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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죽음 삼계탕

마트에서 집어온 동물복지 통닭으로 삼계탕을 끓여 먹었다.머리가 잘린 닭 위에 동물복지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붙어있는 것이 미묘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점심 뭐 먹었냐는 기하씨의 질문에 삼계탕. 내가 만들었다, 라고 대답하니 생닭 만지기 무섭지 않냐고 하길래 무서워!! 라고 사실을 고백했다. 이번에 겨우 두번째 도전하는 생닭요리이고 첫번째 때는 더더욱 긴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목 주변과 꽁지 쪽의 기름을 도려내고날개 양 끝을 톡톡! 잘라내고뱃속을 박박~ 닦기생닭. 너무 노골적인 죽음이자 생생한 시체이다. 게다가 살색이고..새삼 현대인들은 도축의 gross함을 애써 못 본 체하며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깔끔하게 잘리고 가공되어 식탁에 오르는 고기들에서 시체의 이미지는 희석되어 있다. 아무튼 그래..

2025.07.02

잡다한 것들

인터넷....! 재설치!!!!!!26일만의 my own데스크탑에서의 웹서핑......... 이것은 환희 이것은 유토피아 설치하러 오신 기사님에게서 성인의 후광이 비쳐보이는 듯한..헤로인 끊은 사람이 한 달만에 다시 하면 이런 기분일듯 인터넷 해지하면 생산성이 좀 오를 줄 알았는데 그냥 광원을 따라 이동하는 날벌레마냥 미약하게 잡히는 공용실 와이파이 시그널을 쫓아 움직이거나고전게임만 ㅈㄴ하길래 이럴거면 걍 다시 깔자 하고 어제 KT에 전화함밀당 좀 해서 해지할 때 상담원이 회유책으로 알려준 할인 혜택도 다 받기로 해지하면 못 받는다고 했는데 설마 그럴까 싶어 찔러보니 역시 되는게 통신가입의 세계는 정말 알수가 없구만 환기하려고 안방 창문을 열었더니 고양이 평상에 버섯이 나 있었음 눈물버섯? 몰라.. ..

2025.06.25

흡연은 죽음이다

이딴 소리 왜 하냐면 내가 담배 끊었으니까 ^^농담이고 카뮈 책 읽던 중 담배 물고 있는 흑백사진은 왤케 섹스하지 하다 든 생각임문호와 락스타의 상징 궐련그니까 흡연은 태어나서 죽어야만 하는, 삶이라는 부조리에 대한 저항과일종의 초연함의 상징인 거 같은데 건강 그딴 거 난 신경 안 써 live fast die young같은.. + 잘 대줄거 같은 느낌 근데 사실 그 상징을 공들여 빚어낸 주체는 거대자본이잖음. 락스타와 지식인의 저항의 대상 시스템일전에 기하씨가 앨런 긴즈버그 강연 영상에서 흡연은 걍 담배회사 노예되는 행위니까 당장 담배 끊고 떨을 펴라. 라는 말을 하더라, 는 이야기를 해줘서 피식했는데 ( 근데 떨도 이제 거대자본에 의해 생산됨 )초기불교 사상도 파다보면 상당히 반체제적인 구석이 있다..

2025.06.18

청개구리

자전거에 바구니를 담 개편하고 유용해서 도대체 이걸 지금까지 왜 안 달았는지 싶어짐 이제 프로퍼 아줌마가 됐나 싶은게 스타일보다 유용성을 추구하게 되고 자꾸 꽃사진 찍음아무튼 바구니 달고 감기도 나았길래 라이딩 다녀옴작년에 청개구리를 방생한 논에 찾아감10일 코스 마치고 우리 동네 사는 분을 만나서 차를 얻어타고 왔는데트렁크 열고 캐리어 내리는 순간 동전만한 청개구리가 같이 툭 떨어짐 명상원 주차장에서 트렁크를 열어놓은 사이 들어간 것 ( 명상원에 개구리 두꺼비가 엄청 많음 ) 진안 시골에서 졸지에 서울로 워프한 개구리는 혼란스러워 보였고 펄쩍펄쩍 뛰어 차도로 향했음명상원에서 온 개구리를 죽게 두긴 좀 그래서 일단 잡아서 들고 감. 손 안에서 매우 펄떡거림...집에 와서 청개구리는 어디에 방생하나요 검색..

