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50

쉽지는 않지만 - 가능한 사랑

일단 캐릭터 소개부터 스포 많음 안 본 사람들은 보고 읽으셈안미옥 (전도연)설경구의 부인이자 소규모 공장 정직원 시골에서 상경해 잠 못자고 미싱 돌리다 군대 휴가 나온 동네오빠 설경구의 박력에 이끌려 결혼까지 감 소녀같은 감수성을 지니고 있고 눈물이 흔한 여린 모습으로 묘사됨근데 사실 기존쎄 외유내강 게임체인저임 후반부로 갈수록 카이저 소제급의 암약을 펼침 최호석 (설경구) 감정을 다루는데 어색하고 무뚝뚝한 블루컬러 사나이 내성적이고 요령 없지만 사람을 좋아함 노조 시위 중 경찰에게 멍석말이 당하고 두들겨 맞는 자신을 버리고 달아난 동료들이 정의와 연대를 부르짖는 모습을 지켜보며 점점 반사회적이 되어감 영화 내내 대형 사고를 칠 것만 같은 위태로운 분위기를 풍겨 관객을 두렵게 만듬 최철 (정섶) 둘..

리뷰 2026.10.12

도서관에 진심인 도시 전주 (feat. 꽃싱이)

가을. 독서의 계절이다미치광이 같던 더위가 끝나고 이쯤부터 두뇌가 좀 기능을 하는 듯 그 김에 전주에 다녀왔다 한옥마을 전동성당 이제 지겨움으로 도서관 투어를 돌기로 함 전주가 알고보니 특색있는 도서관 인프라를 갖춘 책의 도시라고 동선을 짜던 중 전주 공영자전거 꽃싱이의 존재도 알게됨 따릉이 전주 버전인데 대여소는 많지 않지만 따릉이처럼 한 시간에 한번씩 파킹해서 연장하는 방식이 아니고 타고 싶은 만큼 타다가 영업시간(봄 가을: 09:00-18:00)내 반납하면 되는 시스템 그래서 타봤는데전주 자전거로 다니기 상당히 괜찮은 도시네요 1. 거의 평지 2. 주요 장소(객사,남부시장 등)들이 10km 이내에 모여있고 전주천 가까이 위치해 있어 자전거 도로로 이동하기 용이 3. 꽃싱이 대여소는 유인으로 운영되..

리뷰 2026.10.09

괴작 미스틱 리버 (스포많음)

클린트 이스트우드 전성기 띵작이라는 미스틱 리버를 봄장르도 내용도 모르고 시작했다가 초반부 넘 무서워서 옆사람 부둥켜안고 으아아아아아앍않되!! 를 외침일단 재밌긴 함. 재밌긴 한데.. 마지막 5분이 넘 괴상해서 리뷰씀줄거리 지미 숀 데이브 셋은 동네 친구. 이중 지미가 젤 못돼처먹음골목에서 공치고 놀던 세 꼬마는 지미의 제안으로 공구리치던 보도블럭에 지들 이름을 새기다가 경찰아저씨한테 딱걸림경찰아저씨 젤 멀리 사는 데이브 경찰차에 실고 니네 집 가서 모친을 만나봐야겠다고 함그러나 허구헌날 사건사고가 터지는 흉흉한 동네에서 꼬꼬마들이 낙서좀 했다고 가정방문까지 할 경찰은 없음그들은 경찰사칭 소아성애자였던 것데이브는 4일동안 강간당하다 겨우겨우 탈출하고 범인들은 잡히지만 세 친구의 사이는 멀어짐 시간이 흘러..

리뷰 2026.09.15

변방의 관찰자 - 내향도, 외향도 아닌 이향인

(전략)그니까 결국 억지로 다른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 스스로를 수용하라는 얘기인데 사실 너무 당연한 말이라 MBTI, 퀴어, 신경다양성 운동 등의 흐름을 타고 등장한 일종의 정체성 마케팅이라는 느낌도 든다. 실제로 저자는 개인이 스스로에게 정체성을 부여하는 행위를 적극 찬성한다 정신건강적 측면에서 사회가 정해준 정체성에 스스로를 가두어 가며 고통받는 것 보다 그 편이 낫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목을 읽으며 우울증을 너무 병리적으로만 해석하면 환자가 잘 낫지 않는다, 우울증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삼아버리기 때문, 이라는 이야기가 생각났는데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이향인이라는 새로운 틀에 가두는 것이 과연 고통의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복잡하고 유동적인 인간을 너무 하나의 유형으로 퉁쳐버리고 마는 것..

리뷰 2026.09.02

믿고싶은 자 믿게하라, 진정한 사기꾼 쿠마레

..그리고 여기 타락한 구루들과 무지성 추종자들에게 질릴대로 질린 청년이 있다. 그의 이름은 비크람 간디 (중략)이에 간디는 구루와 추종자들의 실체를 만천하에 폭로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스스로 가짜 구루가 된 뒤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그 계획을 이행하기로 한다. 그의 구루네임은 - 스리 쿠마레 (의미불명) 간디는 인도로 건너가 영적지도자들을 만나 그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성자라고 불리우는 이들 특유의 태도를 익히고, (눈을 오래 맞춤, 말을 느리게 함) 교리와 헛소리들을 잔뜩 듣고 다리를 쭉쭉 찢어가며 요가를 수련한다. 일년 후 긴 머리와 수염, 그리고 고용된 미녀 제자 둘과 함께 아리조나주 피닉스로 건너온 그는 할머니의 인도억양을 따라하며 제자들을 모집하기 시작하는데 이런, 생각보..

