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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살기 싫은 이유

예쁘고 똑똑한 A의 주변에는 사람이 많았다. 일도 공부도 열심히 했고 주말에는 파티에 빠지지 않았다. A가 만나자 해서 나가면 그는 이미 헤어진 후의 일정까지 모두 짜놓은 상태였다. 내가 A의 집에서 나가는 즉시 A의 남자친구가 릴레이 바톤을 전달받듯 여~ 하며 들어오곤 했다.A는 시간을 절대 낭비하지 않았다. 그가 소화해내는 스케줄을 보고있자면 타임터너를 사용해 호그와트의 모든 수업을 듣고자 했던 헤르미온느가 떠올랐다. A의 팔엔 자해흔이 있었고 귀여운 표정이 얼굴에 붙어버린 듯한 그와 단둘이 있게되면 숨이 막혔다.A가 베푸는 대접은 절대 공짜가 아니었다.평소 그가 미소로 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hate speech를 듣고 나오는 길 구토를 몇 번 했다. 자유영혼 B는 노동을 거부했다. 대신 인도로 떠났..

01:05:18

담마하우스 서울 첫 단체명상 후기

사대문 안에 명상장소가 마련되었다. 담마코리아 (또는 고엔카 전통 담마센터) 위빠사나 10일 코스를 마친 구수련생들의 그룹시팅을 위한 공간이다.봉사자 분께 들은 바로는 원래 총무하시던 분께 토스받은 계좌에 웬 목돈이 들어있길래 뭐냐 하니자기도 모른다 하셔서 의문의 돈을 한동안 맡아 가지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 담마하우스용 초기자금이었다고긴 시간 동안 여러 분들이 공간마련을 위해 조용히, 조금씩 돈을 모아왔다는 스토리가 감동적이길래 공유함 종로 한복판에 위치한 건물임에도 매우 조용하다.담마하우스 첫 단체명상은 진안에서 장기코스 컨덕팅을 막 마치고 올라오신에드워드 & 준코 선생님께서 진행해주셨고 이틀에 걸쳐 70여명의 구수련생들이 릴레이 명상을 하고 가셨다.쉬는 시간마다 진지하고 흥미로운 질답들이..

의식의 세계 2026.01.11

트룽파 린포체와 영적 자기기만

카리스마와 crazy wisdom으로 유명한 초감 트룽파 린포체내면이 외면에 드러나는 경우라고 생각하는데 여자 너무 좋아하게 생기심실제로 여제자들이랑 프리섹스하셨고 서른살에 16살짜리 백인귀족영애 꼬셔서 야반도주하고 결혼함알렌 긴즈버그, 람 다스 등 68세대 히피 유명인사들과도 막역하게 지내셨음 약도 당연히 쥰내 하셨고원래는 티베트 불교계에서 환생한 스승, 툴쿠로 여겨져 아기 때부터 영적 지도자가 되기 위한 엘리트 교육을 받고 자라신 분임청년기엔 옥스포드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수학한 뒤 불교센터를 창립함그렇게 거룩하게 살던 어느 날 그는 교통사고를 당하는데죽음을 대면하자 억눌려온 자신의 세속적 욕망과 린포체라는 가면을 자각하게 됐다고 함그후 그는 출가자의 지위를 버리고 환속해 미국으로 감 영적 허기에 시달..

의식의 세계 2026.01.06

you're so judemental

도 한국말로 바꾸면 뉘앙스가 팍 죽는 표현 같은데 넌 너무 판단적이야 이거 뭔가 이상함judemental 은 비판/평가/단정 을 다 뒤섞은 느낌임 엊그제 올린 람다스 책 내용판단은 부분적으로는 당신 자신의 두려움에서 나온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가 편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판단한다.이 부분도 단정짓고 비판하는 습관은 당신 자신의 두려움에서 나온다.우리는 자신의 존재가 편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평가한다. 로 해석하는게 좀 더 적절한거 같음 왜냐면 판단은 좀 해야됨 그니까 정신이 나가 칼을 휘두르는 중인 사람을 보고 이런 판단은 필요하단 말임 이건 judging이라기 보다 알아차림에 가까움 그런데 여기서 더 가서 부터는 이제 judgement의 영역24시간 judging하는 좌뇌의 기능..

