주제도 목적도 정서도 없고 딱히 풍자를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구 관찰력을 바탕으로 묘기를 보여주는 것에 가까운 것 같거든요 이게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건가 아니면 소설이 되어가는 과정인건지ㅋㅋ암튼..결론은 저도 오늘 냉면 개시하러 갑니다 유진정: 저도 그래서 재밌게 보다가도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 뚱시경 보면서 존나 웃다가 공허함을 느끼고 껐음 전다화: 그쵸 뭔가 놀라울정도로 똑같네 이거 외엔 뭐가 없는데 김신영이나 약간 윗세대에 잘하는 사람들이 장삼이사 캐리커쳐하면..

리뷰에요/미술 2023.05.19

김윤신과 별의 목소리

저저번주 일요일 남서울 미술관 를 보고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좋은 전시였다. 영적이라고 느낌 처음 온 남서울 미술관 예쁨 피어투피어때 최희원님이 비슷한 걸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비누로 만드셔서 표면의 느낌마저 비슷) 오마주였나? 우연이라면 재밌네 생동감이 넘침 음악적이기도 하고 탈칵 탈칵 소리가 나며 사진 슬라이드가 재생되는 기계인데 이런 걸 뭐라고 부르나요? 이런걸로 대량의 큰사이즈 사진을 아주 작은 공간에서 전시하는 것도 재밌을듯 수용인원이 적어지고 관객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긴 한데.. 근데 생각해보니까 그게 걍 영상이잖아 여기가 찐이었음 아니 다 찐이긴 한데 하일라이트였다고 만져보고 싶게 생긴 나무들의 표면 대부분의 작품 모서리에 아주 뾰족한 부분이 없는게 좋았다..

리뷰에요/미술 2023.05.16

과기대 오픈스튜디오 <활짝> 후기

존잼 작년 피어투피어에서 함께한 작가 분들이 동료들과 오픈 스튜디오를 하신다길래 구경갔다 왔다. 감상에 앞서 일단 닭한마리 먹고 시작 오늘의 고안철 티셔츠 : 세이수미 (자전거로 이동할 예정이라 입고온듯 항상 만남의 주제에 해당하는 티셔츠를 골라 입고 나오는 남자임) 캘리포니아 연구회 회원이자 나의 명상 도반인 윤하님과 전다화 작가님도 합류. 사사미 한국 왔을때 을지로 카다로그에서 열린 다화님 개인전 구경갔었고 재밌었는데 어떻게 또 만나뵙게 되네 더 웃긴건 윤하님과 다화님이 고등학교 동문이었음 뭔 얘기하다 윤하님 되게 특이한 학교 나왔다고 하니까 다화님이 어디요? 설마 00? 했는데 동문이라 깜놀중인 두 사람 오늘 사실 안철씨만 만날 계획이었고 두분은 나중에 오시겠다고 했던건데 이런 우연이 완전 개신기하..

리뷰에요/미술 2023.04.17

권진규 아틀리에 투어 (feat.홍기하)

날씨가 좋아서 나가기로 했다. 행선지를 궁리하다 답이 안나오길래 만만한 국현으로 향했다. 만만하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그 일대가 마음이 편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예술인 패스로 입장료가 공짜인 것도 뭔가 심리적 안정감을 줌 그런데 이날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 페터 바이벨이라는 작가의 전시가 진행 중이었는데 대부분의 작품이 참여형식이라 관객들 줄 서있는 광경이 롯데월드를 방불케 했다. 셀피 찍는 관객들의 무관심 속 바위 세덩이가 바닥에 놓여 있었는데 다가가니 헉헉하고 신음을 한 것은 정말 웃겼다. 작품 제목부터 신음하는 돌이다. 아무튼 이 전시는 평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덥기까지 해서 진이 쭉 빠졌다. GG치고 나가다 오기 전에 보내둔 톡방 확인했더니 답이 와 있었다. 홍기하 작가는 요즘 권진규 아뜰..

리뷰에요/미술 2023.04.04

도브맘 - 김아람

올 여름 홍기하 작가의 오프닝에서 아람님을 처음 만났다. 첫 인사가 언니는 울어요? 저는 자주 울어요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여러모로 범상치 않은 인물이셨고 쫌 무서웠다.. 자학의 영역에 진입했다고까지 느껴지는 솔직함이라고 생각했다. 둘이 어떻게 친해진거냐고 나중에 기하님에게 물으니 도브맘이라는 작품을 보고 좋아서 술친구가 되었다고 하시길래 어떤걸까 궁금해하던 와중 이번에 팩션이라는 공간에서 재상영을 한다길래 보고 왔다. 원래 리뷰 쓰려고 했는데 훌륭한 작품에 딸리는 필력으로 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는 거 같고 걍 영상찾아서 링크한다. 아람님이 건강을 잘 유지하시어 활동 오래 지속해주시기를 https://jipdanochan.tistory.com/106 후추는 떠났고, 후추 엄마는 존나 ..

리뷰에요/미술 2022.12.20

홀란드 개귀엽다

https://www.youtube.com/watch?v=PnGV-O-vI-8&ab_channel=%EC%A4%84%EB%A6%AC%EC%97%94%EB%9D%BC%EC%9D%B4%ED%94%84-JulienLife 언사가 너무 군더더기 없고 정직함 맨날 생긴걸로 까이던데 이정도면 완전 섹시어글리지 눈썹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는 것도 좋음 https://www.youtube.com/watch?v=wMfS6YMV-wY&ab_channel=SkySportsPremierLeague F word 써놓고 지적당하니까 당황해서 fuck sorry 하는 것도 개귀여움 https://www.thesportreview.com/article/erling-haaland-celebration/ The Meaning Behind..

리뷰에요/미술 2022.12.20

이기봉

너무 좋다. 평생 한 가지 풍경만 보고 살아야 된다면 이런 거 보고싶음 정신 나가버릴 수도 있을 거 같지만.. 실제로 보는게 훨씬 멋지다. 왜냐면 그림에 레이어가 있거든 캔버스에 뒷 배경을 그리고 스타킹 같은 비치는 천을 간격을 두고 그 위에 씌워 앞에 있는 나무들을 그렸음 그래서 앞으로 걸어가면서 그림 보면 막 풍경 안으로 들어가는 것 처럼 느껴짐 올해 말까지 국제 갤러리에서 전시 중 https://kukjegallery.com/ KUKJE GALLERY Since KUKJE GALLERY opened at the center of Seoul in 1982, it has been committed to presenting the work of the most current and significant ..

리뷰에요/미술 202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