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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보내버리고 싶은 노래 :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

음악은 조심해서 들어야 한다. 인간의 너무 원초적인 곳을 건드리고 정서에 깊숙히 관여하기 때문이다. 그 맥락에서 요즘은 음악을 신중히 듣고 있는데 WE ARE THE WORLD만큼은 반복해서 듣는다. 일단 너무 좋고.. 노래가 사람을 일시적으로나마 친사회적으로 만드는듯 아무튼 그래서 이 곡의 메이킹 필름이 다큐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기뻤는데 이렇게 흥미롭고 감동적인 과정까지 있었을 줄은 특히 기획을 후닥닥, 녹음은 하룻밤 만에 해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상당한 충격을 받음 당연히 이런 미친 캐스팅에 갓띵곡이면 철저한 기획과 무수한 연습이 동반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하긴 질질 끈다고 꼭 좋은 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느 날 벼락같이 떠오른 영감으로 작곡한 노래가 띵곡일 수도 있는 거고 그런 점에서..

리뷰에요/움억 2024.03.17

VISLA 바벨의 진 도서관 인터뷰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유진정. 만화를 그리고 글을 씁니다. 최근 몰두하고 있는 주제는 현대인의 정신병과 명상입니다. 진 제작자 / 수집가인가? 제작자에 가까운 듯.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아끼는 진, 또는 주변과 주고받은 진이 어떤 것인지 소개해달라. 1. 츠즈키 쿄이치의 도쿄 스타일 정식출판된 사진집이지만 집요한 비주류 정신을 담고 있어서 진에 가까운 출판물이라고 느껴진다. 며 저자가 주변인들의 방을 찍어 제작한 사진집이고, 그래서 정물을 찍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펄펄 뛰는 활기가 있다. 살고 있는 거리는 방의 연장이라는 말도 와 닿았다. 절판된 책이고 너무 갖고 싶어서 블로그에 글을 썼더니 어떤 분이 중고 매물을 링크해 주셔서 구했다. 감사하게도 그다음 해 독자 분이 한 권을 더 주셔서 그건 내가 ..

만든거에요 2024.03.15

남녀는 좀 섞어 놓아야 behavior가 좋아짐

중학생 때 공학 다니다가 여중으로 전학을 간 적이 있는데 난 그때 느꼈음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조직의 집단정신병을 (그래서 두달 다니고 지룰해서 원래 다니던 학교로 재전학 감) 그렇다면 남초는 좀 나은가? 심리적 노가다를 요구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나같은 타입은 남초가 편하긴 했지만 이쪽은 수틀리면 반사회적이고 비열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나이들면서 점점 노답이라고 생각하게 됨 전반적으로 남초는 범죄적(선 넘음) 여초는 정신병적(지켜야 되는 선이 너무 많고 강요함)이라고 느낌 요새는 남초도 점점 정신병적이 되어가는 거 같지만.. 암튼 3n년 살면서 시시각각으로 느끼는 건데 남녀는 좀 섞어놓아야 behavior가 좋아짐 동성으로만 이루어진 집단들에선 각 성의 씹스러움이 극대화 되는 경향이 있다고 그..

프로스타글란딘 개쌍노무새끼

사경을 헤매다 좀 전부터 대충 사람구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유는 봄맞이 대청소하고 허리 담 걸림 동시에 시작된 두통과 구토 토를 하기 위해 담걸린 허리를 반복적으로 굽혀야 하는 상황이 매우 개같았음 물먹으면 물토하고 안 먹으면 위액 토하고 이건 마치 깡소주 세병 먹은 다음날 숙취 암튼 달리기로 물리쳤다고 생각하던 두통+구토를 다시 주기적으로 겪고 있는데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은게 증상이 항상 생리기간이랑 겹침 알고보니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개쌍노무 홀몬의 영향이었음 개쌍놈이라고 했지만 사실 생리때 자궁을 수축시킴으로써 내막의 배출을 원활하게 만드는 필요한 홀몬이긴 함 근데 이새끼가 혈액내부로 유입되면서 두통과 구토가 발생된다고,, (지금부터 생리 얘기를 할 것임으로 비위 약한 분들은 패스하3) 그래서 ..