의식의 세계 2026.01.02

일출

새해 첫날 인왕산 가서 일출봤다혼자라면 절대 안 할 짓인데 최인호 작가가 제안하셨고워년씨(시험준비하시던 분)랑 인왕산 한 번 가죠 하고 안 간 기억이 나길래 십년 전 그 파티로 가봄 밤새고 가야겠구만 했는데 웬일로 자정 쯤 잠들어서 decent한 상태로 집을 나섬마을버스 타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우물우물) 했는데 아저씨가 인기가요 1위 외치는 호쾌한 톤으로 새해복!많이!!받으십쇼!!!! 하시길래 좋았음 6:50 무악재역에서 만나 최단거리로 정상ㄱ 겨울 등산시 다리를 동결건조 시켜버리는 스웻팬츠를 입고왔지만 338m라 괜찮음헤드라이트 깜박했지만 338m라 괜찮음 (이러다 동네 뒷산에서 119 부르는 거)인왕산은 예상대로 사람이 개많았고 정상 지옥이 예상되길래 줄에서 이탈해 그 밑 어디 쯤에서 해를 기..

리뷰 2026.01.01

내 머리 속의 프리즘

어떤 이에게 채찍질은 징벌이고 어떤 이에게는 포상이다.어떤 이에게 원전은 종말의 징조이고 어떤 이에게는 기후윤리의 최후카드다.반응은 해석이고 해석은 주관적이다.같은 것을 보아도 해석은 모두 다르게 내린다.이런 상황을 목격할 때 머릿 속에 하나씩 들어있는 프리즘을 상상한다. 정보라는 빛이 우리 안에 닿는 즉시 프리즘이 그것을 굴절시킨다.어떤 파장은 강조되고 어떤 파장은 사라진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스템에 의해 주입된 정보, 교육, 경험, 자주 가는 웹사이트 등에 의해 프리즘의 형태는 제각각으로 깎여나간다. 프리즘은 정체성, 가치관, EGO 등으로 명명되며 정의와 상식이라는 명목으로 은폐되기도 한다.상식 = 절대적 진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식이 비슷한 사람과 교류하게 되는 이유는바쁜 뇌가 커뮤니케이션에 ..

2025.12.31

바르게 있기보다는 존재 자체로 있으라 - 람 다스

당신의 마음이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지켜보라.판단은 부분적으로는 당신 자신의 두려움에서 나온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가 편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판단한다.우리는 판단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관련하여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게 된다. 판단하는 마음은 매우 분열적이다. 그것은 나와 너를 분리시킨다. 분리감은 우리의 가슴을 닫아 버린다.(중략)이 마을에서의 유일한 게임은 존재의 게임이다. 이 게임에는 존재의 최고점과 최저점이 모두 포함된다.당신이 무언가를 밀어낼 때마다, 그 무언가는 거기에 잔류한다. 양탄자 아래로 더미가 매우 커지게 된다. 당신은 자신의 최고점보다는 최저점에 훨씬 더 관심을 쏟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신에게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지,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의식의 세계 2025.12.31

캐롤 메스매스 최인호

십년 전 이드페이퍼에서 만난 분들이랑 전시 보러 간 적이 있다. 시험준비 하시는 분 그림 그리는 빡빡이 나 이렇게 해서 전시 보고 기름떡볶이 먹고 빡빡이 분이 가져오신 수채화집을 감상한 뒤 헤어졌다. 시험보는 분이 미술관 굿즈샵에서 우산 모양 자석을 하나씩 사 주셨다. 잘 놀았으니 됐다 하고 만남을 다시 주선하지는 않았는데 (귀찮음)시험보는 분이랑은 인친이라 가끔 안부를 물었다. 시험 합격하고 훈남 직장인이 되셨고 조직생활에서 오는 분노는 블로그에다 태우시는 듯 하다. 빡빡이 분은 어딘가 어두움이 느껴져서 그 후로 연락 안 했다. 며칠 전 메스매스에서 기획한 릴레이 드로잉 오프닝에 갔는데 비치되어 있는 드로잉북이 재밌길래 열심히 읽던 중 작가 분이 오셨다. 십년 전의 그 빡빡이셨다. 저 혹시 우리 만난..

리뷰 2025.12.27

사우나 생로병사

목욕에는 의식적인 면이 있다. 셀프 세례를 주고자 사우나에 다녀왔다. 오늘 영업하시나요? / 저희는 쉬는 날 없습니다. 여주인의 대답에서 당당함이 느껴지는 유서깊은 동네 목욕탕이다. 오래된 맛집처럼 목욕탕도 잘 되는 곳은 로비에 쓸데없는 장식품들이 여럿 놓여져 있다. 아니 잉여의 과시이니 쓸데가 없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이곳에는 무려 물레방아가 전시되어 있다. 들어가자마자 할머니들의 여기가 아프고 저기가 쑤시다 레파토리가 펼쳐지고 있었다.42번 락커 앞에는 낮은 위치에 거울이 걸려있어 스스로의 몸을 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체중을 재고 샤워를 한 뒤 탕으로 들어간다.중앙에서 jello같은 형태로 솟아오르는 물의 움직임이 아름답다. 위에서 내려다 보다 얼굴을 반쯤 잠기게 집어넣어 시야를 바꾸어 보았다...

202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