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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 백만마리

기하씨가 조카 어록 정리한걸 보내줌 조카한테 허락 안 받고 우리끼리 얘기해서 걍 올림 - 아빠 발에서 썩은 브로콜리 냄새난다고함. 자기는 식초 냄새 난다고함- 아빠 발 뒤꿈치가 깨졌다고함- 아빠가 나쁜 말, 나쁜 행동 하는건 아빠 잘못이 아니고 하느님이 아빠를 조종을 잘못해서 그런거라함. 그래서 새로운 하느님이 왔으면 좋겠다고함- 다리에 쥐가 나면 햄스터 백만마리가 지나가는 것 같다고 함- 우리는 진짜가 아니고 게임처럼 게임세상에 사는거고 누가 우리를 조종하고 있는 거라함- 외할아버지는 바삭한 부분 혼자 다 먹고, 외할머니는 생선냄새 나고, 이모(홍기하)는 온몸으로 자기를 자꾸 만져서 같이 안 자고 싶다함- 00(동생)이 발에서 피넛버터 냄새난다고 함- 아빠랑 외모를 바꾸자고 하니 아빠는 못생겼고, 얼굴..

2025.11.04

싫은 인간 덜 싫어지게 만드는 법 2025버전

싫은 인간을 떠올림그 인간이 침대에 누워 이불 뒤집어 쓰고 목만 내놓고 있는 장면을 상상함 그럼 덜 싫어짐 요즘은 이렇게까지 해야 될 만한 대상은 없지만.. 대비용 https://digthehole.com/2509 싫은새끼 덜 싫어지게 만드는 법싫은 새끼를 떠올림싫은새끼가 지구 어디 한구석탱이에서 숟가락으로 우적우적 밥처먹고 있는거 상상함 그럼 덜 싫어짐digthehole.com

2025.11.02

지리산 성중종주 3일차 - 쓰레기와 인간

옆자리 아주머니들이 2시 20분에 짐을 싸길래 덩달아 깨버렸다.명상 한시간, 눈감고 한시간 누워 있다가 주방으로 향했다. 대령님 주도 하에 간단한 브리핑깐돌(나)님이 선두에 서고 무릎이 아픈 대표님이 두번째 (알고보니 부상으로 연골이 거의 없으시다고)박사님1,2가 세번째맨 후방은 대령님이 맡아서 오르기로남은 재료를 탈탈 털어 강력한 커피를 끓였다. 대표님이 지고 올라오신 거대하고 무거운 보온병에 넣어 천왕봉에서 마시기로헤드랜턴 키고 오전 5시쯤 천왕봉을 향해 출발 배낭 없이 오르니까 너무 편함그런데 배터리 점검을 안 하고 왔더니 랜턴 불빛이 점점 흐려진다. 뒤에오는 분들의 손전등 빛에 의지해 걸었다. 근두운 주차장 혼자 온 저 분은 저 위치에서 사진을 몇 장 찍더니 천왕봉 안 찍고 바로 ..

2025.10.05

지리산 성중종주 2일차 - 난 고독하려고 왔는데

아침이 밝았다. 잔반통을 노리고 담비가 왔다. 오트밀 한사발 끓여먹고 다시 출발. 비가 그치니까 마음이 여유로워져서 식물 구경하고 사진 찍으며 천천히 이동 이건 멸가치 투구꽃아름답지만 독초임. 뿌리가 바로 그 사약 재료 부자. 예민한 사람은 만지기만 해도 붓는다고 함 이 또한 김전일 스러운 소재.. 꽃말은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 요정같은 모습의 애이끼버섯 벽소령 대피소의 호화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다시 발걸음을 떼니 뷰 비슷한게 보이기 시작 십계를 든 모세가 오를 것 같은 형제봉. 자연이 빚은 조각들은 정말 장엄하지 않은가 곰버벨~ 곰버벨~ 세석대피소 다가오네~ 형제봉 지나서부터 날이 확 ..

2025.10.04

지리산 성중종주 1일 차 - 비바람과 김전일

고요한 소리 역경원에서 콜택시를 타고 노고단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중간에 기사님이 길을 한번 잘못들고 나는 노고단 게하가 노고단 근처인줄 착각해서 에로사항이 있었다. 노고단 게스트 하우스는 노고단(성삼재) 코 앞에 있지 않다!여기서 성삼재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이다. 1. 아침에 버스를 타고 구례공용터미널로 가서 화엄사/성삼재행 버스 탑승(3천원) 금토일 주말 or 성수기에만 가능 2. 게하의 픽업서비스 활용. 이건 안 되는 날도 있으니 도착전 미리 예약하거나 해야함 3. 콜택시 (5만원 전후) 계획은 1이었으나 이날은 공교롭게도 구례에서 아이언맨 대회가 열리는 날이라 버스가 죄다 운행중지된 상태였다. 게하도 원래 선수들만 묵게 하는 상황이었으나 예약 플랫폼 한 군데가 실수로 창을 열어놔서..

