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193

행복이 가득한 집 그리고 그 반대

앞집이 진짜 시끄럽다. 그 집 마당이 우리집 작은 방과 거의 붙어있다시피 한 구조라 웬만한 소리는 다 들림근데 하나도 싫은 시끄러움이 아닌게 뭔가 집이 긍정성으로 대폭발하는 느낌이라 그들의 생활소음을 귀기울여 듣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짐 내가 지금까지 소리로 알아낸 앞집의 가족구성원은 외할머니, 엄마, 어린아기, 아빠, 이모(는 사는건 아닌거 같음) 이렇게 인데어른 구성원들이 자 모두 힘을 모아 우리의 아기를 최대한 즐겁게 해주자! 라며 노력하는 느낌. 특히 노래를 자주 불러줌. 그 뭐야 토마토~ 토마토! 하는 노래가끔 집에 아기와 엄마만 있을때 엄마가 아 귀여워..! 하고 혼잣말로 작게 탄식하는 것도 들리는데 이것도 넘 웃김 그리고 할머니가 친구랑 영상통화하면서 우..우리 애기 보여줄까??!!!!! 할때 ..

일기에요 2019.07.05 (13)

소리 소리 소리

이사온 동네는 조용하다. 있는거라곤 아파트 빌라 열과 성의를 다해서 주인이 풀때기를 가꾸는 단독주택들 초중고등학교가 다임 지난 2년간 살던 게토와는 공기도 다르고 냄새도 다른데 무엇보다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떠도는 소리의 종류임 정리해 보도록 하겠음 게토 토하는 소리 쇠 자르는 소리 가래침 뱉는 소리 좆같아 좆같다고 술취한 아저씨가 울면서 외치는 소리 술취한 개저씨들 싸우는 소리 ( 전부 사투리씀. 반복되는 레파토리 : 어린노무 새끼가.. ) 술 안취한 아줌마들 싸우는 소리 ( 반복되는 레파토리: 경찰 불러 썅년아!! ) 음식물쓰레기 봉투에 안넣고 버리는 할머니들 수거업자한테 악다구니 부리는 소리 동네 노인들끼리 반갑게 인사하는 소리 아 차를 이렇게 대놓으면 어떡하냐고!! 전화로 싸우는 소리 (매주..

일기에요 2019.06.11 (8)

송해와 모친

신정때 엄마네 갔다. 엄마가 나간사이 아저씨는 신년특집 전국노래자랑을 틀어놓고 바둑을 두고 계셨고 나는 방에서 망가쇼미로 우라메시야 봄 전국노래자랑은 보다보면 몬가 소외계층 밀집지역(e.g.우리동네)에서 풍겨나오는 일종의 울적함이 느껴져서 싫어하지만 그와 별개로 송해의 진행능력은ㅆㅅㅌㅊ라고 생각한다. 온몸에 벌붙히고 나오는 참가자가 있는 프로그램 진행을 솔직히 송해말고 누가할거임 암튼 방에서 방송소리 듣다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나무위키에 송해 검색해봤더니 올해로 춘추가 91세 이시라고.. ㄷㄷㄷ 그러던 중 엄마가 현관문을 박차고 들어오더니 뭐 이런걸 틀어놨어!!! 나는 전국노래자랑이 싫단말이야!!!!! 일갈하며 채널을 돌렸고 나는 괜히 내가 민망해져서 그래도 송해는 진행을 잘하자나~라고 방에서 대답함 엄마..

일기에요 2019.01.05 (8)

간만에 꿈기록 이번 꿈의 배경은 자카르타였음. 나는 자카르타 맥도날드에서 한국말로 면접을 보고 있었는데 앞으로 자카르타 맥날이 무슬림 국가에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비전 제시를 하던 도중 점장이 워크비자 없어서 안된다고 해서 면접에서 떨어짐 그래서 맥날에서 나와 체대생 한 무리과 함께 근처 극장으로 향했는데 잘보니까 체대생들이 예전에 같이놀던 펑크족들이었음 천장이 높고 바닥이 회색인 극장이라는 곳에 도착하자 그 중 한 언니가 호루라기를 불면서 체대생 + 몰려든 군중들을 정렬시켰고 우리는 자카르타 의대에서 제공한 해부영상을 보게될것이라고 말했음 극장은 진짜 극장이 아니었고 걍 강당에 거대 빔프로젝트를 설치해둔 것이었음 사람이 워낙 많고 돗대기 시장 분위기라 미리 화장실 안가두면 나중에 힘들것 같아 강당을..

