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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하는 새끼들이 뭐가 그렇게 잘났어

이 말은 내가 H와 헤어져야겠다고 결심한 날 들은 말인데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연극하다 입시강사로 전업한 동기 S와 이공계 교수였던 H, 나 이렇게 셋이 H의 집에서 술을 마시며 저 뮤직비디오 참 잘 만들었네 못 만들었네 류의 잡담을 하던 중 등장한 발언이었음 전혀 격앙된 분위기는 아니었고 평범하게 마시던 자리였는데 만취한 H가 뜬금없이 상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며 " 예술하는 새끼들이 뭐가 그렇게 잘났어! " 를 외쳤고, 찰나의 정적이 흐른 뒤 S는 이 새끼 병신이네 야 이런 새끼랑 만나주지마. 라고 일갈한 뒤 퇴장 나는 너무나 쪽팔렸기 때문에 팔짱을 끼고 서서 H를 노려보았고 그러자 그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라며 오열하다 쓰러져 잠듬 당시엔 너무너무 속상했는데 지금 복기하다보..

스캣맨 존 개짱

https://www.youtube.com/watch?v=02vDkMEdIkY&ab_channel=ScatmanJohnOfficialYouTubeChannel 걍 특이한 랩하는 히틀러 닮은 아저씬줄 알았는데 뮤비보다가 얼굴이 참 뭐랄까 인생의 곡절이 많았을 거 같이 생겼다 싶어서 가사를 들어봤는데 가사가..너무 좋은거임..! I'm calling out from Scatland 나는 스캣랜드에서 외치네 I'm calling out from Scatman's World 나는 스캣맨의 세상에서 외친다네 If you wanna break free, you better listen to me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내 말을 듣는 게 좋다네 You've got to learn how to see, in your f..

리뷰에요/움억 2023.01.30

친구가 없는 사람들

전 친구가 없어요. 라는 말을 살면서 총 일곱 명에게서 들음 듣는 순간 네 그럴 거 같아요. 가 머릿 속에 떠올랐는데 난 사회화된 성인이기 때문에 말은 안했음 근데 친구 없는 것도 괜찮은 거 같음 왜냐면 저 일곱 명은 인싸들보다 오히려 어떤 면에선 삶의 질이 높아보였기 때문에.. 그들의 공통적인 경향성 정리 - 강력한 마이페이스 - 정직한 편 - 직설적. 사람을 앞에 두고 저런 말까지 한다고? 싶은 지점이 있음 (나도 좀 이런데 내가 충격받는 수준) - 패션에 큰 관심이 없음. 걍 입고 나가야 되니까 대충 골라서 걸치는 느낌 or 본인의 선호 복장과 사회의 테이스트 사이 괴리가 존재. 패션과 사회성은 함께 가는 부분이 큰듯 - 가족이랑 잘 지냄 - 사회적 상황에서 타인보다 자신의 니즈나 욕망을 우선순위에..

일기에요 2023.01.29

음악은.. 조심해서 들어야 한다..

왜냐면 인간의 너무 원초적인 곳을 건드리고 정서에 깊숙히 관여하기 때문이다. 이십대 초반 집에서 술 한잔 하고 엘리엇 스미스의 Between the Bars를 듣는데 갑자기 살고 싶지 않아지길래 아니 뭐지? 왜지? 하고 가수의 필모를 뒤져봤다가 자살했다는 걸 알고 소오름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심지어 저 곡이 수록된 앨범을 발표했을 시기가 주변사람들한테 자살얘기만 하고 다녔을 정도로 충동이 절정에 달했을 때라고 함) 나도 우울한 노래 좋아하지만 이건 선을 넘었다 수준으로 불우한 느낌을 주는 곡들이 있음 그래서 오디오 슬레이브랑 너바나 별로 안 좋아함. 자주 들으면 정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 같음 그리고 그런 노래 부른 보컬 히스토리 찾아보면 거진 다 자살했거나 오버도즈로 사망 부르는 노래들의 ..

