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PUNX 전시 기록
안녕하세요 유진정 입니다. 요즘 저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두 번 명상을 합니다
러닝을 할 땐 능엄주를 듣습니다. 이거 들으면 1km 더 뛸 수 있습니다
명상 시작하고 많은 것들을 끊었죠
술, 담배(최근), 기타 등등. 인연도 정리를 많이 했습니다.
이 말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말하지 않으면 저를 펑크족이라고 상상하실 수도 있잖아요.
석가모니는 함구도 거짓말의 연장이라고 설법하셨답니다.
서울펑쓰는 2003년부터 2017년 까지의 홍대 펑크씬을 기록한 사진집입니다.
7년 전 이맘 때 졸업앨범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
10일짜리 명상코스에 참여해 묵언하는 동안 생각을 곰곰히 해봤는데
이걸 만들어서 세상에 내놔야지만 졸업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가끔씩 이렇게 앨범을 펼쳐봅니다.
펑크씬이라는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배웠는지 되짚어 봅니다.
1년 동안 옷을 안 빨아 입어도 별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던가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용하지 않는 엄격한 태도 전철 속 사람들의 시선에 초연해지는 훈련 등등
무엇보다 자극추구와 중독물질을 남용하다보면
더 큰 자극만을 추구하게 되는 노예적 삶이 찾아온다는 자연의 법칙을 학습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기에 항상 감사하고 있답니다.
쓰다보니까 넘 간증같네요 간증 맞긴 한데.. 딴 얘기 해야지 이제
최근 누가 서울펑쓰 사진들을 디씨 실베에 보냈더라고요
답글들 읽어보는데 '어 뭔가 요즘 사진이랑 분위기가 다르다, 사람들 표정이랑 그런게' 라는 반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왜냐면 그땐 스마트폰이랑 SNS가 없었으니까요
스스로의 이미지라는 족쇄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던 시기였고
그래서 표정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전시를 보고 집에 돌아가 아이폰을 뿌수는 것도 한번쯤 고려해 보시길 바랍니다.. 농담이고요
와주셔서 감사하고,
너무 반사회적이지도, 병신같이 순응적이지도 않은 조화로운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2024.05.31-06.30 @Space Ant
기획 : 고을희 박정현
장소: 스페이스 앤트 @space___ant 코젤&앤츠 @kozelnants
포스터 / 핸드아웃 디자인: 신지원 @shin2vonne
사진 : 유진정
기록하지 못한 분들이 더 많고 먹고 마시는 건 바로 제 뱃속으로 들어가버려서 못 찍었지만
찾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6월 내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