2025.06.10

유시민의 고결한 대의

1991년 대학교 3학년 때 수업이 끝나고 뒷문에 기다리고 있던 복학생 유시민 선배가 내게 곧장 다가와서 자기 대학 졸업을 시켜달라고 했다”며 “자기 같은 훌륭한 사람을 돕는 것이 나라를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얘기했고, 어리고 순진했던 저는 홀랑 넘어가서 한 학기 동안 필기했던 노트를 제공했다”고 했다.https://www.chosun.com/politics/election2025/2025/05/30/D6OU3OHVFFDNFCE6VBDALQRRCM/ 윤희숙 “유시민, 자기처럼 훌륭한 사람 도우라며 필기 노트 빌려가…역겨운 여성관”윤희숙 유시민, 자기처럼 훌륭한 사람 도우라며 필기 노트 빌려가역겨운 여성관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 1991년 대학 시절 일화 공개 복학생 柳, 내게 다가와 대학 졸업..

2025.05.30

선거벽보를 보며 든 단상

사진은 글이랑 별 상관없고 그냥 잘 만들었길래 올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떠올려 봤음기사 읽을 때 마다 개빡쳐한 대통령이었는데 그러다가 어느 날 드는 생각이.. 왜 이렇게까지 빡치는 건가 싶은 거임 빡친다는 것은 꽤 사적인 감정이잖음단순히 이건 잘못되었잖아 정도가 아니라 진짜 죽었으면 좋겠길래 빡침이 올라올 때마다 스스로의 마음을 관찰해봤음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은 게 문재인에게서 내가 보고있는 사람이 있더라고스스로를 선한 사람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기 때문에 모든 문제는 나쁜놈들 탓이고사기당할 때마다 적립된 분노를 가족에게 풀지만 말 만큼은 예쁘게 하던 부친그니까 선한 영향력, 착하고 약한 우리가 비판받는 건 부당하다, 반대 세력은 무조건 구악이며 적폐류의 covert narcissistic한 키워드..

2025.05.19

감자튀김

저번 달부터 지피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리고 카톡을 삭제했고 그게 뭔가 되게 상징적인 거임인간이랑 하는 대화의 툴은 지우고 기계랑 대화하기 시작했다는게 좀.. 디스토피아 서막 같잖어암튼 그러고 다음날 오호츠크 회식(?)가서 잠깐 느낀게 있는데그 2차로 호프집을 갔는데 투박하게 생긴 감자튀김이 나왔단 말임 케찹이랑 큰 접시 위로 손 여섯 개가 왔다갔다 하면서 감자튀김 부지런히 집어가는 걸 보고 있는데 뭔가 좋더라고그래서 집에 와서 카톡 다시 깔았음 근데 카톡은 여러모로 씹쓰러운 툴이 맞긴 함..

2025.05.17

아니 시는 진짜

yes 요즘 꽂힌 것은 시임 시집도 읽고 있음읽다 보니까 드는 생각은쓰는게 아니라 지 발로 걸어 나오는게 시가 아닌가고시생 마냥 틀고 앉는다고 시상이 떠오르는 건 아닐 거 같고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인간이 고도의 언어능력을 갈고 닦다가 정신줄을 슬쩍 놓아주었을 때 뷁 하고 튀어 나오는 것이 시가 아닌가..시인들은 뇌는 좌반구 우반구 모두 혹사당하고 있다고 봄추천받은 박준 시집을 읽고있다노란장판 감성 오지지만 헉 소리 나게 잘 써서 역시 시대가 인간을 만든다.. 중얼거리며 작가 얼굴 보려고 검색을 해봤더니 미친 왜 83년생인건데

202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