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세계 206

사랑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 사랑의 기술

사랑 듣기만 해도 마음이 숙연해지는 말이다. 막 사랑이라는 단어가 내 앞에 딱 버티고 서있으면 양손을 배 위에 모아 얹고 고개를 조아려야 할 것 같은 그런 이미지 이십대의 나는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것에 대하여 회의적인 태도를 견지하였다. 주변에 롤모델이 없었고 자아도취과 성욕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나도 사랑해라고 대답은 째깍째깍 잘 했다. 이게 보니까 걍 연애 분위기 좋게 만드는 소도구 같은 것이더라고 여기서 진지충 모드로 들어가 난 아닌데 그리고 너도 나 안사랑해. 라고 입바른 소리를 했다간 그날 섹스는 나가리인 것이다.암튼 모두가 찾아 헤메이고 유행가 가사에도 뻔질나게 등장하는, 그러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와도 같아보이는 그..

의식의 세계 2025.01.28

쿠션어 쓰는 인간들이 더 무례한 이유

찐따는 무해한 인간이 아닌 폭력에 무능한 인간일 뿐이고남의 반응을 살피는 행위는 대개 선량함보단 두려움에 기반하기 마련이다.왜 쿠션어 남용하는 인간들이 궁극적으로 민폐를 끼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거냐면이모티콘을 과용하는 행위의 기저에ㅠㅠㅠㅠㅠㅠㅠ퓨ㅜ배려가 아닌 스스로의 이미지에 대한 집착과 두려움이 있기 때문임눈치를 존나게 보는 사람일수록 눈치가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사람이 가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존재하는데 엉뚱한 데다 그걸 할애해버리고 있으니까 문제해결력도 떨어지고 정작 눈치를 좀 봐야 하는 상황에서는 뜬금포 언행으로 주변인들을 킹받게 만드는 것그니까 상대방이 질문하고 있는데 건물 유리벽에 비친 자기 얼굴 흘끔흘끔 보느라엉뚱한 대답하고 있는 상황 같은 거 생각하면 됨이 증상이 심해지면 어떤 일..

의식의 세계 2025.01.27

자애명상 하는 법

우리 전통에서는 위빳사나 한 시간 후 말미에 메따(자애)명상을 5분 더 하는데  이게 은근 귀찮아서 초기엔 자주 스킵했었음 자애를 보내는 대상에서 날 제외해서 그랬던 거 같고자기에게 메따를 보내는 거 부터 시작 해야된다는 걸 배운 후로는 절대 빼먹지 않고 있음ㅎ 할 때마다 미소를 짓게되고 끝내고 나면 마음에 훈기가 도는게 썩 괜찮음  --전쟁 박물관 갔다가 1인 감옥 셀프감금 체험해본 후로 방목란을 사 먹겠다는 규칙을 세웠는데 그때 느낀게 뭐냐면, 이게 그냥 닭이 불쌍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잘 안 지켜짐방목란이 더 비싸고 맛 차이도 사실 잘 모르겠고 안 파는데도 있으니까 그런데 지옥같은 환경에서 사육된 닭에게서 빼낸 알을 먹는 내가 과연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을까? 그리고 전지구적 시점으로 봤을 때 그런 일..

의식의 세계 2025.01.22

공감은 유해하다. - 공감의 배신 by 폴 블룸

(전략)아무튼 그래서 공감의 문제는 대체 무엇인가.첫째, 공감은 힘이 셈 문제는 공정성과 이성처럼 중요한 가치보다도 훨씬 쎈 미친놈이라는 거임 대니얼 뱃슨이라는 학자의 실험을 예로 들어 봄 연구진은 피험자들에게 셰리라는 10살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줌 치명적 병에 걸린 셰리는 고통을 받고 있고 치료를 받으려 긴긴 줄에 대기 중임 그리고 피험자들 한테 당신들이 셰리의 순서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줌 물론 피험자들은 셰리 앞에 있는 아이들이 셰리보다 더 힘든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에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음 그런데 셰리의 기분이 어떨지 자세히 상상해보라는 말을 먼저 들은 피험자들의 경우는 조금 달랐음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할 아이들을 놔둔 채 셰리의 순번을 앞당기는 쪽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임 공감은..

