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218

간만에 꿈 일기

귀머거리 베토벤이 내 지도선생님으로 등장 (뭘 배우고 있는지는 안나옴) 근데 내가 베토벤을 존경하지는 않았고 속으로 이 인간 귀도 안들리는데 갱년기까지 와서 짜증 존나 내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음. 그리고 베토벤이 우리엄마랑 직장동료였음 수련원(?)은 국립공원 입구 같이 초입에 시멘트로 차도가 깔려있는 산의 중턱에 자리하고 있었고 유럽의 고성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하여 지은 느낌의 노란색 건물이었음 나는 밖에서 산책하며 농땡이를 치고 있었는데 도로 옆에 설치된 스피커로 베토벤이랑 엄마가 당장 건물 꼭대기로 올라오라는 방송을 송출함 그래서 허겁지겁 건물로 올라갔는데 가는 도중에 어떤 방에 들러 내가 만든 베토벤의 일생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감상함. 클레이 애니였고 보다보니 엄청 잘 만들었길래 어 나 왤..

일기에요 2019.10.16

도토리 데굴데굴

오늘 둘레길 올라가는데 전방 이십미터 위쪽에서 나이 지긋한 할저씨 둘이 내려오다 갑자기 멈춰 서서 안내려 오는걸 목격 뭐하는거야.. 하고 있는데 경사로를 타고 도토리 두개가 떼굴떼굴 굴러옴 할저씨 둘은 내가 이길거야 내가 이길거야! 라며 아옹다옹 하고있었는데 둘이 도토리 던져서 누구게 빨리 굴러가나 시합하고 있는 거였음;;;;;;;;;; 도토리는 진짜 신나게 잘 굴러갔음. 할저씨들과 인사를 하고 좀 더 위로 올라가는데 이번엔 젊은 할머니가 손녀를 유모차에 태우고 그 경사를 올라가고 있었음. 할머니가 애기한테 귀여운 도토리를 골라 주워 쥐어주고 있었는데 애기가 도토리들을 받자마자 할저씨들처럼 아래로 다 떤져버림. 그거보고 할머니가 야 너 너무 하는거 아니냐.. 중얼거렸는데 그 장면도 귀여웠음

일기에요 2019.09.24

행복이 가득한 집 그리고 그 반대

앞집이 진짜 시끄럽다. 그 집 마당이 우리집 작은 방과 거의 붙어있다시피 한 구조라 웬만한 소리는 다 들림근데 하나도 싫은 시끄러움이 아닌게 뭔가 집이 긍정성으로 대폭발하는 느낌이라 그들의 생활소음을 귀기울여 듣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짐 내가 지금까지 소리로 알아낸 앞집의 가족구성원은 외할머니, 엄마, 어린아기, 아빠, 이모(는 사는건 아닌거 같음) 이렇게 인데어른 구성원들이 자 모두 힘을 모아 우리의 아기를 최대한 즐겁게 해주자! 라며 노력하는 느낌. 특히 노래를 자주 불러줌. 그 뭐야 토마토~ 토마토! 하는 노래가끔 집에 아기와 엄마만 있을때 엄마가 아 귀여워..! 하고 혼잣말로 작게 탄식하는 것도 들리는데 이것도 넘 웃김 그리고 할머니가 친구랑 영상통화하면서 우..우리 애기 보여줄까??!!!!! 할때 ..

일기에요 2019.07.05

소리 소리 소리

이사온 동네는 조용하다. 있는거라곤 아파트 빌라 열과 성의를 다해서 주인이 풀때기를 가꾸는 단독주택들 초중고등학교가 다임 지난 2년간 살던 게토와는 공기도 다르고 냄새도 다른데 무엇보다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떠도는 소리의 종류임 정리해 보도록 하겠음 게토 토하는 소리 쇠 자르는 소리 가래침 뱉는 소리 좆같아 좆같다고 술취한 아저씨가 울면서 외치는 소리 술취한 개저씨들 싸우는 소리 ( 전부 사투리씀. 반복되는 레파토리 : 어린노무 새끼가.. ) 술 안취한 아줌마들 싸우는 소리 ( 반복되는 레파토리: 경찰 불러 썅년아!! ) 음식물쓰레기 봉투에 안넣고 버리는 할머니들 수거업자한테 악다구니 부리는 소리 동네 노인들끼리 반갑게 인사하는 소리 아 차를 이렇게 대놓으면 어떡하냐고!! 전화로 싸우는 소리 (매주..

일기에요 2019.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