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29

항문을 조입시다 - 김도향

오늘 의문이 하나 풀렸는데중2때 담임 최완리 선생님이 언제부턴가 항문조이기라는 운동에 꽂히셔서 종례 때마다 그걸 5분 시키고 애들을 집에 보내주셨단 말임. 우리도 열심히 따라했음 그렇게 어른이 되고 나서도 선생님의 항문을 조입시다 백만번 조이면 신선이 될 수 있나니~~멘트가 머릿 속에 재생될 때면 힘을 한번씩 주게 되는데... 아무튼 오늘도 갑자기 그 멘트가 떠올랐고선생님은 어쩌다 이런 흔치않은 운동에 꽂히셨던 걸까,궁금해져서 별 생각없이 구글에 항문을 조입시다 라고 쳤더니 뭔 유로비트 뽕짝이 하나 나오는 거 https://www.youtube.com/watch?v=vvredghFA3Q&t=3s 항문을 조입시다 - 김도향지하철에서 또는 버스에서 쓸데 없이 잡담 말고 졸지도 말고 편안하게 눈감고 고요히 ..

리뷰 2026.02.05

다들 자기 살려고 난리야 - 히스토리에

수정)기생수의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는 소수자를 그려냅니다.인간을 포식하게끔 프로그래밍 된 채 태어난, 마치 인류에 의해 멸절당할 운명을 타고난 듯한 기생생물들정치적으로 이용 당하기 딱 좋은, 강력한 초능력을 부여받은 운명으로 인해 고립된 채 살아가는 마루가미 일족히스토리에는 어떨까요괴물이나 외계인은 등장하지 않지만 이 작품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인물들 역시 소수자들입니다주인공 에우메네스는 그리스인들로부터 야만인 취급을 받는 스키타이 출신입니다. 게다가 고지능자이죠그의 비상한 두뇌회전과 틀 밖의 사고들은 평범한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곤 합니다. 힘을 추구하는 자들에겐 유용한 도구로 여겨지기도 하고요 파격적인 대우와 함께 야심가 필리포스 왕에게 등용된 이후에도 그는 대단한 소속감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사실..

리뷰 2026.02.01

주인아 니가 사과를 왜 하니 - 세계의 주인

영화의 첫 장면은 두 고등학생의 키스 씬으로 시작된다.뽀뽀가 아니다. 혀를 야무지게 집어넣는 딥키스다.불편했다. 유럽영화 속 미소년미소녀의 키스랑은 달랐다.뚜껑머리에 안경 쓴 남고생과 머리 하나로 묶은 여고생의 모습이 ㅇㅇㅅㅋㄹ 에서 마주치는 동네 애들이랑 너무 닮았다.성이라는 주제와 별로 결부하고 싶지 않은 급식들의 리얼한 키스씬은 불편한 것이었다.니는 뭐 저 나이 때 키스 안 했냐? 웃기다는 생각도 들었지만어른이 되고나니 아이의 성을 보는 시선에 응원보다는 역시 껄끄러움이 앞선다.게다가 클로즈업 씬을 롱테이크로 잡아놔서 압박감이 상당하다.이것은 감독이 전달하는 일종의 선언이라고 생각했다. 전문 : https://c-straw.com/posts/7043 주인아 니가 사과를 왜 하니 - 세계의 주인영화의..

리뷰 2026.01.27

루미큐브 박정아 찻잔

박정아 작가님 작업실에 놀러갔다. 고철마을 같은 을지로 미궁에서 헤매고 있었더니 이쪽입니다하고 머리가 나옴 요새 잘 안보이는 바닥저 금색 줄눈이랑 돌알갱이 콕콕 박힌 거 어떻게 시공하는 건지 궁금해서 지선생한테 물어보니 테라조 라는 방식이고 돌칩이 섞인 시멘트를 부은 뒤 연마기로 표면을 수차례 갈아 평평하게 만드는 거라고..미친 그건 너무 노가다 아니야? 하니까 맞고 대신 한번 깔면 수십년 쓰는데 이제는 비용과 품이 너무 들고 숙련자도 사라져서 시공하기 어렵다함과거의 표준은 오늘날의 사치 일전에 박정아 작가님이 직화구이 대신 불맛내는 조미료 쓰는거 가지고 시대상이야기 한 것도 생각나고 감사한 표정들로 맞아주심 방문목적은 루미큐브 승부였고 이걸 생각하고 갔는데두 분이 그건 그냥 큐브고 ..

