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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지 밥과 중중무진

햇반 솥반(버섯) + 렌지에 돌린 동물복지계란찜 조리시간 10분 안 걸림 ㅈㄴ살맛남이렇게 차려놓고 갑자기 overwhelmed됨 이걸 한국말로 모라해야됨 감동의 쓰나미?알을 낳은 닭부터 시작해서 농부, 당근을 세척해준 중국인, 전자렌지 개꿀팁 전수해주신 블로그 독자분들전자렌지 사라고 압박넣은 홍기하 이드페이퍼에서 솥반 추천해준 소장님 솥반 개발자 전자렌지 발명가 서울시의 치수와 음식물 쓰레기를 담당해 주시는 분들 나아가 나에게 생을 부여해준 분들까지 (비록 교류는 단절되었으나)셀 수 없이 많은 존재의 도움으로 지금 이 순간 살아서 밥을 먹고 있다. 다 늙어서 공동체 따위에 의지하게 되느니 자살하고 말겠다는 글을 쓰던 젊은 날의 오만함을 되돌아보게 된다.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거 물론 당..

2025.01.15

전자렌지

한국에 잠깐 들어온 홍기하씨가 다녀갔다. 덕분에 냉장고가 깔끔해졌다. 이런 거 어?? 한 숟가락 남은 소스통, 다 버려, 이거 뭐야, 유통기한 지났자나, 그리고 냉장고 위에 저런 와글와글한거 다 치우고!! 전자렌지 사서 올리라고!!!!! 하시길래 네네하고 다 버림그김에 전자렌지도 삼. 린나이. 기능 제일 적은 씸플한 걸로자취 12년 만에 드디어 전자레인지가 생겼다. 영하에 가스 쓸 때마다 환기 십오분씩 하면서 덜덜 떨지 않아도 됨가스렌지 쓰면 환기를 꼭 하도록 하세요 폐암걸리니까집 화분들을 보면서 기하씨가 자기는 이런 responsible한 거는 아직 못 하겠다 그런 얘길 하길래아직 정착을 원하지 않는 상태라는 거 아니겠나, 나도 한국 돌아와서 정착의 의지를 기르려고 처음 화분을 들였다, 는 대답을 했는..

2025.01.14

개같으면 좀 개같다고

그니까 내가 사람이나 상황 때문에 기분이 개같다그럴때 아오 개같네 이걸 인정을 하는게 되게 중요함 ( 정확하게 말하면 에고의 반응 때문에 개같은 거지만 그건 다음에 얘기하고 )아니 뭐야 그걸 인정 안 하는 사람도 있나 싶겠지만 의외로 많음 특히 종교계 내가 어릴 때 교회를 열심히 나갔지 지금은 띵상을 열심히 하고 있고 고로 줜나 많이 봤다 이런 경우 교리같은게 가만 보면 사람을 엄청 기만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단 말임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교리에는 문제가 없고 그 교리를  을 치장하는 도구로 삼아버리는 과정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일전에 상대방이 너무 개같은 행동을 하고 있고 그게 뻔히 보일 때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라고 명상원 선생님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데일단 그 행동은 그걸 저지르는 당사자..

2025.01.12

혼잣말

거실에 앉아서 생각을 했다. 혼잣말이 나왔다. 이왕 할 거 각잡고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앞에 사람이 앉아 있다고 상상하면서 길게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침대에 누워서 영어로 되풀이했다. 건조하고 목적지향적이라 더 쌓기 좋은 블럭 같다고 느껴진다. 떠나보내고 싶기 때문에 말한다. 그러나 공중에 흩어진 말이 다시 나에게로 먼지처럼 들러붙는다.

2025.01.02

삶은 흔들리는 마을버스와도 같아서

붙잡을 게 없으면 쓰러지고 만다.지난 주말엔 결혼식을 그 전 주에는 장례식에 다녀왔다. 장례식장의 분위기는 무거웠고 가족들의 표정은 침통했다. 결혼식장의 분위기는 들떠 있었고 신랑신부의 눈이 행복으로 반짝거렸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 부부가 아기를 둘 데려왔다. 각각 두살 반, 한살 쯤 되었던 거 같다. 큰 딸이 말을 너무 잘 하고 심지어 사회적인 제스처까지 보여주는 것이 놀라웠다. 별 이유도 없이 갑자기 껴안아 주길래 감동을 받았고 두 팔로 붙잡은 위치가 너무 낮은게 기분이 묘했다.  부부는 볼이 홀쭉해지고 눈빛이 깊어졌다. 한 살짜리의 얼굴을 앞으로 하고, 등을 자기 가슴에 대고 안고 있던 친구가 갑자기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쭉 앞으로 빼서 뺨에 뽀뽀를 쪽쪽쪽 때려박은 순간이 있었는데 불시의 습..