일기에요 2018.12.03 (3)

레그레이즈 플랭크 9주째

http://digthehole.com/3005중간기록애매한 운동량이긴 하지만 동기부여를 위해 씀. 플랭크는 매일 했고 레그레이즈는 주 3-4회 정도복근은 슬쩍 보이는가 싶더니 실종됨 근데 이건 걍 살이 쪄서일수도플랭크는 1분 이상 버티기 힘듬 1분 하고 10초정도 더하면 으악! 소리지르면서 쓰러지게 됨. 대신 세트를 늘릴예정 어제부터 레그레이즈 50회는 안끊고도 수월하게 됨 이것이 소소하게 기쁨. 20개 늘릴예정 밤에 침대에 누워있다가 이빨닦기 싫을때 몸 굴려서 바닥에 떨어트리고 플랭크 1분 하면 정신 겁나 번쩍듬 이빨닦고 선 김에 설거지하고 내친김에 청소까지 하고 자게 됨좋은점 또 하나는 단시간에 체온이 올라가고 그것이 꽤 오래 유지됨 (그래서 여름보다 겨울이 운동시작하기에 좋은듯) 운동이든 뭐든간에..

일기에요 2018.11.16 (3)

마트 풍경

대여섯 살 정도 되어보이는 딸래미 +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부부로 구성된 삼인가족이 과자코너에 진입 엄마: 야 다이제 어때? 추억의 다이제 아빠: 아니 이젠 나도 좀 세련된 과자를 먹어보고 싶어.. (매우 열심히 고름) 앞서가던 딸 뒤돌아 뛰어 오며: 아빠 아빠! 뽀또 먹어! 별거 아닌데 피식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란 다이제가 먹고 싶은 사람과 세련된 과자를 먹고 싶은 사람의 욕구가 뽀또에 묻혀버리는 공동체로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일기에요 2018.10.30 (2)

이사 열달째

중간 기록 1. 동네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시끄럽다는 것이다. 재개발로 인한 공사 + 싸움이 자주 일어나서인데 소음 원인 중 신박한것으로는 새벽1시-4시사이 주차장에 차대놓고 청국장 발라드를 풀볼륨으로 주구장창 틀어놓는 자가 있었다. 세번째 반복되던 날 신고했는데 경찰차가 골목에 진입하자마자 차주가 노래끄고 달아나버림. 한동안 조용하다가 며칠 뒤 집에 손님이 온날 다시 시작되어 재신고하려는 찰나 밖에 좀 보라고 해서 내다보니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엔 빙글빙글 돌아가는 디스코 라이트를 차 천장에 매달아놓고 노래를 감상하고 있길래 빵터짐. 다행히 그 후론 조용 3. 노인이 점점 싫어진다. 그놈의 젊은 사람이 좀 봐줘...!!! 추해지기 전에 죽을 권리에 대한 생각을 자주하게 됨 4. 플래카드를 망토처럼 두르고 ..

일기에요 2018.05.10 (16)

임프렉틱컬띵

수도관이 얼어서 물난리가 났다. 영하13도에 찬물뒤집어쓰고 개고생을 했는데 그 과정에 대해 적어볼까 했지만 카톡으로 이미 한차례 하소연을 쏟아내고 나니 복기할 엄두가 안남 암튼 그랬는데 일상의 구질구질함과 씨름을 한참 하고나니까 갑자기 조은게 보고싶어졌다. 마침 게시판에 벽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이야기도 올라왔길래 에드워드호퍼를 검색해서 갤럭시의 조그만 화면으로 감상함 room by the sea라는 개유명한 그림이다 한동안 내 바탕화면이였다. 호퍼그림에 공식처럼 따라붙는 외로움, 현대인의 고독이라는 수식어는 넘 지겹다. 좀 적적하긴해도 조용해서 좋잖아.. 암튼 물은 내일+@까지 안나오게 되었지만(유일하게 통화된 설비기사가 일이 왕창 밀린관계로) 마음은 좀 안정되었다. 여행중 시시한 일로 동행과 개싸우다 ..

