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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아베 그리고 소셜 놈

자고 일어나니까 아베가 총에 맞았다. 2022년에 정치인 총격 암살 사건이라니 어딘지 현실감이 결여된 느낌이지만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켰고미국은 낙태권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물론 시리아도 여전히 내전 중이고 중동에서는 커밍아웃한 가족을 명예살인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지마는보편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고 믿었던 강대국들의 사건사고에는 보다 충격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에는 일종의 연쇄성이 있다고 느껴진다. 일전에 푸틴은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일종의 social norm (합의된 사회적 규범?)을 바꿔 버렸다는유발 하라리의 인터뷰를 들었다. 지난 수십년간 인류는 유래없이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고 강대국들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일종의 사회적 협약이 존재했었는데, 푸틴이 이 암묵적 약속을 깨버렸고 이..

2022.07.08

문프와 윤카

지난 정권 내도록 달님, 문프, 조국의 외모에 대한 찬사 등을 들으며 토를 꽤나 했다. 이제는 윤카, 퀸건희, 조선제일검 한동훈 잼칠라 등의 닉네임을 접하며 마찬가지로 불쾌함을 느끼고 있는데 왜 불쾌감이 드는가 자문하다 이게 국뽕 유튜브 썸네일을 볼 때 느끼는 불쾌감과 유사하다는 것을 깨달음 권력자나 국가에 자아를 의탁해 고양감을 느끼고자 하는 자세가 너무 찐따같이 느껴짐(단순히 이런 정책은 좋다, 잘 하고 있다 수준이 아니라 맹목적으로 빨아주는 사람들)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비판당하면 비판한 사람을 무조건 반대진영의 머저리로 몰아 물어뜯는 유아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하는데참고로 나는 와 라는 소리를 모두 들어봄---사실 건강한 애국심과 병든 국수주의를 나누는 분명한 기준은 없다. 그러나 ‘우리..

2022.07.04

야생의 텍사스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1090282197 美 텍사스, 임신 6주부터 중절 금지…"성폭행도 예외 없어" 美 텍사스, 임신 6주부터 중절 금지…"성폭행도 예외 없어", 미국 텍사스, 낙태 금지 시기 앞당겨 태아 심장 박동 감지 이후 중절 금지 일명 '심장박동법' www.hankyung.com 성폭행도 예외 없어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7241708 미 텍사스 '허가 없어도 총기 소지 가능' 법안 통과 - BBC News 코리아 허가증도, 훈련도, 신원조회도 필요 없게 된다. www.bbc.com 라이플 총은 허가증 없이도 소지가 가능 https://www.bbc.com/korean/6174..

2022.06.16

전쟁에 대한 생각

요즘 전쟁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하려고 하는게 아니고 그냥 자꾸 남 일전에 만난 홍기하 작가의 차 트렁크에 WAR IS OVER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을 봤고, 그 다음날 대전 현충원에 다녀왔기 때문인 것 같다. 대전 현충원에는 6.25때 돌아가신 아저씨의 아버지가 묻혀 있다. 원래 6월이 되면 아저씨와 엄마 둘이서 방문을 하고 오셨는데, 돌아가신 분에게 내가 개인적으로 고마운 것이 있어서 이번엔 따라가겠다고 부탁을 했다. 고마운 것이 무엇이냐면 두 분이 이제 나이를 먹으셔서 병원에 다닐 일이 늘어났는데 유공자 자녀/배우자 의료비 혜택이 상당하다. 이십대 중반 모친의 수면제 소동 이후로 집에 들어가 영어강사를 하던 시기 모친이 만두 먹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만약 우리 둘 중 한 명이 중병에..

2022.06.14

쿠션어 죽여버려

요새 전기자전거 카페를 자주 들어가는데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짐이유가 뭘까 했는데 글쓰는 사람들이 아저씨들이라 어투가 존니 간결함   좀 전에 질문 하나 했는데 답변 읽고 감동받음 이 얼마나 경제적인 글인가 개같은 쿠션어 대신 실용적인 정보로 가득하다..! 쿠션어의 범람은 사회의 병듬을 드러내는 지표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작년 이맘때 심리상담 다닐때 있었던 일인데 ( 나 안 미침 예술인 지원 프로그램 ) 그 스케쥴 조정하면서 상담사분이랑 톡을 하잖음근데 상담사 분이 *^^*랑 ~~ !! 를 너무 남발하시는 거임나는 그냥 날짜/시간 바꿔야 된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날 뵙겠습니다 정도만 말했지그랬더니 지적이 들어옴 말투가 짧다고막 뭐라고 한건 아닌데 뭔 딴 얘기하다 그냥 좀 그렇다고 한..