2024.12.25

아 근데 마치 재즈 같은거네

유진정 : 그니까 한국 대통령직이야 말로 카르마의 완벽한 예시 홍기하 : 인물이 없는게 아니라 다들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 반대를 뽑는 여야 선택 밖에 안하니깐 맨날 똑같은 인간들인거 아닐까요 홍기하 : 소신투표 하란말야 유진정 : 한과 증오로 점철된 역사라 유진정 : 이게 진짜 해소가 안 되면 국가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힘든 거 같아 홍기하 :  근데 그건 세계가 다 똑같아요 홍기하 :  미국은 더 심하지 유진정 :  명상해야돼유진정 :  아니 근데 진짜로  유진정 :  개개인이 자기 마음을 정화시키는 거 말고 답이 없는 거 같아요 유진정 :  그리고 간디ㅈㄴ위대한듯 유진정 :  비폭력 불복종 너무 쩔어 홍기하 :  근데 한국은 저주의 땅이라니깐 유진정 :  근데 미얀마도 ㅈㄴ 저주의 땅이고 인도..

2024.12.04

아주 난리구만

https://digthehole.tistory.com/4688 푸틴과 아베 그리고 소셜 놈자고 일어나니까 아베가 총에 맞았다. 2022년에 정치인 총격 암살 사건이라니 어딘지 현실감이 결여된 느낌이지만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켰고 미국은 낙태권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물론 시리아도digthehole.com그러고 보니 하라리 저 인터뷰 나가고 바로 다음해 이스라엘 전쟁도 터졌군 아무튼 뒤숭숭할 때일수록 일상에 충실해야 되는 거 같음내일 지구가 망해도 나는 한 그루 그거 어릴 때 들었을 땐 병신같다고 생각했는데 참 괜찮은 문장이란 말이야

2024.12.04

미얀마 띠보 Hispaw 여행 (2)

※ 띠보는 2023년 11월 25일 기준으로군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간 교전 격화 등의 이유로 여행금지 경보가 발령된 상태포스팅의 내용은 모두 2012년 상황  1편 : https://digthehole.tistory.com/4482    다음 날은 머리를 잘랐다. 되게 공들여 잘라주셨고 이발비는 단돈 1.5불커트를 정성들여 하니까 두 달 지나도록 머리 각이 살아있음   안 웃으면 표정이 저렇군샨 족 남자들은 미용에 관심이 많다. 아저씨들도 발톱에 매니큐어 칠하고 다님     크로스 드레서 같은 용어는 아직 안 들어옴    이발 후 전날 예약한 고산족 마을 트레킹을 하러 떠남가이드는 김구라st 술톤 아저씨였음. 전날 약주 좀 하셨는지 숙취에 찌든 표정을 하고 계셨고 상당히 시니컬같이 투어한 마이클이 새 ..

2024.11.07

너는 한국인인데 왜 한국인 편 안듬? 한나아렌트 : 세번의 탈출

한나 아렌트 (1906 - 1975) 시작은 이랬다. 뉴여크에서 수학 중인 홍기하 작가와 카톡을 하던 중 저 문장을 시작으로 야밤에 분노의 일화를 줄줄이 읊었는데 (언제나 답변이 준비되어 있는 질문) 정제되지 않은 분노를 타인에게 이렇게 집어 던져버리는 게 맞는가 싶었으나 그냥 말했음 물어봤으니까.. 아무튼 한차례 와와왁 키보드를 두들긴 후 실례를 범했군 하며 이야기 마무리를 지었는데 예상치 못한 휴메인한 답변이 돌아옴 며칠 뒤 기하씨가 추천한 책은 한국에 출판이 아직 안 되었길래 다음날 도서관에서 인간의 조건을 빌려 왔는데 음.. 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도 안 읽은 거 같은데? 걍 인용한 책을 읽었거나 설렁 설렁 읽다가 꽂히는 부분만 메모해 뒀던 거 같음 왜냐면 인간의 조건 너..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