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것들

유 진 정 2025. 6. 25. 16:41

인터넷....! 재설치!!!!!!

26일만의 my own데스크탑에서의 웹서핑......... 이것은 환희 이것은 유토피아 
설치하러 오신 기사님에게서 성인의 후광이 비쳐보이는 듯한..
헤로인 끊은 사람이 한 달만에 다시 하면 이런 기분일듯  

인터넷 해지하면 생산성이 좀 오를 줄 알았는데
그냥 광원을 따라 이동하는 날벌레마냥 미약하게 잡히는 공용실 와이파이 시그널을 쫓아 움직이거나
고전게임만 ㅈㄴ하길래 이럴거면 걍 다시 깔자 하고 어제 KT에 전화함

밀당 좀 해서 해지할 때 상담원이 회유책으로 알려준 할인 혜택도 다 받기로 
해지하면 못 받는다고 했는데 설마 그럴까 싶어 찔러보니 역시 되는게 통신가입의 세계는 정말 알수가 없구만

 

 

 

환기하려고 안방 창문을 열었더니 고양이 평상에 버섯이 나 있었음 눈물버섯? 몰라.. 

고양이 평상이 뭐냐면 햇빛선반 얹어놓으려고 옆건물 담과 우리집 창틀사이에 나무판을 다리처럼 걸쳐놨더니
고양이들이 거기에 자리를 깔았음. 창문 열 때마다 세 마리의 고양이와 내가 번갈아 놀라는 중 
오렌지색,고등어,카오스 각 1개체가 와리가리함 카오스가 가장 어리고 귀여움

아무튼 고양이 평상에 버섯도 피고 가내외 생물다양성이 상승 중 

 

 

가장 적극적인 놈

창문 열어놓고 거실에서 뭐하다 보면 이렇게 보고 있음 저번엔 방충망 열어놨더니 들어옴

처음 조우할때 식사 중이었는데 ㅈㄴ뚫어져라 보길래 먹던 프렌치 토스트를 좀 떼어 줘봤지만 안 먹었고
그냥 관음을 즐기는 듯 

고등어들이 성격이 좀 뻔뻔한가?
동네 수원지에 사는 공용고양이도 고등어인데 온 동네 주민의 사랑을 받음
볼 때마다 전부 다른 사람들이랑 나란히 벤치에 앉아있거나 뭔가를 얻어먹고 있음. 그래서 뚱뚱함
최근 그의 이름이 비비고라는 것도 알게되었는데 이유는 아무한테나 다 비벼대서 

처음 봤을 때 길 한복판에 누워서 눈을 감고 있길래 고양이 시체인줄 알았더니만
성격이 너무나 느긋해서 아무데나 자빠져 주무시는 것이었음 

 

 

충동구매가 하고 싶어져서 굿윌샵 방문 무려 천원이라는 거금에 득템한 컵

크기 애매함 소주잔보다 크고 일반 잔 반토막 만함
안쪽에 이 나가고 실금 갔음 바닥에 튀어나온 부분있음
공산품 아니고 누가 도예교실에서 만든 거 같음

전반적으로 어딘가 덜 떨어지게 생긴게 너무 마음에 들어 안 살수가 없었다
굿윌샵은 시장경쟁력 없을 거 같은 희한한 물건들을 파는게 존잼임
그 안에서 시간을 소모해가며 물건을 찾는다는거 자체가 이미 비합리적인 행위.. 그것이 굿윌샵의 미학

 

 

오호츠크리포트 뉴스레터에서 추천받은 **마음의 사귐, 여운이 물결처럼** 전시를 보고옴

올해 본 모든 전시 중에 가장 좋았고
따로 포스팅 하긴 할건데 그땐 전시 끝날까봐.. 서울 역사 박물관에서 하는 중 6월 29일까지

한양에서 부산까지 두 달 걸리고 바다 건너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던 시절
조선과 일본의 화평을 위해 험난한 여정을 수행해 내던 통신사들이 펼치는 휴먼 드라마

통신通信 을 직역하면 믿음을 주고받다인거 처음 알았고 (KT 보고있나!!)
도요토미 히데요시한테 통수맞고 빡쳐서 니들 못 믿는다고 통신사라는 용어를 잠시 바꿔 사용한 적도 있다고 함

전시 다 보고 나니 작금의 이-팔 사태도 떠오르고..
아니 그리고 조선인들 왤케 글을 잘씀 붓 들었다 하면 다 시여 

마음의 사귐, 여운이 물결처럼 <- 이 한 줄부터 이미 미쳤지

그 옆의 경희궁도 그렇고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마음이 편했고 조만간 또 갈거임
종로는 붐비는 데만 붐비고 조금만 이탈하면 이런 아름다운 장소들이 막 튀어나오는게 참 괜찮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