리뷰 2026.09.02

아이고 애쓴다 - 마틴 파

(전략)이 공간엔 아주 편안한 소파가 놓여져 있었는데 나올때 보니 협찬품이었고 이런 광고가! 계급상승의 욕구에서 파생된 소비문화에 대한 냉소적 시선을 하이엔드 리빙브랜드 소파에 앉아 감상 킹능한 이 놀라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기획된 아이러니라고 생각하면 재밌고 아니라면 웃긴데 기획된 척 하는 진심인 거 같아서 좀 구리다는 생각도 듬(중략)나는 마틴 파가 사진 속 욕망의 주체와 부산물들을 진심으로 혐오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함 오히려 상스러움에 대한 강렬한 애호가 느껴지는 지점이 있음 정말 싫어하면 이렇게까지 집착할 수 없기도 하고.. 근데 그가 거짓말쟁이라고는 생각함 걍 모든게 ㅈㄴ 웃기고 미쳤다고 생각하는 듯. 뭔가 되게 사춘기적 감수성이 있음 그래서 그런지 인터뷰를 잘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저는 ..

리뷰 2026.08.22

부처님은 왜 걸어야 했나 - 국중박 어메이징 타일랜드

(전략)그렇다면 부처님은 왜 걸어오셔야 했는가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뒤 이렇게 생각하셨다고 한다 " 이 법은 참으로 심오하며, 깨닫기도 어렵다.어차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것도 아닌데 이걸 괜히 욕심많은 닝겐들에게 설하려고 했다가는 서로 너무 피곤해지지 않을까? " 라는 이유로 법을 가르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그때 범천 사함빠띠가 등장한다. 범천은 부처님의 마음을 읽고 무릎을 꿇고 합장한 뒤 간청한다. " 세존이시여, 눈에 먼지가 적은 존재들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법을 감추지 말아 주십시오! " 불사의 문은 열렸다.귀 있는 자는 믿음을 내라. 마음을 바꾼 부처님은 결국 녹야원의 다섯 비구에게 첫번째 설법,초전법륜을 설하고그들은 순차적으로 번뇌를..

리뷰 2026.07.28

독창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 오티즘 아티스트 4인

(전략)며칠 전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오티즘 엑스포에 다녀왔다. 자폐라는 명칭의 어감이 질병을 연상시키는 등 부정적인 편이라 이제 공식행사 등에서는 오티즘이라는 영어 표현을 쓰는 듯 한데 듣기에는 확실히 이 편이 낫다. 자폐하면 뭔가 어두운 공간에 외롭게 갇혀있는 이미지가 떠오르고 오티즘 하면 통통 튀는 밝은 느낌을 받음 아무튼 이 행사는 재작년에도 다녀왔는데 브라스 밴드의 연주가 대단히 훌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드러머가 ㄹㅇ 미쳤음 일단 개잘치고뭐랄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정확히는 기능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지만) 태도가 퍼포먼스에 진정성을 부여함 부스 한 켠에 작게 미술전시도 하고 있었는데 아마추어 전시이긴 했지만 상당히 독창적이라 기억에 남음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것은 달리 말해 남다르..

리뷰 2026.07.27

이 또한 지나가리 - 2026 연등회 후기

인간은 기본적으로 어두운 배경에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나타나면 좋아하는 거 같은데 그 최초의 기억은 성공적으로 피워낸 모닥불이었을 테고 짐승을 막아주고 추위를 쫓아주며 서로의 환한 얼굴을 마주볼 수 있게 해주는 불 불빛 주위로 빙 둘러앉아 기뻐했을 원시인들을 불꽃놀이나 캠프파이어, 등 잔치 등을 볼 때 떠올린다. 지난 5월 말 연등회 구경을 갔다 일단 시작지점 동대문에서 일행과 만나 몽골거리에 있는 식당 잘루스에 들어갔다 손님 대다수가 몽골인이고 티비에선 전통음악 흐미가 흘러나오는 현지느낌 식당이다 이날은 레슬러 체형의 몽골 남자분이 말없이 양고기를 해치우고 있었다 이 호방하고 정직한 주스메뉴를 보라 아니 그러고 보니 포도 주스가 건포도 주스잖아? 잘루스 추천메뉴는 양갈비와 굴라쉬 이날은 칼국수 볶음도 ..

리뷰 2026.07.03

내가 빡돌면 사람이 죽는다 - 빈스 길리건, 엑스파일에서 플루리부스까지

(전략)빈스 길리건은 생긴대로 살 수 밖에 없는 괴물의 비애를 동정적인 시선으로 그려낸다. 월터,엑스파일의 인육먹는 돌연변이,사울 굿맨까지 모두 사회화 되기 위해 죽어라 노력하지만 결국 본능의 부름을 이기지 못하고 파멸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회화라는 것은 본능에 재갈을 물리는 작업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안 웃겨도 웃고, 하고 싶은 말을 삼켜가며 평생을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월터 화이트가 하이젠버그로 변하는 순간, 사울 굿맨이 지미 맥길의 양심을 내던지는 순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빈스 길리건은 본능을 인내하는 고통, 그리고 한계에 다다른 인간의 파괴력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창작자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많이 참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창조해낸 괴물들이 가면을 벗을 때마다 그는 자기 대신 ..

리뷰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