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요/미술 101

와옭 스투파 너무 좋아

국립중앙 박물관 특별전 스투파의 숲 을 보고 왔다. 스투파가 뭐냐면 석가모니 사후 그의 사리를 제자와 대중들이 나눠 가진 뒤 그것을 봉납하던 탑 형태의 유물임 명상러로써 기대를 꽤 한 전시인데 정말 볼만했다. 전날 밤엔 브라이언 무라레스쿠의 를 읽었다. 고대 그리스의 신비제에서 실로시빈 류의 환각제가 포함된 맥주와 포도주를 사용하였고 초기 기독교는 그것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도발적 주장을 펼치는 책인데 이론을 확립시키기 위해 유적지로 날아가 단서를 찾아나가는 작가의 집념이 거의 추리소설 명탐정을 방불케 함 고고학과 유물 정말 사람을 홀린다. 비밀을 감추고 말을 거는 몇천년 전 과거라니 덕질하기 딱 좋은 소재 전시장에 입갤하면 팔다리가 길쭉길쭉한 사타바하나왕과 측근들의 부조가 우리를 맞아준다. 이..

리뷰에요/미술 2024.02.21

만드는 사람들의 유대. 을지로

이번에도 고안철을 따라 미술투어 했다. 장소는 힙지로 4가 먼저 도착해 그를 기다리며 공업사와 재료가게들을 구경했다. 별 게 다 있다. 삶에서 쓰이는 거의 모든 것들을 여기서 만들어 낼 수 있을 거 같다. 안료가게 앞에는 마젠타, 로얄블루, 무지개색 반짝이 가루가 투명한 플라스틱 자루에 담겨 진열되어 있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가게 주인과 눈이 마주쳐서 안 찍음 금강산도 식후경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 동네라 국밥이 고퀄임 골목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공업사들 철판을 쓱싹 잘라내는 장인들을 보며 아이언포지를 떠올렸다. 이런 공업사들 위층에 젊은 작가들의 작업실과 갤러리들이 있다. 예전에 모 작가의 작업실 구경을 갔다가 내려오는 길 목격한 광경을 추억했다. 아래층 사장님을 만난 작가와 동료분이 어 사장님 안..

리뷰에요/미술 2024.02.04

한예종 조형예술과 졸전 방문기

글을 포함한 포스팅은 여기에 https://c-straw.com/posts/493 매듭은 손가락으로 지어졌다 - 한예종 졸전 방문기 제주도에 짱박혀있다 귀환한 고안철의 제안으로 한예종 조형예술과 졸전에 다녀왔다. 전문사 오픈스튜디오도 보고 옴 졸전의 매력은 뭘까 덜 정제된 느낌 기이함 발랄함 패기 등등 졸업전시가 c-straw.com 이예원 作 박정환 이지연 김지오 김슬아 홍채원 홍자령 털인간의 털인간의 털인간 - 이채린 ▷ ▷ ▷ 다시 이동 중 ▷ ▷ ▷ 윤정빈 김건우 김재식 고안철 : 졸전 고양이 보존의 법칙이라고 알아요? 어느 학교 졸전에도 고양이 그림은 일정비율로 존재합니다. 이 집(?)은 진짜 친절했던게 배치도를 저렇게 만들어 둠 전시 내도록 배치도 보면서 뭐가 뭔 제목인지 알아보기 힘들다고 느..

리뷰에요/미술 2024.01.15

만 레이 Man ray (1890-1976)

the gift If I'd had the nerve, I'd have become a thief or a gangster, but since I didn't, I became a photographer. 용기가 있었다면 도둑이나 깡패가 되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사진작가가 됐습니다. l photograph what l do not wish to paint and l paint that which l cannot photograph. 나는 그리고 싶지 않은 것을 찍고 찍을 수 없는 것을 그린다. All critics should be assassinated. 비평가들은 모두 암살되어야 한다 To me, a painter, if not the most useful, is the least harmful m..

리뷰에요/미술 2023.12.08

와악 토우 너무 좋아 (feat.국립중앙박물관)

줌렌즈 사러 간 김에 근처인 국중에 들렀다.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라는 타이틀이었고 토우 전시라길래 들어가봄 입장권 성인 5천원 예술인패스 할인 3500원 저번에 경주가서 토우거리 걸었는데 신라 토우 너무 재밌게 생김 불상처럼 공들이고 각재서 만든 조각들도 아름답지만 토우 특유의 아몰랑하고 막쥐어 만든 느낌과 유머가 넘 좋음 무덤에 들어가는 토우는 헤어짐의 이야기라는 설명 감동 그리고 입구에서부터 신비한 음악이 계속 리플레이 됨 얘들은 토우는 아니고 상형토기 맨위가 사슴이라는데 사슴 특유의 뒤 힐끔거리는 모습이라고 함 이렇게 진지한 설명을 다 읽고 그래 상서로운 동물 생긴 것 좀 보자, 하고 고개를 돌렸더니 Hi 박물관 와서 이렇게 크게 웃은 적 처음임 뭐냐고 진짜ㅋㅋ 이 새끼도 이상함 이건 집인데..