2022.04.19

신비의 리트리버 아일랜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시피 리트리버는 물속성이다.그들은 수영을 정말 좋아하며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마저 존재한다. 수영만 할 수 있다면 민물과 바닷물 모두 가리지 않는데,그로 인해 많은 주인들이 그들의 리트리버를 해변에 풀어놓곤 한다. 대부분의 경우 리트리버들은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경험이 부족한 어린 리트리버들은 헤엄에 집중하다 외해로 흘러가 버리는 경우가 있다. 망망대해로 흘러들어간 리트리버들은 그들의 초감각을 이용하여전세계 각지에 산재한 리트리버 아일랜드로 향하게 된다. 이 현상의 미스터리는 아직 자세히 밝혀진 바가 없다.생물학자들은 철새들이 이동할 때 지자기장(earth’s magnetic field)을 감지하는 것과비슷한 원리가 리트리버 세계에도 작동하는 것으로 추..

2022.03.27

미얀마 띠보 Hispaw 여행 (1)

코시국 이년째. 여행을 못가니까 옛날 여행 사진을 찾아보게 된다여러모로 기억에 남았던 미얀마 띠보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다. 밍글라바 버마기행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이제 연재한지 쫌 됐으니까 올려도 될듯.. 이게 벌써 십년전이라니.. 이십대 소녀가 내일모레 불혹을 앞두고 있다니!여행하다보면 진입과 동시에 어 여기 좋음 하게 되는 마을들이 있는데 필리핀의 사가다, 호주의 프리맨틀, 발리 우붓, 뉴질랜드 넬슨, 그리고 이 띠보가 나에게는 그랬음기준은 모르겠고 그냥 그 atmosphere랄까 그런게 딱 느껴짐 이것도 미생물 때문일까?   띠보는 미얀마 북부에 위치한 샨 족 마을이다. Hispaw 시뽀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작은 마을이지만 트래킹으로 유명해서 여행자 숙소가 꽤 있음이 동네의 재미있는 점은 가게 이..

2022.02.17

호빗의 시대

징징이들은 여자고 남자고 말투가 다 똑같네 쒸익쒸익 억울해 세상이 나한테 잘못했어 말투 그리고 희한하게 항상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구어 형식을 취하다가 종결어미는 -다 로 끝냄 찐특인듯 (e.g. 너네 그래도 되는거냐 맨날 나만 빼놓고 노니까 진짜 서럽다)그리고 저 글을 쓴 사람은 외출을 안 하는 사람인가?길에 돌아다니는 커플만 봐도 한국 여자들 남자 외모에 진짜 관대한데.. 놀라운 수준임 솔직히 나도 외모에는 관대한 편인듯.. 안 뚱통하면 됨 외모보단 말투 표정 사상이 구리면 정떨어짐아무튼 남자는 키랑 피지컬이 전부라는 말 넘 웃긴 거 같음켄드릭 라마 165cm 종아리 옆에 거인이 차면 바로 뿌러질 거 같음 앵거스 영 157cm쥰내 멋있으니까 사진 두개 올림박정희 마윈 손정의도 160초반 그러고 보니 ..

2022.02.07

사과를..강요하지마..

운동끝나고 샤워하고 나와서 락커 여는데 옷 다 벗은 아줌마가 다가와 다짜고짜 삿대질을 함 이래도 되는거냐고 하길래 뭘요?? 하니 바닥을 가르킴 벤치에 벗어서 접어두고 들어갔던 운동용 반바지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라이너까지 붙여놔서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음 그래서 보기 좀 그렇네요.. 하니까 아줌마는 이럴땐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되는거지 뭘요가 뭐냐며 길길이 흥분했음. 하지만 무엇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나? 중력의 존재에 대해? 락커룸 벤치 아래 라이너 붙은 반바지가 떨어져 있다는게 화까지 날 일인지 난 잘 모르겠음 그래서 저걸 혹시 만지거나 밟으셨냐고 물어봄 그건 아니라길래 그럼 왜 화 내는건지 모르겠다고 하니 아줌마는 다시 미안합니다 한 마디면 끝날 일을 뭔 말이 그렇게 많냐, 궁시렁거리며 무리로..

2022.01.16

다양성은 왜

존중되어야 하나? 전철 안에서 노선표를 보다 고개를 드니 지적인 차림새의 흑인청년 다섯명과 난쟁이 아저씨가 나를 빙 둘러싸고 서 있었다. 잠깐 꿈인가 싶었는데 아니었고 다음 정거장에선 둘 다 나보다 십 센티 쯤 작은 태국 커플이 타더니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빨간 모자와 장갑을 끼고 예쁜 책을 손에 든 노년의 남성도 올라탔다. 책의 커버가 몰스킨 스타일로 특이했고 페이지 하단에 컬러로 된 명화가 프린트 되어있었다. 며칠 전 걸어가다 왜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하는가 라는 문장이 갑자기 떠올랐다. 너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어서인지 막상 누가 왜? 왜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하는데? 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이 안 튀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장모군은 뉴욕에 갔을때 감격했다고 했다. 존재 자체가 온전히 받..

2021.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