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대 초부터 후반까지 홍대 놀이터는 많은 이들의 아지트였다. 벤치 아래로 쥐가 질주하는 오른쪽 코너는 펑크족들 차지였고 중앙에선 아마추어 MC들이 둥글게 모여 랩을 했으며왼쪽의 가장 넓은 공간은 홍대를 방문하는 여러 사람들이 공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SNS나 카톡 등을 사용하지 않던 시기라 사람이 만나고 싶으면 놀이터나 가자, 하고 거기로 향하곤했다. 가면 아는 사람 한두명은 무조건 앉아 있었다. 반가운 사람일 때도 아 노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 때도 있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같은 장소에 얼굴을 아는 사람이 항상 나와 있었다는 거다.약속을 잡고 시간을 정해 만나는 만남과는 다르다. ' 내킬 때 ' 나가서 ' 그냥 ' 본다는 것이 이런 만남의 핵심이다. 시간을, 사람을 선택하는 수고를 들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