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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리트리버 아일랜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시피 리트리버는 물속성이다.그들은 수영을 정말 좋아하며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마저 존재한다. 수영만 할 수 있다면 민물과 바닷물 모두 가리지 않는데,그로 인해 많은 주인들이 그들의 리트리버를 해변에 풀어놓곤 한다. 대부분의 경우 리트리버들은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경험이 부족한 어린 리트리버들은 헤엄에 집중하다 외해로 흘러가 버리는 경우가 있다. 망망대해로 흘러들어간 리트리버들은 그들의 초감각을 이용하여전세계 각지에 산재한 리트리버 아일랜드로 향하게 된다. 이 현상의 미스터리는 아직 자세히 밝혀진 바가 없다.생물학자들은 철새들이 이동할 때 지자기장(earth’s magnetic field)을 감지하는 것과비슷한 원리가 리트리버 세계에도 작동하는 것으로 추..

2022.03.27

미얀마 띠보 Hispaw 여행 (1)

코시국 이년째. 여행을 못가니까 옛날 여행 사진을 찾아보게 된다여러모로 기억에 남았던 미얀마 띠보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다. 밍글라바 버마기행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이제 연재한지 쫌 됐으니까 올려도 될듯.. 이게 벌써 십년전이라니.. 이십대 소녀가 내일모레 불혹을 앞두고 있다니!여행하다보면 진입과 동시에 어 여기 좋음 하게 되는 마을들이 있는데 필리핀의 사가다, 호주의 프리맨틀, 발리 우붓, 뉴질랜드 넬슨, 그리고 이 띠보가 나에게는 그랬음기준은 모르겠고 그냥 그 atmosphere랄까 그런게 딱 느껴짐 이것도 미생물 때문일까?   띠보는 미얀마 북부에 위치한 샨 족 마을이다. Hispaw 시뽀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작은 마을이지만 트래킹으로 유명해서 여행자 숙소가 꽤 있음이 동네의 재미있는 점은 가게 이..

2022.02.17

호빗의 시대

징징이들은 여자고 남자고 말투가 다 똑같네 쒸익쒸익 억울해 세상이 나한테 잘못했어 말투 그리고 희한하게 항상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구어 형식을 취하다가 종결어미는 -다 로 끝냄 찐특인듯 (e.g. 너네 그래도 되는거냐 맨날 나만 빼놓고 노니까 진짜 서럽다)그리고 저 글을 쓴 사람은 외출을 안 하는 사람인가?길에 돌아다니는 커플만 봐도 한국 여자들 남자 외모에 진짜 관대한데.. 놀라운 수준임 솔직히 나도 외모에는 관대한 편인듯.. 안 뚱통하면 됨 외모보단 말투 표정 사상이 구리면 정떨어짐아무튼 남자는 키랑 피지컬이 전부라는 말 넘 웃긴 거 같음켄드릭 라마 165cm 종아리 옆에 거인이 차면 바로 뿌러질 거 같음 앵거스 영 157cm쥰내 멋있으니까 사진 두개 올림박정희 마윈 손정의도 160초반 그러고 보니 ..

2022.02.07

사과를..강요하지마..

운동끝나고 샤워하고 나와서 락커 여는데 옷 다 벗은 아줌마가 다가와 다짜고짜 삿대질을 함 이래도 되는거냐고 하길래 뭘요?? 하니 바닥을 가르킴 벤치에 벗어서 접어두고 들어갔던 운동용 반바지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라이너까지 붙여놔서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음 그래서 보기 좀 그렇네요.. 하니까 아줌마는 이럴땐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되는거지 뭘요가 뭐냐며 길길이 흥분했음. 하지만 무엇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나? 중력의 존재에 대해? 락커룸 벤치 아래 라이너 붙은 반바지가 떨어져 있다는게 화까지 날 일인지 난 잘 모르겠음 그래서 저걸 혹시 만지거나 밟으셨냐고 물어봄 그건 아니라길래 그럼 왜 화 내는건지 모르겠다고 하니 아줌마는 다시 미안합니다 한 마디면 끝날 일을 뭔 말이 그렇게 많냐, 궁시렁거리며 무리로..

