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193

밥딜런의 마력

모군이 밥딜런을 좋아한다고 하길래 너보다 내가 더 사랑한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자기 지금 머리도 밥딜런처럼 기른거라고 반박을했다. 그래서 난 돈띵크트와이스치려고 기타샀다고 하니까 자긴 밥딜런 실물로 봤다고.. 젠장 졌다 암튼 어땠냐고 하니까 완전 asshole이였다고 한다 팬미팅비스무리한 자리였는데 팬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얼굴을 가린채 지루해 죽겠다는 티만 팍팍냈다고 암튼 내내 그러다 갈때 되니까 쓰고있던 중절모를 찔끔 올리고 선글라스를 쪼끔 내리더니 양손가락으로 피융피융 총쏘는 시늉을 냈다고한다. 그랬더니 근처에 서있던 중년부인이 기절했다고함

일기에요 2017.03.12 (8)

모자

오후 4시-5시 사이에 버스정거장쪽으로 나가면 점박이 프렌치불독 한마리가 목줄없이 산책하고 있는것을 보게됨. 그리고 그 바로 뒤로 송아지만한 래브래도가 두다다 쫓아오는데 주인으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막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막대기로 탁탁 쳐가며 래브래도를 제어하려하지만 천방지축 래브래도는 말을 조뚜안들음. 셋이 걍 그런식으로 산책을 맨날 함 버스정거장 의자에 왠 캡모자가 하나 놓여있고 쪽지가 붙어있었음. 뭐라고 써있는건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고있는데 그순간 래브래도가 팍 튀어나와 나의 발등을 꾹 밟고 모자를 물어서 달아남. 할머니는 오늘도 소리를 꽥꽥지르며 래브래도의 뒤를 쫓았음 숙소와서 태국친구한테 사진을 보내고 모라고 써있는거냐 물으니 모자 가져가고 싶음 가져가세요라고 써있다고. 래브래도가 글을 읽을줄..

일기에요 2017.03.12 (2)

알몸은 무섭다

더워서 옷을 안입고 작업을했다. 날이밝아오길래 고만하자 하고 일어났는데 허리가 아프길래 문틀을 철봉삼아 스트레칭을 했다. 그러자 불꺼진 욕실의 큰거울에 몸이 역광으로 비쳤는데 상당히 기괴한 모습였다. 뭔가 기예엑 하고 달려들것만같은 그림자였음 그래서 든 생각인데 사람의 알몸은 무섭다. 야성적인데 털이 너무 없고 괴상함. 밤중에 겅중겅중 뛰어다니는 사람의 알몸을 상상해보라. 무섭지! 희한한건 팬티한장만 걸쳐도 무서움이 98%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목걸이나 신발도 마찬가지 암튼 이렇게 무서운 모습을 서로 막 보여주다니 번식의 욕구란 굉장한것이라고 새삼 생각했다.

일기에요 2017.02.22 (8)

꿈에서 무슨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해외에 있는 대학이라 비행기를 타고 가야했음 입학 추천장을 들고 몬 유럽 시장바닥 같이 쟃빛에 귀퉁이가 둥글둥글한 타일? 돌?로 바닥을 깔아놓은 광장으로 나갔는데 거기에 나처럼 해외로 나가는 애들이 많이 모여 있었음. 예전에 여행하다 만난 대만 여자애가 있길래 지금 내가 가는 학교는 어떤곳이냐 물으니 거기는 과일 대학교라고 했음. 작년에 입학한 자기 친구가 학교올때 장바구니 꼭 여섯개 이상 들고오라고, 과일 담아서 들고다녀야 되니까 라고 했다며 나에게 팁을 주었음. 장바구니를 챙겨왔던가 생각하다가 옆에 귀엽게 생긴 남자애가 있어서 말을 걸었더니 자기도 신입생이라길래 너도 과일대학가니? 하니까 자기는 힙합대학교로 간다고 해서 갑자기 과일대학말고 힙합대학이 가고싶어짐 광..

