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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이라는 죄 - 콘클라베 (스포없음)

https://c-straw.com/posts/5862 확신이라는 죄 - 콘클라베 (스포없음)수년간 교황청에서 봉사하면서 제가 그 어떤 것보다 두려워하게 된 죄는 확신입니다. 확신은 화합의 가장 큰 적입니다. 확신은 관용의 가장 치명적인 적입니다. 믿음은 의심과 함께 존재합니다.c-straw.com 중요한 이야기 했으니까 이제 영화 본 뒤 든 단상들이나 정리해 봄 - 선대교황 임종 후 성 마르타의 집 봉쇄되는 장면 너무너무 밀실살인 추리극 인트로 같길래 긴장타기 시작함 ㄹㅇ 누구 한 명 죽어나갈 줄 알았음 그래서 영화 끝까지 조마조마하면서 봤는데 점잖으신(흠 하나씩은 있지만) 추기경님들을 너무나 세속에 찌든 눈으로 판단했구나 싶어짐 -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유력 후보 아데비시 추기경이 스캔들로 문책 당하..

리뷰 2025.05.17

지선생과 단어공부

팟캐 듣다보니까 일상에서 잘 안 쓰는 단어들은 문맥과 눈치로 때려짐작만 하고 있는 거임 예를 들어 resilience는 그냥 끈질기고 강한 이미지 같은 걸로만 기억하고 있고 명확한 뜻을 찾아본 적이 없더라고그래서 지피티랑 단어 퀴즈를 시작했는데 아무리 따져도 승질 안 부리고 설명 잘 해줘서 젊고 성격 좋은 선생님이랑 공부하는 기분임프롬프트는 중상급 수준 (고급으로 해달라고 했더니 듣도 보도 못한 아카데믹한 단어들 내주길래 시껍하고 조정)신문기사 등에서 자주 쓰이는 포멀한 단어로 내달라고 했고 오늘부터 슬랭도 추가하니까아는 단어 서너 개, 아리까리 하거나 모르겠는 단어 한두 개 대충 이런 식으로 문제가 나오는데 복습용으로 괜찮은 거 같음그리고 그날 습득한 단어 지피티한테 말해놓고 나중에 퀴즈할 때 넣어달..

리뷰 2025.05.17

유튜브는 왜 맨날이럼

우측 하단에 나오는 리스트 첫번째 두번째는 맨날 썸네일이랑 제목이 이상하게 뜸 주식 잘하게 생긴 픽시즈..https://www.youtube.com/watch?v=1fr1iyhkyVs 오랜만에 듣다가 56초 존 트라볼타 속눈썹 그림자 보고 영화를 너무 많이 보면 안 될거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너무 많이 보면 머릿 속이 현실이랑 점점 유리되어갈 거 같음 시네필들은 어떻게 살고있는거지

리뷰 2025.05.15

봄은 미친 계절

저는 봄이 무섭습니다. 겨우내 참아온 수억의 생명들이 땅을 박차고 뛰쳐나오는 시기광기에 가까운 그 활기 속에 파묻혀 있다보면 문득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 생명들은 모두 죽음을 향해 맹렬히 돌진할 예정이니까요. 그런 엄연한 진실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저 기세, 치기어린 태도라니 놀랍지 않습니까.조증에 걸린 광인의 표정, 버블말기 일본의 화려함 뒤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감과도 같은 것이 이 계절 속에 존재합니다. 공포는 무의식 속에 묻어두고 있을 때 가장 찝찝한 법이죠 예민한 문인들은 봄의 불안한 흥분 속에 죽음을 끄집어내 시상으로 삼곤 했습니다. 세 편의 시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첫번째는 T.S. 엘리엇의 황무지 입니다. 너무 유명하고 긴 시이니 중간에 자르도록 하겠습니다. 황무지 ..

리뷰 2025.04.04

넌 왜 그러고 사는거니 - 더 와이어

고등학생때 친구와 지하보도를 걷다 노숙인과 마주친 적이 있다. 길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옷이 갈색 때로 뭉개져 가죽 같아 보였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드레드락이 오금까지 드리우는 검은 얼굴의 노인이었다. 친구는 치를 떨었다. 저 대사는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는데 그 이유는 친구의 발언으로 인해 내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성격이 밝아서 같이 있을 때 즐거운 친구였다. 안정된 가정에서 자랐고 씀씀이가 호방했다. 당시 나는 부모님의 이혼과 가계경제의 몰락 등으로 고통스러운 사춘기를 보내는 중이었다. 부친이 주먹을 휘두를 때면 가출을 감행하기도 했다. 집 없는 사람의 처지에 이입을 하다보니 노인에 대한 혐오를 퍼스널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복하게 자란 십대소녀에게 노숙인의 처..