리뷰에요/미술 2023.08.17

현대미술의 관대함

엊그제 캘리방에서 모씨가 극혐 책제목 짓기를 하자길래 아이유 가사를 검색해봤다. '달이 익어가니 서둘러 젊은 피야' 'strawberry moon 한 스쿱' '사뿐히 이루렴' '음 사랑한다는 말 이에요' '엄지손가락으로 장미꽃을 피워 향기에 취할 것 같아' '조금 장난스러운 나의 은유에 네 해석이 궁금해' 읽는 것만으로도 뒤질거 같다. 한편으론 옛날에 여신강림이라는 만화 혐이라고 누가 퍼온 거 보다가 그 광기에 감탄하던 순간이 떠오름 작가가 자기 캐릭터랑 똑같이 성형을 했는데 그쯤 되면 이건 일종의 현대미술이 아닌가.. 너무 찐이라 리스펙 하게됨 애틋갸륵극한셀프모에화라는 한녀세계관에 대입하고보니 위의 가사도 혐에 앞서 감탄 먼저 하게 되더라는 이야기 그리고 위 놀이의 제안자는 라는 제목을 창조함 이것도 ..

리뷰에요/미술 2023.07.10

최신의 고통 (feat.전다화)

전다화: 근데 웃긴 거랑 별개로 요즘 코미디언들 다 캐리커쳐만 하는 거 특히 실존인물이나 완전 실존인물처럼 세세하게 구축하는거 뭘까요 계속 생각 중 누가 소설 역할을 대신하는 거라고 했는데 딱 들어맞는 거 같진 않고.. 소설이라기엔 주제도 목적도 정서도 없고 딱히 풍자를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구 관찰력을 바탕으로 묘기를 보여주는 것에 가까운 것 같거든요 이게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건가 아니면 소설이 되어가는 과정인건지ㅋㅋ암튼..결론은 저도 오늘 냉면 개시하러 갑니다 유진정: 저도 그래서 재밌게 보다가도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 뚱시경 보면서 존나 웃다가 공허함을 느끼고 껐음 전다화: 그쵸 뭔가 놀라울정도로 똑같네 이거 외엔 뭐가 없는데 김신영이나 약간 윗세대에 잘하는 사람들이 장삼이사 캐리커쳐하면..

리뷰에요/미술 2023.05.19

김윤신과 별의 목소리

저저번주 일요일 남서울 미술관 를 보고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좋은 전시였다. 영적이라고 느낌 처음 온 남서울 미술관 예쁨 피어투피어때 최희원님이 비슷한 걸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비누로 만드셔서 표면의 느낌마저 비슷) 오마주였나? 우연이라면 재밌네 생동감이 넘침 음악적이기도 하고 탈칵 탈칵 소리가 나며 사진 슬라이드가 재생되는 기계인데 이런 걸 뭐라고 부르나요? 이런걸로 대량의 큰사이즈 사진을 아주 작은 공간에서 전시하는 것도 재밌을듯 수용인원이 적어지고 관객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긴 한데.. 근데 생각해보니까 그게 걍 영상이잖아 여기가 찐이었음 아니 다 찐이긴 한데 하일라이트였다고 만져보고 싶게 생긴 나무들의 표면 대부분의 작품 모서리에 아주 뾰족한 부분이 없는게 좋았다..

리뷰에요/미술 2023.05.16

과기대 오픈스튜디오 <활짝> 후기

존잼 작년 피어투피어에서 함께한 작가 분들이 동료들과 오픈 스튜디오를 하신다길래 구경갔다 왔다. 감상에 앞서 일단 닭한마리 먹고 시작 오늘의 고안철 티셔츠 : 세이수미 (자전거로 이동할 예정이라 입고온듯 항상 만남의 주제에 해당하는 티셔츠를 골라 입고 나오는 남자임) 캘리포니아 연구회 회원이자 나의 명상 도반인 윤하님과 전다화 작가님도 합류. 사사미 한국 왔을때 을지로 카다로그에서 열린 다화님 개인전 구경갔었고 재밌었는데 어떻게 또 만나뵙게 되네 더 웃긴건 윤하님과 다화님이 고등학교 동문이었음 뭔 얘기하다 윤하님 되게 특이한 학교 나왔다고 하니까 다화님이 어디요? 설마 00? 했는데 동문이라 깜놀중인 두 사람 오늘 사실 안철씨만 만날 계획이었고 두분은 나중에 오시겠다고 했던건데 이런 우연이 완전 개신기하..

리뷰에요/미술 2023.04.17

권진규 아틀리에 투어 (feat.홍기하)

날씨가 좋아서 나가기로 했다. 행선지를 궁리하다 답이 안나오길래 만만한 국현으로 향했다. 만만하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그 일대가 마음이 편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예술인 패스로 입장료가 공짜인 것도 뭔가 심리적 안정감을 줌 그런데 이날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 페터 바이벨이라는 작가의 전시가 진행 중이었는데 대부분의 작품이 참여형식이라 관객들 줄 서있는 광경이 롯데월드를 방불케 했다. 셀피 찍는 관객들의 무관심 속 바위 세덩이가 바닥에 놓여 있었는데 다가가니 헉헉하고 신음을 한 것은 정말 웃겼다. 작품 제목부터 신음하는 돌이다. 아무튼 이 전시는 평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진이 쭉 빠지길래 GG치고 나가다 오기 전에 보내둔 톡방 확인했더니 답이 와 있었다. 홍기하 작가는 요즘 권진규 아뜰리에 입주 중이..

리뷰에요/미술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