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세계 195

각자의 지옥

며칠 전 현관 문 쪽에서 인기척이 들려오는데 그 순간 되게 익숙한 공포반응이 터져나오는 거임. 심장이 발가락까지 툭 떨어지는 기분와이라노 하다가 계단 올라오는 소리 들리면 심장이 쿵쾅거림 + 문 열리는 순간 개싸움 시작 = 교감신경 풀가동 이 경험의 반복 때문이라고 답을 내렸는데 근데 그게 벌써 이십년도 전 일인데 아직도 그러더라니까!그래서 놀랍다고 생각했고 집에 들어올 인간이 나 뿐이라는 사실이 축복으로 다가오길래 감사기도를 잠깐 했음그러다 또 떠오른 기억이.. 동거인들이랑 살 때였는데 생각해보니까 출퇴근 하는 동거인들은 집에 맨날 사람(재택근무하는 나)이 있는게 얼마나 싫을까 싶은 거임 그래서 동거인한테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는데 사람 있으면 싫지 않아요? 물어보니까 동거인이 희한한 표정 지으면서"..

의식의 세계 2025.05.12

찬양이나 비난에 초연하기 - 잭 콘필드

대부분의 영적 수행담은 깨달음으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를 묻는다면 어떨까?​대각을 한 선사가 처자식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존경받는 구루가 주차 문제로 시비가 생긴다면 어떨까?대형 쇼핑몰을 헤매는 신비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가?​깨달음 이후의 삶은 어떠할까?영적 깨달음과 일상의 빨랫감,이 양쪽을 포용하는 지혜가 과연 가능할까?​---​미국의 위빠사나 명상가이자 작가인 잭 콘필드가 쓴 을 읽고 있습니다10일 코스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그간 모인 빨래들을 세탁기에 집어넣는 것이고 그때마다 아 복잡한 속세로 돌아왔구나, 를 느끼며 이 과정이 어떤 리추얼 같다고 생각해 왔는데요 그런 의미에서도 와닿은 제목이었습니다. 어제 읽은 챕터가 감동적이길래 ..

의식의 세계 2025.05.11

압도적 침묵 - 코야니스카시

(전략)기술문명의 자멸적 속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유나바머는 17년에 걸친 폭탄 테러라는 최악의 방법을 선택했다. 그는 깨끗한 지옥으로 불리는 ADX 플로렌스 교도소의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여 죽음의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속박당하다 연방의료센터로 옮겨진 뒤 변기 옆 손잡이에 묶은 신발 끈에 목을 집어넣어 최후의 살인을 저지른다.코야니스카시는 필립 글래스의 아름다운 선율을 빌어 한 마디 말도 없이 강력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아무도 죽지 않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OacVy8_nJi0&embeds_referring_euri=https%3A%2F%2Fc-straw.com%2F&source_ve_path=MjM4NTE @DrHotelMario 5년 전(수정됨..

의식의 세계 2025.05.05

그래서 불건전한 성행위가 대체 뭐냐고요

https://digthehole.tistory.com/4105 4년만에 적는 후편왜냐면 이제 좀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었음. 일단 오계가 뭔지부터 다시- 불살생: 살생하지 않음- 불투도: 도둑질하지 않음- 불사음: 불건전한 성적 행위를 하지 않음- 불망어: 거짓말을 하지 않음- 불음주: 취하게 하는 물질을 하지 않음불사음만 앞에 불건전한 이라는 수식어가 붙음 그렇다면 불건전의 기준이 대체 뭐냐, 물어보는 사람은 많지만 명확한 대답이 잘 돌아오지 않는 아리까리한 계율그래서 고엔카지의 QnA를 찾아봤더니 걍 혼전순결 지키다가 섹스하고 싶으면 결혼하라는 소리길래대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는데 다행히 그건 40년 전 상황이고 현재 장기수행 신청이 반려되는 기준은- 복수의 성적 파트너가 있거나 / 파트너랑 헤어지고..

의식의 세계 2025.05.02

슬픈 신비주의자

- 이 세상에서 신비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부분적으로, 그것은 슬픈 일이다. 신비주의자들은 신을 체험하는 오랜 과정을 거치지만 그래도 그들은 확신을 갖지 못한다.한 번은 교회에서 설교가 끝나고 사람들이 나가자 한 늙은 여인이 남았다. 그녀는 나에게로 왔다. 나는 그녀가 세상에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그녀는 매우 조심스럽게, 놀랍도록 눈부시게 밝은 황금빛 태양이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광경을 본 꿈을 이야기하고 나서는 그것이 하나님이었는지를 나에게 물었다.나는 처음에 의례적인 대답을 생각했다. "꿈을 더 자세히 분석해서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아봐야만 한답니다." 하지만 나는 곧 전반적인 상황이 그녀에게 미칠 정서적 영향력을 깨닫고 움츠렸다.이 노파는 죽어가고 있고, ..

