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요 128

길상사의 업의 고리 (수정)

길상사 낮에 갔을때는 구렸는데 밤이 찐이네 등 배치가 아주 귀여움. 입구에서 사랑방캔디 팔고싶음 길상사는 시인 백석의 연인이었던 기생 자야(김영한)가 가슴아픈 이별 뒤 훗날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받아 본인 소유 요정이었던 대원각을 통크게 시주하여 절이 된 장소라고 한다. 예전에 이 말을 듣고 흥미롭길래 좀 파봤는데, 격동의 근대사와 인간의 어두움, 개인적 집착이 저 로맨틱한 스토리 뒤에 숨겨져 있었다. 그렇다 팩트가 아니고 스토리인 것.. 대중은 팩트보단 스토리에 이끌리기 마련이라 저 이야기만 널리 알려져 있는 편이지만 쥐구멍 애독자들이라면 분명 이면이 궁금해서 드릉거릴게 뻔하기 때문에 내가 알려줌 (이 중에도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불확실한 면이 있음. 관련된 사람들이 다 죽었기 때문에) 일단 본..

여행기에요 2022.05.08

여기가 서울이라니 - 무수골

지난 주말 라이딩 코스는 무수골로 정했다. 근처에 사시는 분을 만났는데, 도봉산은 아래쪽이 도때기 시장같아서 가기가 싫어진다는 말을 하니 그 쪽 말고 올라가는 좋은 길이 있다는 것이었다. 무수골 도봉 초등학교 쪽으로 해서 올라가면 아주 조용하고 좋다고.. 무수골이라는 어감이 어쩐지 마음에 들어 검색을 해본 뒤 출발. 무수골은 근심이 없는 마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세종이 아홉번째 아들 영해군의 묘를 이 곳에 쓴 뒤 방문하여 이런 동네에 살면 근심이 없을듯 하다고 말한데서 유래되었다고 동네에 들어서자마자 그 한가한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서울 아닌줄 알고보니 그린벨트로 오랫동안 묶여있었다고 한다. 규제가 완화되면서 캠핑장 등의 개발을 두고 주민들과 구의 마찰이 있었다고 하는데 사람이 사는 곳에 근심이 없을..

여행기에요 2022.05.05

산책 중 본 기막힌 것들

이런 날씨엔 집에 있으면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퀄리타고 좀 멀리 나갈까 했는데 할 일도 있고 해서 뒷산 산책이나 잠깐 하기로 일전에 아론 독순 부부랑 통화를 하다 언제 또 여행 갈꺼야? 하니까 아론이 well 요새는 희한하게 막 해외가 나가고 싶지 않고 그냥 집근처 해변가서 노는게 좋아지더라.. 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다들 이렇게 나이를 들어가는 모양이다. 왜냐면 나도 여행이 그렇게까지 안 가고 싶음. 태국이랑 일본 호주는 단발적으로 으악 하고 그리워질 때가 있는데 막상 계획짜려고 하면 귀찮음 예전에 뉴턴에서 읽은 것 같은데, 인간의 뇌는 나이를 먹을 수록 적은 자극에 만족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함. 그니까 젊을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야만 충족되던 욕망이 북한산 올라갔다 내려오면 충족되는 뭐 그런..

여행기에요 2022.04.23

망월사. 당근에서 등산까지

일요일 오후 3시 당근거래를 하러 나갔다. 삼단봉이 팔림 구매자 아저씨일줄 알았는데 소년이었고 눈 안마주치고 말도 한 마디도 안 하고 돈만 조용히 주더니 퇴갤. 삼단봉을 잘 사용해야 할 텐데.. 팔고 - 도서관 갔다가 - 공원 산책 후 귀가가 계획이었는데 구매자가 역쪽으로 와 주실 수 있냐고 해서 전기자전거 타고 내려갔더니 왠지 달리고 싶어져서 무지성으로 달리다보니 경기도 며칠 전 읽은 네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에 실린 의정부 기사가 생각났다. 망월사를 가야지 하고 지도에 찍었다. 포장도로로 올라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원도봉산 등산을 해야 한다고 하지 뭐.. 물통도 있으니까 집에서 먹고 나온 거 두유 한 팩이 전부인데 가방 속에 사과가 한 알 있어서 그거 믿고 올라가봄 가끔 생각하는데 나 연비 진짜 개쩌는..

여행기에요 2022.04.04

미얀마 띠보 Hispaw 십년 전 - 1

코시국 이년째. 여행을 못가니까 옛날 여행 사진을 찾아보게 된다 여러모로 기억에 남았던 미얀마 띠보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다. 밍글라바 버마기행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이제 연재한지 쫌 됐으니까 올려도 될듯.. 이게 벌써 십년전이라니.. 이십대 소녀(?)가 내일모레 불혹을 앞두고 있다니! 여행하다보면 진입과 동시에 어 여기 좋음 하게 되는 마을들이 있는데 필리핀의 사가다, 호주의 프리맨틀, 발리 우붓, 뉴질랜드 넬슨, 그리고 이 띠보가 나에게는 그랬음 기준은 모르겠고 그냥 그 atmosphere 랄까 그런게 딱 느껴짐 이것도 미생물 때문일까? 띠보는 미얀마 북부에 위치한 샨 족 마을이다. Hispaw 시뽀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작은 마을이지만 트래킹으로 유명해서 여행자 숙소가 꽤 있음 이 동네의 재미있는 점..