일기에요 2018.01.13 (14)

행정

우리동네에 노점이 많다 일전에 과일사러 갔다가 과일가게 앞에 자전거를 대는데 그앞 노점 주인이 여기다 대놓으면 사람(자신)못지나다녀서 안된다고 손사레를 치길래 대던 자전거를 다시 뺐다. 근데 그러는 와중 그 옆 시계노점 아저씨가 여기다 자전거를 대는 사람이 어딨어어어 소리를 지르길래 아 지금 빼는거 안보이냐고 나도 소리를 질렀음. 둘다 소리를 지를수밖에 없는게 노점이 반쯤 점거한 좁은 도로위에 인간들은 북적거리고 시끄럽고 완전 혼돈의 카오스였기때문에.. 암튼 나는 거기서 싸움으로 소모할 에너지가 없었기 때문에 자전거를 뺐지만 맘속으론 불법좌판벌인건 자기들인데 합법소비를 하러온 내가 왜 불편을 감수하고 욕까지 먹어야 하는건가로 시작하는 짜증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버스정거장 근처엔 분식노점이 즐비하다. 파..

일기에요 2017.11.23 (4)

마약과 뮤지션

(배경: 엄마네 집) 거실로 나오니 오전의 노란 햇빛이 화초를 넘어 그림자를 드리우며 들어오고 있었다그래서 녹턴 9-1번을 들었는데 존나 조았음.. 근데 랜덤 재생 설정 땜에 담곡으로 앤드류 잭슨 지하드가 나왔고 가을아침의 고요한 분위기가 박살이 남 그래서 든 생각인데 창작물중엔 음악이 가장 빠르게 인간의 감정을 좌지우지 하는것 같다. 글은 일단 읽을 줄을 알아야 하고 읽는데 시간도 걸리고 그림은 감못잡는 사람은 영 못잡는거 같고 음악이 가장 직관적으로 인간에게 다가오는듯 글고 글은 읽고나서 계속 생각을 하게되는 등 여운이 긴편인데 음악은 곡이 바뀌는 순간 정서가 파박 바뀌어버리는게 이래서 뮤지션들이 약을 많이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딱 어느 상태로 빠르게 옮겨다 놓지만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다..

일기에요 2017.10.13 (5)

자유

고속도로 위에서 닭장차를 보았다.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닭들이 철망밖으로 고개를 삐죽 내민채 하염없이 바람을 맞고 있길래 나는 냉동실에 처박아둔 닭안심 1킬로그램과 자유라는것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자유 그런게 어딨냐 국가라는 시스템안에서 정치와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니 꼭 국가에 종속되어 있지 않더라도 태어난 이상 삶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곩 몬 중2병같은 소리냐 싶겠지만 어쨌든 사실이기때문에 여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자니 목이 졸리는것같이 느껴진다 당장 뛰쳐나가 비트의 정우성처럼 눈감고 오토바이라도 타야될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나는 사회화된 성인임으로 블로그에 글을 쓴다

일기에요 2017.09.21 (5)

여유

모양이 중고나라에서 리클라이너를 샀다. 한번 앉아봤는데 너무 말도 안되게 편해서 좀 놀랐다. 심지어 흔들의자 기능까지있음 어릴때 앞집 여자애네 집에 가면 거북이 박제 아래에 흔들의자가 놓여 있었다. 나는 그것이 부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너무나 쓰잘데기 없으면서도 사람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물건이라서.. 라바램프,흔들의자 따위의 가구들에서 느껴지는 선진사회의 여유 넘 조음 암튼 그 리클라이너에 앉아서 흔들거리고 있자니 K군이 생각났다. 어느날 K군이 어린왕자 책을 사야한다고 하길래 니가 읽게 했더니 자기 대자의 생일 선물이라고 했다. 아니 어린놈이 왜 대자가 있어 하니 K왈 스코틀랜드 거주시절 호스텔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가난한 젊은부부를 자기 집에서 살게한적이 있다고 K는 부부에게 자기집에..

일기에요 2017.06.2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