일기에요 2024.03.13

갓성비를 추구하는 뇌의 졸속 처리법

처리해야 할 테스크가 넘나 많은 우리의 뇌는 인지적 노력을 가능한 적게 하고 싶어한다. 노오력을 안하고 틈만 나면 꼼수를 쓰려든다 이 말이다. 이용 가능성 휴리스틱(avallability heuristic)은 뇌가 떠올리기 쉬운 일은 더 자주 일어난다고 판단해 버리는 오류이다. 일전에 해외 위빠사나 명상 포럼에서 누가 지도법사님에게 ' 왜 세상에 이렇게 끔찍한 일들만 일어나는 거냐 ' 는 질문을 했더니 법사님이 ' 그건 사실이 아니고 좋은 일도 비슷한 빈도로 일어나는데 뉴스는 부정적 이슈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착각하게 되는 거 ' 라는 답을 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역시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의 예시 갓성비를 추구하는 뇌의 이런 작동방식이 주변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여성 노숙인

https://theqoo.net/square/3124553087 더쿠 - 어제 방송한 슬프고 열받는 여성 노숙인 다큐.tv 남편 폭력을 못견디고 도망쳐나옴 남편이 도박하느라 돈들고 튐 자식들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지금은 피해갈까봐 안보고 사신다고 함 발가락 10개가 다 동상걸려서 걷기도 어렵지만 서울역에서 theqoo.net 영상은 울까봐 안 봤는데 몇년 전 서울역 앞에서 한 오십살쯤 되셨을까 노숙자 아주머니를 본 적이 있음 삐죽삐죽 짧은 머리에 추레한 분홍색 스웨터를 입고 쇼핑카트에 짐을 실어가지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음 다른 노숙자 아저씨들은 무리 지어 원을 그리며 앉아있었는데 아줌마는 혼자 돌아다니고 있었음 그리고 무리지어 술마시던 아저씨 중 한 명이 아줌마가 지나가니까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고개..

시사이슈에요 2024.03.09

나 이런 사람이야

진짜 할 필요 없는 말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본인과 관계하는 상대가 알아서 판단내려야 할 문제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정의하는 말이 자꾸 튀어나오는 이유는 무언가를 숨기고 싶거나 원하는 반응이 있기 때문인데 듣는사람 상당히 피곤하게 만드는 화법임 더 근본적 원인은 성장과정 중의 결핍 등 으로 인해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거나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 즉 미성숙으로 인해 동조와 인정을 갈구하는 것인데 야금야금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할게 아니라 걍 씨원하게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을 추천 * 정체성이 아닌 상태에 대한 묘사 제외 (난 행복한 사람 -> 안물안궁 / 나 지금 행복해 -> 건전) 자기PR을 해야 하는 상황, 심리분석 등 노력 끝에 도출해낸 자아성찰 제외 https://youtube.com..

왕 쉬운 당근 쏨땀 만들기

먹다 찍어서 비주얼이 좀 그런데 걍 태국 쏨땀이랑 크게 다르지 않음 이렇게 만들기가 개 쉬울 줄 몰라서 약간 허탈함.. 이거 원없이 먹고싶어서 항공권 산 적도 있는데 준비물 당근1 양파반개 땅콩 몇개(or 아무 견과류. 난 호두 있길래 넣음) 다진 마늘 (갯수로 4개 정도) 청양고추2개 시판 레몬즙(레몬같이 생긴 통에 들어있는 거) 패퍼론치노 또는 홍고추 설탕 남쁠라 (남쁠라 이제 쿠팡에서 팜 이걸로 사셈) 1 당근을 채썬다 2 양파를 길고 가늘게 썬다 (당근 반토막 정도 길이) 3 설탕 한 숟갈에 레몬즙 남쁠라를 넣고 녹인다 (계량 안해서 정확한 양은 모르겠음 레몬즙 3 남쁠라 2 설탕1 정도? ) 4 다진 청양고추와 마늘, 페퍼론치노 3에다 투하 후 휘저음 5 채썬 당근과 양파에 소스를 골고루 붓고 ..

