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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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친구(남)가 야동을 슬퍼서 못보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음
깜짝 놀라서 너 그럼 딸딸이도 안치냐??!! 라고 외쳤더니 (충격받아서 자위행위라는 교양어를 까먹음)
'친다. 안타깝게도. ' 라는 대답이 돌아옴
아무튼 이 이야기는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았고 언제부턴가 나도 야동을 안 보게 되었음. 원래 2D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제작과정이라던가 여배우의 성장환경 등에 대해 유추하다보니까 단순한 컨텐츠로 소비하기가 찝찝해짐
개인의 서사를 완전히 배제시키고 인간을 철저하게 도구화함으로써 존재하는 것이 야동 산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건 연예계도 마찬가지이긴 함
하지만 옷을 벗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과 공들여 만든 이미지를 카메라 앞에 내세우는 행위 사이에는 상당한 갭이 존재함
섹스'도' 하고 싶은 대상으로 취급되는 것과 섹스'만' 하고 싶은 대상으로 취급되는 것의 차이는 넘 큼
그리고 연예인은 사석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내려놓을 수 있지만 포르노 배우가 몸을 벗었다 입었다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후자가 받는 심리적 타격이 훨씬 직접적이고 강력할 수 밖에 없을듯..
심리적 타격을 입는다는 부분을 남자들은 공감을 잘 못하던데
고대로부터 인간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목숨을 거는 행위였고, 육아 역시 엄청난 리소스를 요구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여성의 성심리는 건강한 유전자를 가지고 임출육 과정 중 자신을 잘 돌보아 줄 것처럼 보이는 남성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진화해왔음
그 말인즉슨 반대의 조건을 가진 남성에게는 강력한 거부감을 가지도록 진화해 왔다는 것임
임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싸튀가 가능하고 무한에 가까운 성세포(정자)를 생산가능한 남성이 맘에 안 드는 여성과 관계했을 때 드는 찝찝함과는 차원이 다른 거부감인 것..
그러니 여자가 자신을 도구로 취급하는 인간들에게 둘러쌓여 대머리 아저씨한테 74당하다 보면 정병이 오겠음 안 오겠음?
누가 성을 파는 여성들이 망가져가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걔네들은 무의식 중에 매일 죽음을 체험하고 있는 거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함
물론 성산업의 수혜를 입은 여성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고
(데뷔 이전의 삶이 너무 지옥같았다거나 하는 경우)
AV나 매춘시장을 완전히 사장시켜버려야 한다는 의견에도 동의하지 않지만
(없엔다고 없어질 수 없는 성격의 산업이고 걍 음지로 스며들며 노동환경만 비참해질 확률이 높음)
어쨌든 업이 깊은 생태계라고 생각함.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임
결론: 2D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