의식의 세계 2025.01.21

부질없는 인생 왜 사는 건가요 / 그건 있자나.. - 바가바드 기타

의심이 나를 괴롭힐 때, 실망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볼 때, 그리고 곧 나타날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을 때, 『바가바드 기타』의 책장을 넘기면 나를 위로하는 문구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나는 감당하기 힘든 슬픔 속에서도 바로 미소짓게 된다.” - 간디이 아름다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우연했다. 올해 출간된 be here now를 읽어보려 자전거를 끌고 옆 동네 도서관에 갔는데 출발 전 까지만 해도 대출가능이던 책을 그새 누가 빌려간 것이었다 아쉬운 김에 바로 옆에 꽂혀있던 바가바드 기타를 뽑아들었다. 살면서 꽤 많은 컨텐츠를 소비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데이터에 기반한 어떤 직관이 생겼다. 띵작은 첫 장면에서부터 느낌이 온다.. 알라딘 들어가서 바로 주문 후 귀가 바가바드 기타의 첫 장면은 이..

의식의 세계 2025.01.16

문제에 집중하지 말고

문제의 해결에 집중하라. 라는 말을 어디서 읽은 적이 있는데 야심찬 기업가가 자기계발서에 적었을 법한 말이기도 하고.. 아무튼오늘은 운동이 가기 싫었다. 개춥고 자전거 타야되는데 어제 타보니까 넘 추웠고 감기와 명절로 오래 쉬었고 체육관은 점점 한산해지는 거 같은데 이번 달에 그만 둘거라는 말을 하기 껄끄럽기 때문그래서 저 문장이 갑자기 떠올랐다. 춥다고 망설이지 말고 그냥 옷을 껴입자. 운동갈까말까 번뇌에 시달리지 말고 그냥 집 밖으로 나가자그래서 왕창 껴입고 다녀왔고 땀흘리고 돌아오니 기분이 괜찮다. 삶이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가는 기분저번 그룹시팅 때 도반 분이 집에서 하는 일일명상 하기 엄청 싫을 때는 그냥, 그냥 해버려야 된다는 말을 하셨는데 그것도 비슷한 맥락이군 해야되는데 하기싫은 마음이 들면..

의식의 세계 2025.01.08

감기의 교훈

주말쯤 감기에 걸린 거 같다토일월 각 한 번씩 기침하는 사람들 옆에 앉아 있었다. 한번은 모임 한번은 전철 한번은 도서관도서관에 있던 분을 제외하면 다들 마스크도 안 쓰고 사정없이 비말을 흩뿌리길래 속으로 몰상식한 인간이라고 욕했던 게 기억난다. 그런데 여기서 웃기는 게 뭐냐면 나도 주머니 속에 k94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시발시발거릴 시간에 그냥 후다닥 마스크 썼으면 됐잖아화라는 게 이렇다. 최선의 방침이 있는데도 거기까지 생각이 못 가게 만든다. 두번째 화살만 졸리 맞았네..

의식의 세계 2024.12.27

불교는 트롤리 딜레마를 어떻게 해석하는가 (feat. 보험사 CEO 암살사건)

레버를 당겨서 한 사람을 죽이고 다섯을 살리느냐  VS  다섯을 죽이되 내 손을 피를 묻히지 않느냐,영원한 웹의 떡밥 트롤리 딜레마다.상황을 좀 더 불편하게 바꾸어 보자..    다섯 사람이 철길에 묶여있고 트램이 돌진 중이다. 당신이 육교 위에 서 있는 뚱뚱한 남자를 떠민다면 남자가 떨어져 죽지만 그의 거구가 트램을 멈출 수 있다. 뚱남을 떠밀겠는가? 하버드에서 트롤리 딜레마를 연구하는 조슈아 그린 교수 팀의 조사에 따르면 첫번째 질문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레버를 당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번째 질문에서는 많은 이들이 뚱뚱한 남자를 밀지 않겠다고 답했다.그러나 망설임 없이 뚱남을 밀겠다고 답한 두 그룹이 있었다. 경제학자와 (임상적 진단을 받은 바 있는) 사이코패스들이었다. 그런데 의외의 집단 또한..

의식의 세계 2024.12.13

아니 근데

https://digthehole.com/430904 갑자기 든 생각인데세상 밸런스 패치가 너무 오짐 좌파적 사고를 하는 사람과 우파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거의 비등한 비율로 존재한다는게 너무 신기함 like yin&yang 동기들 이제 나이 드니까 가치관이 확고해져서 2digthehole.com 진짜 흥미롭지 않음? 남자 여자 숫자 비슷한 것도 생각해보면 신기하고 인구 80억 넘어가니까 이대남들 뚱뚱해지고 선진국들 남녀갈등 첨예해지고 애 안 낳는것도 걍 다 자연의 프로그래밍대로 돌아가는 거 같음 비슷한 맥락으로 어떤 한가지 요소가 극단적으로 발달한 나라들 보면.. 그니까 영국같은 계급ㅈㄴ확실헌 입헌군주제 국가에서 반권위적 펑크문화가 발달하고 미얀마처럼 불교 믿고 사람들 순한 나라에 땡크정권 들어서고 인..

의식의 세계 202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