리뷰에요/물질 2024.03.03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 : 이 책은 생존템

모친과 아키타 여행을 다녀왔다. 노모와 함께하는 설국 여행임으로 동선을 최소화하고 숙소에 오래 머무는 방향으로 계획을 짰다. 료칸에서 해주는 밥 먹고 목욕이나 하기로 주변에는 호수와 눈밭 밖에 없는 것 같길래 책을 지참 제목은 작가는 정신분석 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쟝 샤를르 부슈 살벌한 제목이지만 고른 데에는 이유가 있음 우리가 향한 미즈사와 온천 근처엔 다자와코라는 호수가 있다. 수심이 무려 423m로 일본에서 가장 깊은, 너무나 깊어서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호수임 그리고 이 호수에는 슬픈 전설이 존재하는데.. 다쓰코라는 청순한 동네 처자가 있었음 그는 자신의 외모가 퇴색되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신사에 가서 영원히 아름다움을 유지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어디어디의 샘에 가서 물을 마시면 소원이 이..

아프면 약해지고 약하면 악해진다

https://comic.naver.com/challenge/detail?titleId=644229&no=25 롱롱데이즈 - 19화19화comic.naver.com 나도 이게 맨날 헷갈렸는데 저렇게까지 자기에게 관심이 많은데 도대체 왜???? 자기애가 약하다는 거지 하고 나르시시즘과 건전한 자기애의 차이에 대해 감을 잡게 되기까지 오래 걸렸음 자아가 손상된 상태니까 자기만 중요한 거임 그런 상태에서 추구하는 대의나 참여하는 사회운동들도 잘 보면 저항의 대상에 자신을 상처준 사람들을 이입하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분노하는 경향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보다 비난과 징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음 (e.g. 남혐여혐) 나도 이런 시기가 있었고.. 일전에 해외 명상포럼에서 Q: 자애명상 할 ..

비행기 탈 때마다 인류가 진짜

미친놈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새나 두더지를 보면서 좋겠다 부럽다 하다가 씨발 그럼 우리도 저렇게 해버리자! 하늘로 땅 속으로 막 지나다녀버려! 과격한 발상과 해낼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 정신나간 신념이.. 막 날개달고 건물에서 뛰어내렸다가 죽은 사람들 (이런 짓 하는 건 다 남자임)을 떠올리다가 결국은 해냈구나, 활주로의 스키드 마크를 보며 종뽕이 차오르는데..

일기에요 2024.02.23

와옭 스투파 너무 좋아

국립중앙 박물관 특별전 스투파의 숲 을 보고 왔다. 스투파가 뭐냐면 석가모니 사후 그의 사리를 제자와 대중들이 나눠 가진 뒤 그것을 봉납하던 탑 형태의 유물임 명상러로써 기대를 꽤 한 전시인데 정말 볼만했다. 전날 밤엔 브라이언 무라레스쿠의 를 읽었다. 고대 그리스의 신비제에서 실로시빈 류의 환각제가 포함된 맥주와 포도주를 사용하였고 초기 기독교는 그것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도발적 주장을 펼치는 책인데 이론을 확립시키기 위해 유적지로 날아가 단서를 찾아나가는 작가의 집념이 거의 추리소설 명탐정을 방불케 함 고고학과 유물 정말 사람을 홀린다. 비밀을 감추고 말을 거는 몇천년 전 과거라니 덕질하기 딱 좋은 소재 전시장에 입갤하면 팔다리가 길쭉길쭉한 사타바하나왕과 측근들의 부조가 우리를 맞아준다. 이..

리뷰에요/미술 2024.02.21

이강인과 12인의 성난 사람들

법정 드라마의 갓띵작으로 불리우는 이라는 영화가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한 이민자 소년이 법정에 선다. 친아버지를 칼푹찍해 주겨버렸다는 혐의이다. 12명의 배심원단은 이 소년을 사형시킬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불량배인 소년은 아버지와 사이가 나빴고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칼과 동일한 종류의 잭나이프를 가지고 다녔으며 살해 현장을 목격했다는 증인도 존재하는, 유죄가 거의 확실해 보이는 상황이다. 폭염 속 선풍기마저 고장나 찜통을 방불케 하는 배심원실 어서 집에 돌아가 맥주나 씨원하게 들이키고 싶은 11명의 남자들은 서둘러 유죄에 표를 던진다 그런데 이때 생각에 잠겨 있던 8번 배심원이 나선다. 어딘가 이상하지 않냐는 것이었다. 만장일치가 아니면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임으로 11명의 ..

나다 202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