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요

미안하다 미야자키

유 진 정 2018. 2. 22. 23:46

 

미야자키 역에 내려 다치바나도리로 걸어옴 (10분소요)

시내의 첫인상은 깨끗하다 넓다 조용하다

 

건물과 길이 아주 번듯하게 시공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심부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기분이 묘했음

미야자키는 한때 일본의 하와이라 불리며 신혼여행지로 명성을 누리다 오키나와 반환이후로 한풀꺾인 관광도시라고함 

가고시마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관광객들을 만난적이 거의 없음

 

길이 넓고 구획도 빤듯빤듯하게 나뉘어져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님 

스쿠터와 몽키바이크도 종종 눈에 띄였는데 이륜차 몰고다니기 아주 좋은 도시로 보임

 

 

 

 

이번에도 숙소는 아파

 

 

 

 

 

연초라고 곳곳을 전등으로 장식해 두었음

 그리고 길을 건널때마다 신호등에서 단조를 사용한 음울하고 불길한 멜로디가 흘러나왔기 때문에 우리는 빵터짐

 

 

 

 

 

보고싶은 그사람~ 무단횡단을 하곤했지~~

 

 

 

 

암튼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앞에 있는 아트센터를 가보았는데 이번엔 어디선가 피아노소리가 들려옴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니 허름한 옷차림의 아저씨가 노랑파랑색으로 칠해진 공용피아노의 건반을 두들기고 있었는데 

잘치기도 하고 뭔가 사람을 끄는 느낌이 있어 한동안 감상함 (영상들은 다음에 올리겠음)

 

아트센트 내부는 갤러리같은게 아니였고 걍 주민들을 위한 평생학습관이길래 둘러보고 바로 나왔는데

이번엔 교복을 입은 연주자가 열정적으로 건반을 내리치고 있었음

근데 한참치다가 갑자기 딱끊고 기다리는 여친이랑 이동해버림

 

동행에게 왜저러는거냐 물으니 여친앞에서 삑사리를 냈기 때문이라고 말해줌

암튼 아까 그 아저씨도 그렇고 혹시 이 공간은 동네의 숨은고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장소인가 하는 생각을 잠깐 함

공간을 둘러싼 건물벽들 때문인지 피아노 소리가 뭔 앰프라도 쓴거마냥 짱짱하게 울려퍼짐

 

우리는 젓가락 행진곡을 남들 다 아는 부분까지만 치고 밥먹으로 ㄱㄱ

 

 

 

 

 

밥집찾느라 굶어죽을수도 있을것 같길래 뽑아마신 자판기 단팥죽

꼭 흔들어 먹어야 한다 안그러면 단팥죽맛 주스됨 

 

 

 

 

 

시장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팥빵집

 

빵의 겉면이 무두질한 가죽처럼 부드럽고 당도도 적당했다

검은앙금은 다 떨어졌다길래 흰앙금만 먹은게 아쉬워서 담날 또 가려고 했는데 위치 까먹음

 

 

 

 

 

 

 

 

 

 

 

 

 

 

 

 

 

 

 

 

배고파

 

 

 

 

 

 

 

 

 

 

 

괜찮아보이는 경양식집이였지만 날씨가 꾸물꾸물한 관계로 국물있는게 먹고싶었기 때문에 패스

 

 

 

 

 

 

 

결국 첨에 선택지로 두었던 중국집에 다시 들어가 탄탄멘을 시킴

맛은 걍 딱 탄탄멘 보잘것없어 보였던 춘권이 의외로 선방. 지금까지 먹은 밥집중에 양이 가장 많은게 역시 중국집이야

 

 

 

 

 

배뚜들기면서 들어온담에 좀 자다가 일어남

동행이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들을 사왔는데 여러분 일본 편의점에서 이 우유푸딩을 발견하신다면 사먹으세요

팥빵이후로 받는 2차충격. 이것이 공산품의 맛이라니

 

이날은 넷플릭스로 헬레이저(1987)를 감상한 뒤 잠

 

여기서 잠깐 영화감상평

 

여주인공(딸말고)박근혜 닮음 포지션도 심지어 비슷

주술에 심취한 나쁜 남자의 매력에 끌려 죄를 범하다 신세를 망침

 

 

 

 

 

 

쿨쿨

 

 

 

 

 

 

 

 

다음날은 일기예보대로 비가 추적추적 내림  

 

호텔에서 우산을 빌려 어제 봐둔 경양식점으로 ㄱㄱ 사실 아침부터 경양식을 먹고싶진 않았는데

식당고르기 귀찮고 왠지 지금 안가면 영영 못가게 될것 같아서

 
 
 

 

 

들어가보니 서빙종업원들이 유니폼을 입은 친절한 아주머니들이였고 창가자리가 매우 아늑했으며

 

 

 

 

 

메뉴에 한국말이 써있는데 글씨가 귀여움. 백점!