2022.01.16

다양성은 왜

존중되어야 하나? 전철 안에서 노선표를 보다 고개를 드니 지적인 차림새의 흑인청년 다섯명과 난쟁이 아저씨가 나를 빙 둘러싸고 서 있었다. 잠깐 꿈인가 싶었는데 아니었고 다음 정거장에선 둘 다 나보다 십 센티 쯤 작은 태국 커플이 타더니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빨간 모자와 장갑을 끼고 예쁜 책을 손에 든 노년의 남성도 올라탔다. 책의 커버가 몰스킨 스타일로 특이했고 페이지 하단에 컬러로 된 명화가 프린트 되어있었다. 며칠 전 걸어가다 왜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하는가 라는 문장이 갑자기 떠올랐다. 너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어서인지 막상 누가 왜? 왜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하는데? 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이 안 튀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장모군은 뉴욕에 갔을때 감격했다고 했다. 존재 자체가 온전히 받..

2021.11.28

산은 산이고 머리는 머리

애드센스가 수익금을 지급해 주겠다고 한다. 쥐구멍 블로그에서는 월 삼만원 가량의 광고수익이 발생한다. 방문자들한테 용돈을 받는 느낌이다ㅋㅋ고마워용 이발비 하면 되겠는데, 하고 생각하다가 몇 달 전 일이 기억났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들어오면 내가 리터칭을 한번 한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다음 미용실 갈때가 되기 전 한번 더 자른다. 머리 자르는건 재밌다. 조각하는 것 같다. 자신감이 넘칠때면 뒷머리에도 손을 대는데 이건 대체로 결과가 좋지않다. 하지만 내 눈엔 안보이니까 거슬리지 않아서 그냥 살다가 명절이 되어 모친의 집을 방문했더니 모친이 경악을 했다. 머리가 이게 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 내가 잘랐거든. 했더니 사람이 멍청해 보이게 이게 뭐냐!! 집에가면 미용실부터 가라며 신신당부..

2021.11.11

주여 제 간을 보호하소서 - 독우산광대버섯 섭취 후기

눈이 휘둥그레져서 들어왔겠지만 내가 먹은 건 아니고 검색하다 발견한 영문페이지 번역해봄 ---  2006년 7월 18일 화요일.. 화창한 어느 날의 이타카(지명)나는 명상을 하려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인 버터밀크 공원의 폭포 근처로 갔다.집 근처에 그처럼 거대한 공원이 있다는 것은 특권처럼 느껴졌다.명상을 다 하고 났는데 명상의 작용 때문인지 스스로가 무적으로 느껴졌다. 왜 젊고 무지성일땐 그런거 좀 있지 않느냐?암튼 그러다가 어린 버섯을 발견했다. 갓은 접힌 우산같은 모양이였고 나는 그게 먹물버섯이라고 착각했다.근처에서 광대버섯들을 발견했음에도 말이다.  나는 그 어린버섯 세 송이를 채취해 집으로 가져와서 튀겨먹었다.솔직히 맛없었다. 다시는 안따올랜다, 라고 생각했다.그러다가 춤을 추러 갔다. 그리..

2021.09.30

회색지대

맑은날 여의도 공원 잔디밭에 엎드려 독서를 시도한 적이 있다. 하얀 종이에 햇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셨고 글을 읽을 수가 없었다. 주위가 어두워졌을때도 마찬가지로 책을 읽는 것은 불가능했다. 왼쪽이던 오른쪽이던 사상적으로 크게 치우친 사람들의 의견을 듣다보면 동의가 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가슴 깊은 곳에서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현상을 자기가 보고 싶은데로 보고있구나. 라는 느낌 끊임없이 회의하고 의심하는 행위는 상당한 에너지를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회피하는 사람들의 심리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다들 아다리가 맞고 답이 나오는 걸 좋아하니까.. 당장 나부터도 몇몇 주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사고를 관둔 듯한 면이 있고 논문을 자주쓰던 a가 한말 중 ..

2021.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