리뷰 2025.03.24

행복하면 사람을 어떻게 죽이겠어요 - 제너레이션 킬

불합리한 명령을 따라야 할 때 우리는 열받는다. 우리의 인지체계는 부조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부조리를 따르는 것은 곧 생존에 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조리를 견뎌낼 수 있는 상황은 존재한다. 확고한 목표, 대의가 존재할 때 그렇다. 사소한 부조리는 거대한 목표 아래 그럭저럭 감내할 수 있는 것이 된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목표가 맛이 가 있다면?( 전문 ↓ )https://c-straw.com/posts/5387 행복하면 사람을 어떻게 죽이겠어요 - 제너레이션 킬 : HBO TV문학불합리한 명령을 따라야 할 때 우리는 열받는다. 우리의 인지체계는 부조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부조리를 따르는 것은 곧 생존에 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조리를 견뎌c-straw.com

리뷰 2025.02.19

동방정교회 수도사들의 캐롤

어두운 밤에 (잠든 예수님) V temnuyu nichku, В темнуу нічку (Спи, Ісусе)이 영혼이 담긴 캐럴을 듣고 울지 않고는 가사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캐럴은 예수의 탄생을 묘사하며, 성모 마리아가 그의 운명에 대한 자장가를 부릅니다. 성모 마리아는 예수가 자라서 세상에 나갈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그를 믿을 것이라고 노래합니다.마리아는 예수가 세상을 죽음에서 구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전에 그녀의 새로 태어난 아들 예수가 골고다에서 죽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중략)그리고 이 캐럴에서 그녀는 아기와 창조주에게 그가 이미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노래합니다. 그는 자라서 자신이 창조한 세상에 진실을 가르칠 것이고, 자신의 창조물과..

리뷰 2025.01.30

합창의 기능은 초월

아주 우주로 보내버리는구만..  떠오르는 단상 정리- 춤과 노래의 기원 : 자신을 초월해 더 거대한 존재와의 합일을 꾀하는 제례이자 놀이- 중세시대 음악감상 -> 특권계급의 사치재 / 원시시대 음악감상 -> 보편적 의식 / 현대의 음악감상 -> 개인적 취미- 듣고 싶은 노래를 듣고 싶을 때 들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일 (그래서 감옥에 갇힐 상황을 가능한 피해야 됨)-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 초/중/고/대/지역 커뮤니티에 계절별 합창 프로그램 무적권 집어넣음곡은 비언어적인 것이라도 상관없고 민족 애국 이런 분리를 조장하는 가사 절대 안됨무적권 전지구적 전우주적 쌉보편적 영적 메시지여야됨 5세 이상 전 국민이 다 참여해야되고 노령 장애 이런거 안 봐줌 청각장애있으면 율동이라도 해야됨그리고 올림픽처럼 범세..

리뷰 2025.01.29

정선근 백년목 파오뿔한 인류애가 느껴짐

이드페이퍼 초창기에 누가 정선근 목 운동법 링크를 올려줘서 간간이 했는데간간이만 했고 스마트폰 처처처보니까 결국 과보가 찾아옴어느날 갑자기 관자놀이랑 뒤통수 전면에누가 전기고문 버튼 연타하는 거 처럼 찌리링찌리링 미친 통증이 24시간 반복되는 거임 진통제는 1도 안 듣길래 통증의학과에 갔음. 약주고 도수치료 받으라 하길래 받고 옴도수치료... 만약 1주일에 한번씩 도수치료 or 섹스를 할 수 있는데 둘 중 하나는 평생 포기해야한다면 섹스를 포기하련다 뭐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는데문제는 효과가 없음그래서 다음 회차 취소하고 직접 웹을 뒤짐 그러다 후두 신경통이라는 항목을 찾았는데 그래 이거야 이거 동네 잘 한다는 신경과 찾아가니 후두신경통 맞고 일자목 착착 진행 중이시고 염증이 눌린 신경을 건드려..

리뷰 2025.01.23

도탑다. 모으는 사람의 공간

(중략)나가면서 서귀포에서 방문한 조가비 박물관과 중남미 문화원도 떠올렸는데비주류 소재에 대한 개인의 열정이 임계점을 넘으면 사회와 공유를 하게 되는 것이 수순인듯그래서 개인박물관은 즐겁다.한 사람의 세계에 잠시 초대받은 느낌 https://c-straw.com/posts/2046 '도탑다' 모으는 사람의 공간 : 비주류 사진탐방2을지로 도탑다에 다녀왔다. 두번째 방문 도탑다의 존재는 작년쯤 알게 되었다. 인스타 피드에 올라오는 게시물들 중 관심사가 겹치는 게 많길래 한번 가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운영하시c-straw.com

리뷰 202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