리뷰 2026.01.24

경이의 시선으로 울리는 경종 - 에드워드 버틴스키

'치킨은 위로가 됩니다' '새 시즌 컬렉션으로 당신의 품격을 드러내세요' '호화 패키지 여행으로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세요' 시장은 심리적 결핍을 물질로 보상하라며 적극권장한다. 바보가 아닌 이상 태어남과 동시에 온갖 매체를 통해 주입되는 메시지를 모른 척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검약이 구질구질함으로, 소비가 미덕으로 찬양되는 욕망의 시대를 반쯤 감긴 눈으로 건너는 중이다.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에드워드 버틴스키의 사진들을 보고왔다. 타이틀이 추출과 추상인데 영어로도 한국말로도 운율이 잘 맞는다. 멀리서 보면 추상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지구에서 무언가를 쭉쭉 뽑아내고 있는 풍경들을 버틴스키는 기록한다. 보시다시피 압도적인 크기의 프린트와 해상도인데 메시지에 앞서 기술력에 감탄하게 된다...

리뷰 2026.01.19

일출

새해 첫날 인왕산 가서 일출봤다혼자라면 절대 안 할 짓인데 최인호 작가가 제안하셨고워년씨(시험준비하시던 분)랑 인왕산 한 번 가죠 하고 안 간 기억이 나길래 십년 전 그 파티로 가봄 밤새고 가야겠구만 했는데 웬일로 자정 쯤 잠들어서 decent한 상태로 집을 나섬마을버스 타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우물우물) 했는데 아저씨가 인기가요 1위 외치는 호쾌한 톤으로 새해복!많이!!받으십쇼!!!! 하시길래 좋았음 6:50 무악재역에서 만나 최단거리로 정상ㄱ 겨울 등산시 다리를 동결건조 시켜버리는 스웻팬츠를 입고왔지만 338m라 괜찮음헤드라이트 깜박했지만 338m라 괜찮음 (이러다 동네 뒷산에서 119 부르는 거)인왕산은 예상대로 사람이 개많았고 정상 지옥이 예상되길래 줄에서 이탈해 그 밑 어디 쯤에서 해를 기..

리뷰 2026.01.01

캐롤 메스매스 최인호

십년 전 이드페이퍼에서 만난 분들이랑 전시 보러 간 적이 있다. 시험준비 하시는 분 그림 그리는 빡빡이 나 이렇게 해서 전시 보고 기름떡볶이 먹고 빡빡이 분이 가져오신 수채화집을 감상한 뒤 헤어졌다. 시험보는 분이 미술관 굿즈샵에서 우산 모양 자석을 하나씩 사 주셨다. 잘 놀았으니 됐다 하고 만남을 다시 주선하지는 않았는데시험보는 분이랑은 인친이라 가끔 안부를 물었다. 시험 합격하고 훈남 직장인이 되셨고 조직생활에서 오는 분노는 블로그에다 태우시는 듯 하다. 빡빡이 분은 어딘가 어두움이 느껴져서 그 후로 연락 안 했다. 며칠 전 메스매스에서 기획한 릴레이 드로잉 오프닝에 갔는데 비치되어 있는 드로잉북이 재밌길래 열심히 읽던 중 작가 분이 오셨다. 십년 전의 그 빡빡이셨다. 저 혹시 우리 만난 적 있지 ..

리뷰 2025.12.27

겨울 명상바지 추천

단체명상 갔다가 띵상하니까 등산복만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게너무 사회의 아웃캐스트 같지 않으면서도 양반다리하고 오래 앉아있을 때 불편함이 없는 바지 종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조거는 발목이랑 허리 밴딩 압박땜에 불편하고 레깅스는 도발적이라 못 입음그래서 봄여름가을은 무인양품 린넨바지 입고 겨울엔 그 밑에 왕두꺼운 내복을 껴입고 다녔는데그것도 이제 불편하길래 널널한 겨울 추리닝 찾아 헤매다 발견한 이것 https://www.musinsa.com/products/2730205 트레이닝/조거 팬츠 브랜드 : 파르티멘토 우먼(PARTIMENTO WOMEN) 제품번호 : PW-2205PB 제품 : 와이드 스웻팬츠_파스텔 블루 - 36,810" data-og-host="www.musin..

리뷰 2025.12.19

도망치게 만드는 판타지, 돌아보게 만드는 판타지

쿠이 료코의 시야는 거시적입니다. 선악이 명확히 구분되는 영웅 서사가 빠진 공백에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사유가 대신 자리합니다. 원인과 조건이 갖추어지면 일어나고, 조건이 흩어지면 사라진다는 불교의 연기론이 떠오르기도 하는 지점입니다. 대혐오시대, 쉬어감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쿠이료코의 만화를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던전밥보다 단편집들을 즐겁게 읽었습니다. (전문)https://c-straw.com/lounge/877 도망치게 만드는 판타지, 돌아보게 만드는 판타지도망치게 만드는 판타지, 돌아보게 만드는 판타지c-straw.com

리뷰 202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