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하세요
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음
신체를 훼손하거나 금전적 손해를 끼치는 범죄에 비해 가시적인 피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중범죄 취급을 받는거냐,
는 아주 유물론적이고도 천진한 의문이라 한강에 배 한번 지나간다고 티나냐 생각 좀 해보겠다고 하고 답변 준비를 시작
( 질문자는 모임에 나가서도 동일한 의문을 제기했고 너 어디가서 그런 말 안 하는게 좋겠다는 대답을 듣고 왔다고 함 )
꽤 지난 일이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했던 답을 정리해봄
---
* 강간을 엄중히 다스려야 하는 이유
- 일어나기 너무 쉬운 일이라
강간이 범죄가 아니라면 온 나라가 강간의 왕국이 될 것이고 ( e.g. 야생에서의 빈번한 강간사례 )
피해자는 자기 몸에 대한 소유권이 박탈당했다는 느낌을 받음 -> 심리적 타격을 입은 구성원과 사회전반의 공포 증가 -> 개인간의 신뢰가 무너져 공공질서 붕괴
-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 임신의 위험
(전략)심리적 타격을 입는다는 부분을 남자들은 공감을 잘 못하던데
고대로부터 인간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목숨을 거는 행위였고, 육아 역시 엄청난 리소스를 요구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여성의 성심리는 건강한 유전자를 가지고 임출육 과정 중 자신을 잘 돌보아 줄 것처럼 보이는 남성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진화해왔음
그 말인즉슨 반대의 조건을 가진 남성에게는 강력한 거부감을 가지도록 진화해 왔다는 것임
임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싸튀가 가능하고 무한에 가까운 성세포(정자)를 생산가능한 남성이 맘에 안 드는 여성과 관계했을 때 드는 찝찝함과는 차원이 다른 거부감인 것..
그러니 여자가 자신을 도구로 취급하는 인간들에게 둘러쌓여 대머리 아저씨한테 74당하다 보면 정병이 오겠음 안 오겠음?
누가 성을 파는 여성들이 망가져가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걔네들은 무의식 중에 매일 죽음을 체험하고 있는 거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함. (후략)
---
성폭행 피해 사례를 듣다보면 사건 후 피해자가 자해적 행위(폭음 폭식 리스트컷 등)을 시도하게 되는 경우가 많던데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것이 강간을 당했다고 훼손되는 성질의 것은 아니며
사고를 당했다고 해서 자기 몸을 싫어하게 되거나 수치심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피해자에게 납득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
이러면 이제 저 질문자처럼 기계적 사고를 하는 타잎들은 모순을 감지하게 될 텐데
아니 존엄성 훼손 안 된다매 근데 왜 중범죄임??? 이런 식으로
근데 세상사가 원래 그렇게 돌아가는 듯
절대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고 조건과 상황에 따라 기준을 차등적용해야만 양화가 도출되는..
법륜스님 즉문즉설 답이 왜 맨날 이랬다 저랬다 하냐 꿍시렁대는 글도 온라인에서 꾸준히 보는데
그럴 수 밖에 없고, 그래야 하는 이유도 같은 것이라 생각
유사한 맥락으로 남녀간의 성性격차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전용 임대주택 반대!!
이런 주장 역시 미성숙에서 파생된 기계적 사고라고 생각
같은 인간으로 취급하라 ≠ 성별간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음
+ 만취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남성을 가해자로 여성을 피해자로 만드는 위험한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