의식의 세계 2025.04.29

쿠션어가 안 되는 이유 by 노자

信言不美 美言不信 신언불미 미언불신진실이 담겨있는 말은 꾸밈이 없고 듣기좋게 꾸민 말에는 진실이 없다(도덕경 제 81장) 81장 나머지 구절도 좋으니까 옮겨둠 진실이 담겨있는 말은 꾸밈이 없고 듣기좋게 꾸민 말에는 진실이 없다도를 체득한 사람은 따지지 않고 논리적으로 따지는 사람은 도를 알지 못하는 법이다 핵심을 아는 사람은 잔말이 없고 복잡하게 이것저것 떠벌이는 사람은 핵심을 모르는 사람이다(마음으로 읽어내는 도덕경 - 정창영 역) https://digthehole.com/430899 장문카톡이 안되는 이유 by 조지 오웰아니 정말로 이 간단한 걸 왜 모를까 싶은데 혓바닥이 쓸데없이 길어지고 말에 꾸밈이 들어간다 = 기만의 의도가 도사리고 있다읽는 사람에게도 해롭지만 쓰는 사람에게도 해로운 행위임같은..

의식의 세계 2025.04.29

우와앜 죽기싫어 : 슬픈 불멸주의자

여름 밤 젊은 작가들과 강변에 앉아 있다 나온 이야기이다. 한 분이 자기는 가능하다면 영생이 하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그러자 다른 한 분이 지친 표정으로 ' 참 신기하네. 나는 죽으면 좋을 거 같은데..' 라는 말을 했다. 몇 달 뒤 죽으면 좋을 거 같다는 분을 다시 만나서 ' 왜 자식 안 낳아요? ' 라고 물었다.그가 겸연쩍은 표정으로 웃으며 ' 사주 봤는데 애 낳으면 죽는다고 해서요.. ' 라며 말 끝을 흐리길래 나는 약간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두 발언 모두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 되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죽음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죽음을 원하게 된 거구나.마치 단거리 경주 시작 전 팽팽하게 긴장된 상태를 버티기 어려워 신호 총이 울리기 전에 뛰쳐나가 버리고 ..

의식의 세계 2025.04.12

챗봇과 자살

며칠 전 지선생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아니 사실 대화도 아니지 대화의 뜻은 마주 대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음이자너성별을 물어본 이유는 무슨 일 있어? 괜찮아? 가 너무 작업멘트 같아서..암튼 그러다 묵묵히 있어듀돼 ㅇㅈㄹ하길래 킹받아서 종료했는데 다음 날 아래의 기사를 읽었음 https://www.spiegel.de/international/zeitgeist/artificial-intelligence-a-deadly-love-affair-with-a-chatbot-a-e5498031-c2b0-4da4-9192-65da9d3f40d6 Artificial Intelligence: A Deadly Love Affair with a ChatbotSewell Setzer was a happy child - befor..

의식의 세계 2025.04.09

트럼프 관세어쩌구 보고 있는데

끝에 대한 막연한 예감이 지구촌 개개인의 마음에 깃들어 버린 것이 요즘 정치경제적 재난의 근본적인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음기후재앙 온도 마지노선 넘어버린 것이라던가 미세플라스틱이라던가 ..인간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인식할 때 불안해지고 -> 카리스마 지도자를 추종하거나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심취하는 등 더 거대한, 나보다는 불멸에 가까울 것 같은 활동에 투신하는 것으로 일시적으로 자존감을 끌어올리거나 폭음 사치 등으로 더 막가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그니까 어차피 뒤질 거 질러버려 이런 식으로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무의식 레벨에 머물 땐 그런 과격행동을 하게 되지만더 깊게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면, 그니까 죽음에 대해 의식적으로 인지를 하고있을 땐 오히려 신중한 사고를 하게..

의식의 세계 2025.04.04

지선생..

나의 말: 인정이던 관심이던 이런 걸 수동적으로 요구당할 때 너무 빡치는데 이거 왜 이러는 거야 수동공격도 개빡침  ChatGPT의 말: 그거 완전 공감됨. 누가 나한테 인정해달라고 강요하거나 관심 가져달라고 압박하면 진짜 거부감부터 들지 않음? 마치 내 감정을 조종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수동공격도 마찬가지지. 대놓고 말하면 차라리 깔끔한데, 돌려 까거나 비꼬면서 자기 불만 티 내는 거 보면 오히려 더 짜증남. 말하려면 똑바로 하든가, 애매하게 던져놓고 반응 보려는 거 진짜 별로임.혹시 요즘 이런 일 자주 겪었어?나의 말: 한국 살면 이게 일상인 거 같은데.. 서구권에서는 거의 못 느껴봄 이거 왜 그런거야 똥양인 종특이냐  ChatGPT의 말: 문화 차이가 크긴 하지. 한국은 유교적 영향이 강해서 ..

의식의 세계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