여행기에요 2022.02.17

북악산 성곽길

창의문 1번출구in 곡장 찍고 4번출구 북악스카이웨이 out 소요시간: 1시간 10분 입산시간: 동절기(11-2월) 오후 3시 이후로 통제. 3시 이전에 창의문에서 패스 받고 찍어야됨 가파르긴 한데 코스 전체가 계단+트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올라가기 쉬움 남산 광화문 롯데 사우론 타워까지 웬만한 서울 랜드마크는 다 보임 북악 스카이웨이 쪽으로 나와서 아래 방향으로 걸음. 부암동이 나올 것임 이쯤에서 부턴가.. 어디선가 오페라가 들려왔는데 한참 내려가니 숲에서 등산복 입은 아저씨가 부르고 있던 거였음. 성량이 엄청난데?? 한 곡끝나고 지나가던 아줌마가 박수치길래 따라 침 부암동은 경사가 가팔랐지만 아주 고요하고 분위기가 멋졌음 그리고 외제차가 많음 여기만 스트라스부른줄 제일 멋있었던 집 사진으론 표현이 잘..

여행기에요 2021.11.08

통영여행 2 고독하고 지능적인 강아지

모친과 함께한 통영여행 둘째날. 이날 날씨도 오졌다 윤이상 기념관에서 시립박물관 가는 길에 있던 냉장공장 간판인데 세월의 흔적이 멋져서 찍었다. 찍고 있으니 안에서 여자 분이 나와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라고 화난 투로 묻길래 사진 찍어요. 라고 대답했는데 대답이 되었을까? 도로에 윤치환작사 윤이상 작곡의 교가들이 쫙 깔려 있었다. 이 일대의 초중고 교가는 이 두 사람이 다 만든듯 시립박물관~ 한산했고 직원들은 의욕이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건데 통영은 밥집 직원과 사장님들은 엄청나게 친절했고 그 외의 기관 종사자들은 불친절하다고 느낄 정도로 무뚝뚝하거나 의욕이 전혀 없었다. 낙후의 상징인가? 자개의 고장 화장실 손잡이 전시는 뭐 그냥저냥 물 세는 벽도 있었고 차라리 자개 박물관으로 재단장시키면 좋지..

여행기에요 2021.11.02

오늘도 평화로운 북한산

북한산에 다녀왔다. 원래 계획은 아래쪽 둘레길에서 설렁설렁 산책하고 버섯이나 찾아보다가 귀가하는 거였는데 오르다보니 어쩌다 영봉까지 가버림. 버섯이 사람 운동시키네.. 가기전에 몇개 주워먹고 간 초콜릿 이름이 트러플이었는데 트러플은 안들어있음. 간버섯 메롱 그물버섯 식구들 색깔이쁨 버섯 사진 찍는데 옆에서 푸퍼푸퍼 웬 접영하는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리니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들 3배속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티셔츠를 머리에 뒤집어 쓴건가? 도이터 캐리어에 도터를 싣고 올라가시던 아버님 feast 버섯들은 모여있으면 더 귀엽다 뭔지모름 모름 개멋있는 그물버섯 발견 어제 버섯갤에 올리니 주딱이 검은망그물버섯이라고 알려줌 환각과 신경계 마비등을 일으키는 독버섯이며 다량 섭취시 사망할 수..

여행기에요 2021.09.14

고양이와 아저씨의 공통점은

새벽에 돌아다닌다는 점이다. 두시에서 네시사이는 아저씨와 고양이의 영역이다. 가끔 자전거를 타고 그 영역을 침범하러 나간다. 술취한 아저씨 택시를 운전하는 아저씨 집에 있기 싫어서 나온 아저씨 돌핀팬츠를 입은 파격을 추구하는 아저씨 gta 행인들처럼 어슬렁거리며 걷는 아저씨들을 하나둘씩 재끼며 달린다. 자전거를 끌고 강변이나 하천을 따라 달리다 아무 곳에서 무작정 올라가면 그때부터는 모험의 시작이다. 보통 처음 보는 동네를 싸돌아 다니다 편의점에서 초코에몽을 사마신 뒤 가까운 역을 찾아 전철노선 따라 집으로 돌아간다. 모바일 데이터를 쓰지 않기 때문에 도로의 표지판을 참고하여 길을 찾는다. 이럴땐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서 재밌다. 현대미술이 따로 없다. 제목: 4단계 보통 테이프로 찍찍 대충 감아놓던데 이..

여행기에요 2021.07.17

중남미문화원 + 고양스타필드

CDP Eng CDP 중남미 문화원 저번 주말에 다시 다녀옴 이번엔 조진서 ex편집장님과(이직하심) 아웃스탠딩의 정지혜 기자님과 동행 다시 간 이유는 원래 등산을 하기로 했는데 더워서.. 그리고 타코를 먹기위해 삼송역에서 만나 조기자님 (편집장님보다 이편이 익숙함으로 이하 기자님으로 통일) 차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두 분다 30분 늦음 ^오^ 이틀 동안 세 시간 자고 나온 상태라 근처 돌아다니며 커피를 사마심 조기자님 차는 씨디로 음악들어야 되는데 꽤나 운치가 있음. 고딩때 CDP 들고다니던거 생각남 박물관 진입 행사공간인 듯 했는데 열려있길래 들어가봄 나도 저런거 만들고 싶음 날씨 좋음 밖에서 타코랑 딸기 스무디 먹음 조기자님이 쏨 타코는 두 종류가 있는데 소고기 들어있는게 더 맛있음 우리엄마 욕하지마..

여행기에요 2021.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