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벽보를 보며 든 단상

유 진 정 2025. 5. 19. 15:31



사진은 글이랑 별 상관없고 그냥 잘 만들었길래 올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떠올려 봤음

기사 읽을 때 마다 개빡쳐한 대통령이었는데
그러다가 어느 날 드는 생각이.. 왜 이렇게까지 빡치는 건가 싶은 거임
빡친다는 것은 꽤 사적인 감정이잖음

단순히 이건 잘못되었잖아 정도가 아니라 진짜 죽었으면 좋겠길래
빡침이 올라올 때마다 스스로의 마음을 관찰해봤음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은 게 문재인에게서 내가 보고있는 사람이 있더라고

스스로를 선한 사람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기 때문에 모든 문제는 나쁜놈들 탓이고
사기당할 때마다 적립된 분노를 가족에게 풀지만 말 만큼은 예쁘게 하던 부친

그니까 선한 영향력, 착하고 약한 우리가 비판받는 건 부당하다, 반대 세력은 무조건 구악이며 적폐
류의 covert narcissistic한 키워드가
평생 걸쳐 새겨진 개빡침의 발작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는 거더라고

비슷한 맥락으로 이명박도 한때 증오했는데
그때도 이명박에게 내게 고통을 준 사람들을 투영해서 보고있었음

알바비 때먹은 사장이라던가 탐욕스럽고 가학적이던 선생들, 채식주의자에 나오는 한국인들 같은
사회의 어두움에 고도로 적응한 나머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 둔감한 사람들
( 그리고 이때가 약자의 증오라 더 강력해서 죽었으면 좋겠다 정도가 아니라 암살 플랜을 짜 봄. 근데 거기까지 가니까 너무 힘들어서 그냥 안 싫어하기로 함 ) 

아무튼 스스로의 감정과 그 뿌리를 인식하게 된 이후부터는
부친에 대한 분노가 좀 약화되고 문재인도 증오스럽지 않아졌음

그렇다고 지지를 하게 된 것은 아니고,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등 여전히 잔인하고 표리부동한 결정들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이 이후로 정치기사 읽고 혼자 빡쳐하는 일이 줄어들어 삶이 쾌적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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