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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이란 무엇인가 예술이란 무엇인가 - 첼로켜는 고슈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 이 고전애니를 보게 된 계기는 우연했다 노을이 지던 저녁 모리오카 시내를 혼자 걷던 중 문호 미야자와 겐지의 동상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누가 동상의 품 안에 작은 인형을 넣어놓은 걸 봤음 어쩐지 익숙한 이름이기도 해서 위키 검색을 해봤더니 이라는, 은하철도 999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열차 씬에 영감을 준 단편소설을 쓰셨다고 그의 소설 중엔 애니화가 된 도 있다길래 귀국 길에 찾아봤다가 깜짝 놀랐다 너무 잘 만들고 귀여워서! 같은 모리오카 시의 수퍼마켓에서 본 이 광고판이 떠올랐다. 불면과 신경증에 효과가 있다는 약의 광고인데 저 펠트인형 강아지의 디테일을 보시라 예민한 사람들(구매층)이 공감할 법한 미묘한 표정, 한색의 의복으로 표현한 가라앉은 감정선, 트위드 바지에 한 쪽에만 ..

리뷰에요/영상 2024.03.27

정의는 증오할 때 패배한다 서울의 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위키피디아에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을 검색해본 적이 있다. 일단 심심했고.. 몇 년 동안 한국말 안 쓰고 한국 뉴스도 안 보고 살았더니 근대사에 대한 정보부터 다시 구성하고 싶었음 갓기피디아에는 대통령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책 수준으로 자세히 나와있었고 읽다보니 꿀잼이라 몇시간을 내리 읽었다. 대한민국 격동의 근대사 진짜 오진다. 이러니까 일본 아저씨들 제 5공화국에 미치는 거 그 중 박정희 김대중 편을 유독 흥미롭게 읽었는데 정적으로 인한 죽을 위기를 몇 번이나 넘기고도 복수 대신 평화를 외친 킹대중 선생님의 행보에 감동을 느꼈고 한 마디로 평가하기 힘든 박정희의 복잡한 캐릭터성에 매력을 느낌 아무튼 그랬는데 읽다보니까 좀 이상한게 박정희가 독재를 했고, 저격 당했고, 그럼 민주화..

리뷰에요/영상 2024.02.06

영 셸든과 가족 시트콤 공식

모친 가이드로 일본 다녀오는길 기내 방송 리스트에 영 셸든이 있길래 틀어봤다. 커흐흑 너무 재밌다 커흐흑처럼 극적인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지금 절제를 못하면서 보고 있어가지고.. 이 시트콤 너무 내 안의 결핍을 채워 줌 심슨가족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충만함임 가족 시트콤엔 공식이 있음 일단 가장이 허술해야 됨. 무능하거나 게으르거나 뚱뚱하거나 (그러나 마음만은 따듯하고 선을 넘지 않음) 말이 되는게 엘리트 아빠 나와서 모든게 합리적 지성적 도덕적으로 돌아가는 부유한 집구석 상상만해도 넘나 노잼이고 시청자들 박탈감 오질듯 이성적 포지션인 주부 엄마는 주양육자 역할에 충실하지만 외부사회와의 교류 + 자아실현의 기회를 박탈당한 삶 속에서 종종 경미한 히스테리 발작을 일으킴 (그러나 마음만은 따듯하고 선을 넘지..

리뷰에요/영상 2024.02.05

퀘이크1은 정말 훌륭한 게임인데

왜 하는 사람이 이렇게 없나 당연히 없겠지 1996년에 나온게임이니까 미국놈들은 좀 하려나 하고 9gag에 퀘이크1 검색했더니 자폐증과 늙은이들이 하는 게임이라는 답글이 나옴 암튼 한 게임을 반평생 넘게 하면서 여기에 대해 사람이랑 얘기를 못하고 있으니까 답답해서 전에 만나던 사람한테 퀘이크 예찬론을 펼쳤더니 스팀 깔아서 뭐 어찌저찌 하면 퀘이크1을 멀티 플레이 할 수 있다길래 깔았고 그가 퀘이크의 보라색 하늘 아래 등장한 순간은 좀 감동이었다 그래서 라고 했더니 그새끼가 바로 나 쏴죽임 무인도에서 평생 살다 사람 만난 기분이 어때요? ㅇㅈㄹ 소시오패스신줄 암튼 퀘이크1은 멋진 게임이다 특유의 속도감과 만나는 적을 다 쏴죽이는게 스토리의 전부인 순수함이 넘 매력적임 그리고 이런 점도 https://dig..

리뷰에요/영상 2023.09.20

더글로리와 자유의지

더글로리는 안 봤고 안 볼건데 요즘 그 어떤 자리를 가도 등장하는 주제고 오늘 급기야 독순언니의 남편 아론(호주인)조차 더 글로리 봤냐를 물어본 관계로 짧게 써봄 내용와 캐릭터 설정 결말에 대해서는 검색으로 알아봤고 엔딩이 개 구리다고 생각했음 송혜교가 죽었어야 된다고 생각함.. 아니 손을 그 정도로 더럽힌 주인공이 해피엔딩을 맞는다는게 말이 뒈 냐 ㄱ ㅗ 그리고 빌런들을 복합적 레이어를 가진 한 인간이 아닌 너무 빌런으로만 묘사한 느낌이라 그것도 좀.. 아론이 걔들이 꼭 죽어야 되는 애들은 아니지 않냐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음 일전에 누가 요즘 웹툰 독자들은 악역한테 서사 부여하면 싫어한다고 악역은 그냥 본투비 악역이라 욕받이가 되어야 하고 아무리 좆돼도 일말의 동정심이 가지않는 그런 존재로 그..