일기에요 2017.02.12 (3)

병신같은 추억

방금 뜬금없이 떠오른 추억인데 사과공장에서 일할때 사과는 버리고 씨앗을 모아두었다 매일 서너개씩 꼭꼭 씹어먹던 시기가있었다.어릴때 한숟가락씩 먹던 살구씨 기름이랑 맛이 비슷하기도 하고 알몬드같은 향이 맘에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사과씨엔 시안화물(=청산가리) 독성분이 들어있다고. 그러니까 알몬드향이 나지... 반컵정도 씹어먹으면 이승을 하직하게 된다고 하는데 별일은 없었다. 그나저나 이딴 물질의 공급을 원하던 나의몸은 스스로를 살해하려고 했던 것인가 정말 세상에 믿을놈 하나없군

일기에요 2017.01.30 (3)

셀프토쳐링 for 구정

좆나 피곤하다 종일 누워있었는데도 삭신이 쑤시네구정을 맞이하야 파티에 찾아갔다.넘나 먼길이라 망설였는데 아침에 눈뜨니까 가고싶어짐. 근데 목적지까지 4시간 가까이 걸렸다ㅎㅎㅎㅎ ㅎㅎㅎ 아니 대체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런 경우 어느 순간부터는 들인 노력이 아깝기 때문에 멈출수가 없는것이지중간에 길을 6명에게 물어봤는데 그 중 4명이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확신을 가지고 주는 바람에 삽질을 심하게 했다. 근데 사실 한명 말만 믿고(경찰서 직원이였음) 갔으면 삽질을 반만하는건데 괜히 엄한 인간들 한테 재차확인하다 망함. 이래서 조언은 전문가한테 구해야 하는것이다. 작은 소득은 하나 있었다. 삽질하는 시간이 넘 아까워서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문제를 하나 해결함강가에 위치한 파티장소는 야경이 멋진곳이였다. 엘..

일기에요 2017.01.29 (2)

오늘의 일기

키보드가 고장났다. 일전에 오작동의 낌새가 보이길래 새것을 주문하였으나 그 다음날부터 멀쩡히 잘되고 바꾼지 얼마 되지도 않은거라 새것을 반품시켰는데 마치 엿이라도 먹으라는 것처럼 출국한지 며칠 안되어 고장이 나 버린것이다. 키보드가 고장이나면 새것을 구입하면 된다.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종종 키보드를 보며 타이핑을 하기 때문에 한글이 프린트 된 키보드가 필요하다. 외워서도 칠 수 있지만 자판을 내려다 보았을때 한글이 안 적혀 있으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외국에서 한글 키보드 찾기란 의외로 쉽지가 않다. 쥐마켓 해외배송이라는 옵션이 있었지만 일주일 동안 w키를 치면 we 라고 나오는 전체주의에 경도된 미친 키보드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태국 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보았지만 한글 키보드를 판매하..

일기에요 2017.01.11 (6)

stuffed animals

족자카르타행 열차안에서 잃어버린 다소곰 이후 맘에 드는 인형이 안 나타난다 다소곰은 2007년 번다버그 구세군 샵에서 발견한 나의 여행동무로 오대양 육대주.. 까지는 아니고 하여튼 여러국가를 나와함께 여행한 갈색 곰인형이다. 이름이 다소곰인 이유는 앉혔을때의 모습이 다소곳하고 곰이라 이렇게생김 발바닥 부분에 곡식이 들어있어서 잘만 건들면 세워놓을 수 있었음 잃어버리고 나서 상실감이 상당히 컸는데 며칠전 이케아에서 대안을 발견 짜잔 귀엽게 만들려는 노력을 일그램도 안기울인 점이 넘 마음에 든다. 이름을 레밍턴이라고 지어야지

일기에요 2016.09.23 (8)

so cool

엄마네 왔다가 개쿨헌 아저씨 목격 키: 165-170 cm체형: 땅딸한 근육질헤어: 전두환패션: 회색 무지티 + 노란꽃이 프린트 되어있는 채도 100% 빨강 하와이안 반바지 + 무릎까지 올려신은 까만 정장양말 + 검정색 정장구두옵션: 테잌 아웃 커피 비꼬는게 아니고 정말 멋있었다. 가슴을 쫙 편채 마누라랑 커피컵 하나씩 들고 횡단보도 성큼성큼 건너고 있는데 온몸으로 I DON'T GIVE A SHIT 을 외치고 있는것 같았음

일기에요 2016.09.15 (2)