2025.10.04

지리산 성중종주 2박3일 짐 싸기 + 디브리핑

곰은 못 만났고 머리에 혹이 하나 났지만 (대피소 천장에 박았음)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돌아왔다. - 코스와 소요시간 -9.28 (일)05:00 노고단 게스트 하우스에서 기상. 명상 / 식사06:50 성삼재로 출발 대략 50분 소요 (콜택시) 08:00 성삼재 편의점에서 새우탕면 후다닥 먹고 출발 - 비 ㅈㄴ와서 노고단,반야봉 다 패스 14:05 연하천 대피소 도착. 옷 말리고 늦은 점심 식사18:00 명상19:00 저녁식사21:00 취침 9.29 (월)05:00 기상 / 명상 06:10 식사07:45 출발 13:00 세석대피소 도착. 점심식사,휴식 1시간14:00 출발. 중간에 촛대봉에서 휴식16:15 장터목 대피소 도착 18:00 저녁식사20:00 명상 / 취침 9.30 (화)02:20 옆자리..

2025.10.03

탑골공원 바둑 금지에 대한 단상

2000년대 초부터 후반까지 홍대 놀이터는 많은 이들의 아지트였다. 벤치 아래로 쥐가 질주하는 오른쪽 코너는 펑크족들 차지였고 중앙에선 아마추어 MC들이 둥글게 모여 랩을 했으며왼쪽의 가장 넓은 공간은 홍대를 방문하는 여러 사람들이 공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SNS나 카톡 등을 사용하지 않던 시기라 사람이 만나고 싶으면 놀이터나 가자, 하고 거기로 향하곤했다. 가면 아는 사람 한두명은 무조건 앉아 있었다. 반가운 사람일 때도 아 노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 때도 있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같은 장소에 얼굴을 아는 사람이 항상 나와 있었다는 거다.약속을 잡고 시간을 정해 만나는 만남과는 다르다. ' 내킬 때 ' 나가서 ' 그냥 ' 본다는 것이 이런 만남의 핵심이다. 시간을, 사람을 선택하는 수고를 들이지 ..

2025.09.19

곰루라기

지리산에 갈 거다. 곰이 두렵다. 호루라기를 샀다.방울이 더 효과적일 거 같긴 하지만 티타늄 호루라기가 갖고 싶었다. 2박3일 동안 짤랑거리는 방울소리를 듣고 싶지도 않고 십여년 전 반달곰 복원하시는 전직 사냥꾼의 숙소에 묵었었는데지리산이 곰 살기에 꽤 좋았는지 지금은 개체수를 좀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곰의 습격을 받은 뒤 흐려져 가는 눈으로 ' 그 때 그 숙소가 복선이었어... ' 중얼거리는 장면을 떠올리다 지리산에서 곰 만나 죽을 정도면 그건 그냥 죽을 팔자라는 생각을 했다. 알레스카에서 불곰이 무스를 먹는 장면을 봤다는 분의 이야기도 떠오르는데고기가 크니까 다는 못 먹고, 매일 같은 장소로 와서 무스를 조금씩 파먹었다고 한다. 무스가 점점 작아지는 딱 그만큼 불곰이 살쪄가는 모습이 귀여웠다고...

2025.09.16

논바이너리와 MBTI

그래서 그 논바이너리랑 트랜스에 대한 의견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어요?음 미국에선 못 말할 거 같은데. 린치당할 거 같아요ㅋㅋㅋ아 근데 내가 최근에 영상을 하나 봤어. 9gag 갔다가.. 그 무슨 대학 강의실에 되게 전형적인 블레이저입고 턱수염 난 안경 백인남자가 강의하러 온 상황이고제목이 뭐 선생에게 침을 뱉기 위해 트랜스 학생이 마스크를 벗는다? 이런 포스트였거든요 아무튼 백인남자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막 뱃살 튀어나오고 피어싱 하고 검은 옷 입은 FTM 트젠이 괴성을 질러,그리고 그 뒤로 막 또 까만 옷 입은 퀴어친구들이 팔짱 끼고 병풍해주고 있고.. 나 그런 거 예전에 펑크 씬에서 많이 봤는데..아무튼 걔네들 표정 다 완전 자기 지금 영웅이야. 영웅적 행위를 하는 중이야. 근데 솔직히 너무 다..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