리뷰에요/영상 2023.03.29

on your mark

On Your Mark from Shue on Vimeo. 귀를 기울이면 모노노케 히메 on your mark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지브리 best 3 특히 이 on your mark 볼때마다 가슴이 뻐렁친다 이거에요.. 작화도 그냥 미쳤음 도입부 야경이랑 도로 무너지는 장면ㄷㄷ 중간에 인물 묘사로 책상 위 소품 사용하는 디테일도 미쳤음 마지막 장면 핸들 꺾는건 죽었다는 뜻 같기도 한데 (방사능 존 들어갔으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 절제된 묘사도 미친 거 같음 https://digthehole.tistory.com/3655 20세기 메르헨 지브리 넷플에 있길래 천공의 성 라퓨타부터 복습함 오프닝부터 넘나 두근거리는것이예요..! 지브리 개짱 난 디즈니보다 지브리가 좋더라 암튼 다시 보니까 주인공 꼬맹이 둘이 ..

리뷰에요/영상 2022.11.22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 재밌다

제목을 못 외우겠음 말할 때마다 틀리네 포스팅 제목도 검색해보고 씀 그리고 제목답게 첫 장면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음 영어랑 중국어가 번갈아 나오고 이 일 저 일이 동시에 막 터지고 뭔 Adhd 머릿 속 들여다보는 느낌인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 중간쯤 관객 세 명 퇴갤함 난 속으로 이건 내 영화야!!! 라고 외치면서 봤음 왜냐면 1 최애템 구글리 아이가 주요소품으로 등장. 영화 개봉 후 구글리 아이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구글리 아이의 매력에 더 많은 사람들이 눈을 뜨기를 2 집에와서 찾아보니 감독들이 이 뮤직비디오 만든 사람들이었음 (저 회색 츄리닝 똥양인이 감독 중 한명) 3 동서양 정서가 적절히 뒤섞임 (감독 한명 백인 한명 아시안) 4 라쿤 나옴 5 라따뚜이 비슷한 거 나옴 + 6 아 이거 깜빡하고 ..

리뷰에요/영상 2022.11.06

영등포 초단편 영화제

방문 근처 살 때 맨날 장보던 이마트 근처 CGV에서 열렸다. 이사 이후 정말 오랜만에 방문한 영등포였는데 여전히 공기에선 핏빛이 느껴지고 사람들의 표정은 불길해 보였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예수천국불신지옥을 외치는 몇 무리들이 보였고 확성기 소리를 들으며 이곳을 떠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제는 꽤 신선했다. 영화 픽은 일행이 대신 해주었는데 브뤠셀 단편영화제 특별선과 경쟁6:엄마에게 이렇게 총 12편 관람 브뤠셀하면 머리를 16년 동안 자르지 않고 여행하던 안토니와 살면서 단 한번도 악몽을 꾼 적이 없다던 리오가 생각난다. 둘다 브뤠셀 출신이었고 선량하면서도 괴상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이런 인간들이 태어나 자란 동네는 어떤 곳인가 궁금해 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까먹기 전..

리뷰에요/영상 2022.10.23

탑건 매부리

탑건 1: 매버릭 보러가기 직전 1편 후다닥 봄 여성과 남성, 이성애자와 게이를 모두 엔터테이닝하는 훌륭한 영화. 특히 OST가 미쳤음 오프닝은 간지폭발이었지만 처음 30분 노잼이길래 딴짓하면서 봤고 금발누님 나오는 때부터 집중해서 봄 톰 크루즈의 썅남자 연기가 일품이었음. 누님이 과속으로 쫓아와서 공격적으로 고백하니까 톰 크루즈 어이 없다는 표정 짓고 바로 입술 때려박아 버리는 거 너무 인상적 그리고 아이스맨 나올 때마다 싱글벙글하게되고.. 난 매버릭같은 폭주썅남자보다는 이국종이나 아이스맨같은 절제남이 좋음 인간의 섹시함은 절제력에서 나온다고 생각 구스 죽고 매버릭 위로할 때 어색해서 뒤에서 혼자 쑈하는 것도 완전 미친 귀여움이었음 열혈남아 유덕화의 원본이 매버릭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됨 그 장만옥 약속..

리뷰에요/영상 2022.07.23

러브데스로봇 시즌3 재밌다

졸려 죽겠는 상태로 히바로를 틀고 빈백에 누웠는데 너무 몰입해서 후반부엔 내려와 무릎꿇고 봄 비극적인 남녀관계에 대한 통찰이 엿보이는 스토리였음 는 여초커뮤에 주기적으로 소개되는 이슈인데 상대에 대한 의존성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좀 반감이 든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사랑하는 게 가능한가? 사랑이 아니고 걍 결핍의 투영이 아닐까? 애라도 낳게 하고 도망간 거 아닌 이상 그렇게까지 비통해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별개로 여자가 나빠봤자 남자만큼 나쁠 수 있겠냐는 말에는 동의한다 ㅋㅋ 히바로의 기사는 사랑이라는 떡밥으로 상대를 살해하고 재산까지 탈취했음으로 개자식으로 불러도 될 거 같긴하다. 근데 솔직히 자기 동료 도륙시키는 걸 봤는..

리뷰에요/영상 2022.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