 

 

 

 

 

물 술 차 선택지가 너무 많군

 

 

 

 

 

내가 시킨 치킨남방

미야자키의 명물로 소스로 적신 튀긴닭에 타타르 소스가 왕창뿌려져 나옴

 

 

 

 

 

동행이 시킨 함박스테이크

 

두개다 아주 배부르고 기분이 좋아지는 맛 지금보니 접시도 귀엽군 

굳이 단점을 꼽자면 곁들여저 나오는 스파게티가 장식용 파슬리 느낌임 없는 편이 나았을뻔

 

 

이날은 미야자키 진구의 신사와 미술관, 동키호테에 갈 예정임으로 밥먹고 나와 버스를 잡아탔다

다치바나 도리에서 진구역까지는 쭉 직진해서 십분정도 걸림

 

 

 

 

 

 

 

버스의 부저소리가 맑고 예쁨 서울 버스 부저소리를 극혐하는 동행이 이것을 매우 부러워했음

 

 

 

 

 

 

 

 

미야자키 진구 신사 도착 그 아오시마 신사도 그렇고 여기도 지붕장식이 칼손잡이 모양임

분위기가 꽤나 준엄한 신사인데 건국신화의 초대천황과 그 부모를 모신 일본 제 1의 신사라고

 

 

 

 

 

 

 

 

 

 

 

 

 

 

 

 

 

 

 

십엔짜리 하나 투척하고 잘먹고 잘살게 해달라고 빔

 

 

 

 

 

 

 

이 신사의 무녀는 아오이 유우 너드 버전같이 생긴 귀여운 안경소녀였다

장부같은걸 정리하고 있었는데 저기 화장실이 어디인가요 물어보자 흐헉!하고 화들짝놀람

 

신사와 연결되어 있는 박물관을 방문해보았으나 이날부터 공사시작

그러고보니 월요일이라 미술관도 휴관일일수도 있겠군 했는데

 

 

 

 

딩동댕~제기랄~

암튼 이때쯤 비가 그쳐서 공기 상쾌 + 풍경이 아름다워짐

 

 

 

 

 

 

 

 

 

 

 

 

 

 

 

고요한 주택가 벤츠많음

 

 

 

 

 

 

 

 

 

 

 

 

 

 

 

 

 

 

개창문

 

 

 

 

 

다음 목적지는 동키호테인데..

 

 

 

 

 

아니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진짜 노무현 아니냐 닮아도 너무 닮았는데

그리고 개들을 왜 지붕위에 얹어놓았는지도 미스테리 

 

 

 

 

 

도자기장식가게 앞의 몽키바이크

내부엔 아주 귀엽고 비싼 그릇들이 엉망으로 진열되어있었음 그릇좋아하는 사람들한텐 보물창고일듯

 

곧 돈키호테 도착해서 대충 먹어치워 없엘 수 있는것들을 이것저것 구입 

근데 어디서 자꾸 군고구마 굽는 냄새가 나고 머리가 너무 아팠음

 

그리고 시팔 그놈의 자동재생 오니기리 광고

에에에~?? 오니기리 고쥬에에엔??? 하이, 오니기리 고쥬엔, 고쥬엔, 고쥬엔, 오니기리 고쥬엔, 고쥬엔, 고쥬엔, 오니기리 고쥬엔 으앍

 

방문 네번째에 와서야 든 생각인데 돈키호테 쇼핑은 할짓이 아닌것 같아 입력정보가 넘 많고 폭력적인 공간이야

 

 

 

 

정신을 차리기 위해 잠시 벤치에 앉아 동행이 고른 음료수를 마심 

노란거는 두유일줄 알았는데 완전 쌩콩물이라 당황

 

 

 

 

 

 

이때부터 갑자기 심한 두통이 오길래 호텔로 돌아가 아침에 먹은 치킨남방을 모두 토하고 뻗음

여행내 평소먹는 양보다 넘 많이 처먹어서 그런거 같은데 암튼 몸이 순식간에 병신이 됨

마지막 밤이라 남은 돈 다 털어서 미야자키큐(소고기)꾸워 먹으려고 했는데 유감인것..

 

저녁 내 변기통을 붙들고 내일 비행기는 어떻게 타냐 걱정했는데 간병을 받고 처처처자고 일어나니 다행히 오후 11시쯤 멀쩡해짐

 

 

 

 

 

쿨쿨

 

 

 

 

 

 

 

 

아침이다 안토하니까 너무좋다

비행기는 오후12시쯤 출발이라 근처 구경이나 하기로 하고 밖으로 나옴

 

 

 

 

 

 

 

 

 

 

아저씨 제발 절 놔주세요

 

 

 

 

 

 

 

 

 

 

 

사진속 까마귀와 고양이의 총합은? 맞추시는 분께 제가 텔레파시로 야동 쏴드림

 

 

 

 

 

 

 

 

 

 

 

 

 

 

 

 

 

 

 

 

 

 

문연 식당이 없길래 남은 엔화는 편의점에서 탕진

 

구입목록

 

마루짱세이멘 탄탄멘(맛있음)

낫신 유부우동 (맛모름 누구줌)

닛신컵누들 씨푸드(맛있음)

우메보시(맛있음)

우메보시 삼각김밥(넘쥬아♡)

당고(넘쥬아♡)

치즈어묵

사라다김밥(걍그럼)

빵(별로)

계란샌드위치(맛있음)

등등

 

 

 

이제 공항으로 ㄱㄱ

 

 

 

 

 

결국 못먹어본 휴나가쓰는 아이스크림으로라도..

 

 

 

 

 

이륙을 기다리며 계란샌드위치를 먹음

 

아 그리고 먹으려고 했는데 못찾아먹은것들을 공항 출국장에서 거의 다 맛볼 수 있었다

왜냐면 면세점 시식코너가 넘 잘되어있음. 리얼 휴나가쓰도 있고 팥떡도 있고

그리고 백오십엔인가 남은 동전으로 동행이 눈코입 그려져있는 돌맹이를 하나 삼

 

 

 

 

 

 

집에가자~

 

 

 

 

 

 

 

이상 엥겔계수80% 미야자키-가고시마 여행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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