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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녀들 쉽게 돈 번다고 분노하는 남자들 볼 때

드는 생각 매춘이 그렇게 적은 노력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달콤한 일이라면 왜 그들은 모친과 누이에게 그것을 권유하지 않는단 말인가 이렇게 말하면 거센 반박이 돌아올 것이다. 매춘이라는 일이 얼마나 더러운 것인지, 왜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하는 행위인지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러면 이제 모순이 발생한다. 더러운 일을 하고 사회로부터 증오와 멸시를 받아가며 소득을 챙겨가는 사람이 돈 쉽게 번다고 욕먹는건 뭔가 이상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매춘은 더러운 일이라기 보다(진짜 더러운건 코인세력 등이라고 생각) 그냥 존ㄴㄴ나 힘든 일임 정신과 육체의 건강, 안전의 위협, 미래의 여러 가능성, 사회적 비난 등 다방면의 리스크를 수익과 교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쉬운소득(?)을 올리는 매춘여성에 대한 ..

2023.04.13

폴리아모리에 대한 담화

카톡용량 정리하다가 몇년 전 틴더남과의 대화를 복기함 해외에서 연구하다 들어온 총각이었고 본격 대화 시작 전 학벌의 과시를 느껴버리는 바람에 보사삭되고 말았지만 토론 자체는 인텐스하고 재밌었음. 똑똑한 사람이랑 이야기하니까 나까지 똑똑해지는 느낌 (전략) 상대: 폴리아모리는 모노가미와 결혼했을때 행복도가 떨어질 것이다. 커플이 둘 다 폴리아모리인 경우 이상적 관계가 가능하지 않을까 나: 뇌화학물질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도파민형 인간은 도파민형 인간과 맺어진다는 소리다. 충동적인 두 사람이 한공간에 존재할때 재미는 있겠지만 그것이 과연 결혼이라는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까? 두 폴리아모리의 조합이 이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이유이다. 상대: 60억 중 가장 잘 맞는 2명을 ..

2023.04.02

미니어처 매너티

난 당신이 좋았어 동네 하천을 산책하던 날 흔들리는 수초들을 보면서 당신은 여기에 미니어처 매너티가 떠다녔으면 좋겠다고 말했지 헤어지고 한참 뒤 뜬금없이 그날이 떠올랐어 왜 하필 미니어처였을까가 궁금해졌는데 당신이 무의식적으로 하천의 깊이와 넒이를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어물론 내가 당신의 무의식까지 어떻게 알겠냐만은 나는 독선적인 편이니까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당신과 같이 먹고 자고 하는 날들도 좋았어아무리 무의미하게 하루를 죽여도 신이나서 직장에서 돌아오는 당신을 보면 그 하루는 사실 죽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졌지뻥쳐서 미안해아이를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애초부터 없었어. 경제적 상황 나이 그거 다 핑계야. 사실대로 말하면 차일까봐 생기면 낳겠지라는 둥 매정하지 않은 척 했어 당신이 마음..

2023.03.28

캘리포니아 연구회

캘리포니아 연구회는 한국적 정신병을 지양하고 에피쿠로스적 건전함을 지향한다. - 모든 인사는 포옹으로 대체된다. - 그 어떤 제안에도 자유가 있다. - 그 어떤 제안의 거부에도 자유가 있다. - LGBT문화를 적극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 - 정치적 지향성을 이유로 인간을 평가하지 않는다 - 연령의 고하를 이유로 관계의 우열을 설정하지 않는다 - 폭음, 폭연, 지나친 디지털 기기 사용 등을 멀리하며 절제의 쾌락을 추구한다. - 노을을 본다 - 햇빛에 피부를 노출한다 - 오렌지 주스를 마신다 - 예술과 자연을 사랑한다

2023.03.27

리버럴 시인 김수영의 일생

김일성 만세'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 밖에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장면이란 관리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 밖에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