해맑음

경찰관 다섯명 순직한 장례식장에서 조지부시가 춤추는 영상을 보았다. 보자마자 미친새끼 크흡ㅎㅎㅎ 하게되는데 아마 대부분의 반응이 다 그렇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인간이 저정도로 머가리 빻고 해맑아버리면 화도 안나는 것이다. 유튜브 답글도 막 진지한 비판 그런건 없고 걍 쟤 high온거임 또는 이런 정박아를 우리가 대통령으로 뽑았었지 정도 사실 나도 무슬림 장례식장에서 노래를 부른적이 있다. 넘 덥고 배가부르니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었는데 옆에 앉아있던 일행이 귓속말로 유진, 닥쳐 하길래 왜? 하다가 내가 부르고 있는 노래가 하바나길라라는 사실을 깨달았음 하바나길라 = 춤을추며 기뻐하세라는 가사의 이스라엘 민요 난 춤추고 있는 조지부시의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 그에게는 그 어떤 의도조차 없었을 것이다..

일기에요 2016.07.14 (6)

얼음과 노인

홈플러스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던 중 앞에 앉은 노부부(로 추정)중 할아버지가 다 마신 콜라잔의 얼음을 생수병에 집어넣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것을 목격하였다.동남아 여행중 나도 종종 하던 짓이라 낯설게 보이지 않았는데 롯데리아의 얼음은 동남아 식당의 자잘한 얼음과는 달리 부피가 커서 생수병의 좁은 목에는 잘 들어가지 않았다. 계속 실패를 하시길래 할아버지 물 차갑게 만들려고 그러시는거면 저쪽에 있는 정수기에서 찬물 나온다고 하니까응 그건 아는데 얼음이 아까워서 라는 예상밖의 대답이 돌아옴. 이것은 흡사 매드맥스 속의 세계관이 아닌가..! 전쟁겪은 세대들은 가끔 넘 신기함..

일기에요 2016.06.30 (6)

지갑분실시 행동요령

지갑을 잃어버렸다.지갑을 잃어버리면 고통을 받게된다. 왜냐하면 맘에 드는 지갑을 찾기가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지갑은 06년 독순언니가 생일선물로 준 아메리칸 어패럴의 동전지갑에 예전에 입고 다니던 가죽잠바 소매를 덧댄 것인데 http://digthehole.tistory.com/228 다시 구입하려고 보니 절판이 되었다 제기랄.. 암튼 지갑이 없으니까 삶에 에로사항이 꽃핀다. 지갑을 잃어버렸을때의 행동지침을 정리해서 적어보도록 하겠다. 1. 즉시 카드사에 전화하여 분실신고 카드분실신고/정지는 24시간 가능하다. 상담원은 목소리가 잠겨있었지만 매우 친절했다. 마지막으로 사용한 내역을 읊어주고 그외에는 지불내역이 없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라고 말해줌. 보안카드는 따로 신고해야 하는데 카드사에서..

일기에요 2016.06.11 (6)

우편함

친구네집 우편함에 누가 숫자를 적은 종이를 구겨서 넣어놓고 갔다고 한다.그 다음에는 장미가 한송이 들어있었고 오늘 우편함을 확인하니 16g짜리 이동식 메모리가 들어있다고 하는데 이쯤되면 usb 안의 내용물이 너무나 궁금해진다. 뭐 들어 있는지 빨리 확인하고 알려달라고 했는데 남편오면 같이 확인할거라고 하길래 잠시 기다림.. 확인을 해보니 워킹데드 시즌6가 들어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도대체 어떤종류의 메시지란 말인가?

일기에요 2016.04.14 (12)

이름 저주론

이름이라는것은 마치 저주와도 같지않은가 누군가가 제멋대로 붙여버린 호칭으로 평생동안 불리워야하고 특정한 뉘앙스를 지닌 단어로 계속해서 불리다 보면 무의식중에 그 단어처럼 변하게 될거 같기도 하고..얼마전에 만난 사람들한테 이름 뜻을 물어봤는데 나무그루터기 옥돌등 몬가 희한한것들이 나왔다 그리고 이름이랑 이름주인들이랑 느낌이 너무 잘 맞아떨어지길래 이름 저주론을 다시 한번 실감함

일기에요 2016.04.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