2023.03.14

타인의 성은 왜 불편한가

누가 나한테 자신의 생식기관이나 생리 등에 대한 얘기를 하면 은은하게 빡침그리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건 항상 여자들임남자인 친구들은 섹스섹스뷰지뷰지 거릴지언정 자기쥬지 얘기는 잘 안단말임눈 앞에 있는 사람 성기 얘기를 듣는게 얼마나 꺼림칙한 일인지 알고 있어서 그런듯그래서 여자들은 왜 저런 얘기를 굳이 남한테까지 하는 걸까 생각해봤는데보는 성(남)과 보여지는 성(여)의 차이도 있겠고 위의 예시처럼 여자 형제가 있거나 여초환경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들일수록 저런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음그리고 성적으로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여성들일 수록 남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얘기를구체적으로 하는 경향도 있는 거 같은데 그게 내가 느끼는 좆같음의 정체인듯예전에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던 여성이 만날 때마다..

2023.03.07

예술하는 새끼들이 뭐가 그렇게 잘났어

이 말은 내가 H와 헤어져야겠다고 결심한 날 들은 말인데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연극하다 입시강사로 전업한 동기 S와 이공계 교수였던 H, 나 이렇게 셋이 H의 집에서 술을 마시며 저 뮤직비디오 참 잘 만들었네 못 만들었네 류의 잡담을 하던 중 등장한 발언이었음 전혀 격앙된 분위기는 아니었고 평범하게 마시던 자리였는데 만취한 H가 뜬금없이 상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며 " 예술하는 새끼들이 뭐가 그렇게 잘났어! " 를 외쳤고, 찰나의 정적이 흐른 뒤 S는 이 새끼 병신이네 야 이런 새끼랑 만나주지마. 라고 일갈한 뒤 퇴장 나는 너무나 쪽팔렸기 때문에 팔짱을 끼고 서서 H를 노려보았고 그러자 그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라며 오열하다 쓰러져 잠듬 당시엔 너무너무 속상했는데 지금 복기하다보..

2023.01.31

거인 정주영

알라딘 뒤지다 찾음. 태어나서 처음으로 읽은 단행본 만화책임 1992년 초판이 발행되었고 정주영의 대선 홍보자료로 무료로 배포되었다. 그 전략은 당시 아동이던 나에게 직격으로 먹혔는데 이걸 읽고 엄청나게 감동해버린 나머지 주변의 어른들에게 정주영에게 한 표 주십사 선거운동을 하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만화라는 매체의 성격에도 매료되었다. 그 전까지 읽던 그림책이나 소설책과 비교가 안되는 파괴적인 전달력이라고 생각했음 아무튼 다시 구해놓고 실망할까봐 읽는 걸 미루다가 며칠 전 용기를 내어 완독했는데 다시 한 번 개같이 감동해서 앞뒤로 구른 뒤 정주영 개짱을 외치고 추모 페이지 들어가서 사진 찾아 봄 하지만 역시 어른이 된 뒤 읽으니 비판할 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예를들어 책 내내 본인 성공의 비결은..

2023.01.23

지나의 추억

지금으로부터 십수년 전 호주의 모 지역에서 브로콜리 농사를 짓던 때 있었던 일이다. 아시안이라고는 나 하나뿐인 깡촌이었는데, 어느날 일하던 농장에 지나가 등장했다. 아몬드 같은 땅딸한 체형에 양갈래 머리를 한 삼십대 초반의 한국여자였다. 나는 당시 워홀 막바지 귀국을 준비하던 중이었고, 그동안 국적과 언어를 공유한다고 해서 친밀감을 느끼게 되진 않는다는 사실을 학습한 상태라 딱히 반가운 만남은 아니었다. (그리고 호주에서 만난 양갈래 머리를 한 삼십대 여자는 모두 사이코였다)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나는 지나가 불편해졌다. 말이 너무 많았고 말의 대부분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지루한 장광설로 점철되어 있었다. 지나는 한국이 정말 싫고, 호주에서 살 작정으로 떠나온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밤에 소변을..

202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