리뷰에요/움억 2023.01.27

오카자키 마리- 소란스럽게 밥

- 그림체 별로라 패스하려다 저 표지의 속눈썹 믿고 펼쳐봤는데 첫장 대사가 좋길래 완독 - 띵작까지는 아니고 수작. 갓띵작과 수작을 나누는 기준은 역시 절제인 거 같은데 오카자카 마리의 만화는 배경과 연출 등 모든게 엄청 빡빡하고 화려하고 과하게 들어 감 요시나가 후미나 이와아키 히토시 류의 절제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연출에 비하면 조악하다고 느껴지지만 이쪽은 이쪽 나름대로 양념 팍팍 친 맛이 있다. 살짝 오글거리는 트위터 감성도 인기 요소일듯 - 줄거리는 미대나왔지만 예술의 길을 가고 있진 않은 세 동창 (직장괴롭힘 퇴사자. 파혼당한 커리어우먼, 나쁜남자랑 동거중인 게이) 이 각자 인생의 쓴 맛을 보고 장례식에서 우연히 만나 함..

리뷰에요/도서 2023.01.24

거인 정주영

알라딘 뒤지다 찾음. 태어나서 처음으로 읽은 단행본 만화책임 1992년 초판이 발행되었고 정주영의 대선 홍보자료로 무료로 배포되었다. 그 전략은 당시 아동이던 나에게 직격으로 먹혔는데 이걸 읽고 엄청나게 감동해버린 나머지 주변의 어른들에게 정주영에게 한 표 주십사 선거운동을 하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만화라는 매체의 성격에도 매료되었다. 그 전까지 읽던 그림책이나 소설책과 비교가 안되는 파괴적인 전달력이라고 생각했음 아무튼 다시 구해놓고 실망할까봐 읽는 걸 미루다가 며칠 전 용기를 내어 완독했는데 다시 한 번 개같이 감동해서 앞뒤로 구른 뒤 정주영 개짱을 외치고 추모 페이지 들어가서 사진 찾아 봄 하지만 역시 어른이 된 뒤 읽으니 비판할 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예를들어 책 내내 본인 성공의 비결은..

리뷰에요/도서 2023.01.23

에고가 너무 강하면 글도 못 쓰는듯

쓰는 글이 죄다 자기가 얼마나 잘났고 인정받아야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내용이니까 글이 안 읽히는군 대체로 창작자들이 에고가 강한 경향은 있는데 또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창작물 자체에서는 에고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에고를 다 내다 버렸다는 포스팅 맨 위에 대짜만한 셀카 박아놓은 브런치 글 읽다가 쓰는 글 feat.그놈의

리뷰에요/도서 2023.01.20

의존하는 엄마들

라디오 들으면서 카레만드는데 디제이가 읽어주는 사연이 귀에 들어옴 중년 여성이 보낸 사연이었고 대학생 딸이 행복주택에 당첨된 걸 축하한다는 내용이었음 편모슬하임에도 야무지게 자란 딸, 엄마를 항상 도와주고 보호해주는 딸에게 고맙다, 일어나 라는 곡을 보내고 싶다, 라는 메시지를 디제이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듣고있자니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막 스무살 된 여자애한테 자기를 보호해줘서 고맙다니. 그것도 다수가 듣는 라디오 사연으로. 심지어 가수명도 안 적어서 제작진이 김광석의 일어나 인거 같다고 찾아서 틀어줌 가사 개같이 우울하길래 5초듣고 채널 돌려버렸고 어린 딸에게 이딴 노래를 들으라고 보냈다는 점에서 사연자의 자기중심성을 느낌 옛날에 편모슬하 아들들을 만난 적이 있음 한명은 이상한 이유로 자꾸 ..

메모리즈 오브 피어투피어 (@온수공간)

설치날 좌로부터 박노완(도움) 김희원 차시헌 홍예준 고안철 난 뭐 설치라고 할 것도 없어서 개꿀이었다. 아래부터 오프닝날 영하 10도 개추웠음 대담집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길래 아침에 원형 방석 당근 검색해봤는데 옆 동네서 딱 두개 팔고 있길래 후닥닥 거래하고 출발 열독 중인 민지님 홍자영 작가가 멋있는 그릇을 가져다 놓고 귤을 쌓아놓음 홍예준 김의선 송민지 송민지 손지형 그림에서 맛이 느껴지는 거 같음 박은진 온도가 느껴지는 거 같음 홍기하 이것도 너무 맛있게 생기지 않았음? 배가 고팠나? 조휘경 김희원 여기서 부터는 사진사분이 찍어주신 전시장 전경 김보원 홍자영 조그만 돌들이 담긴 사발을 가져다 두셨고 그 돌을 물에 던지면 천장에 일렁일렁 빛이 반사되는 방식 가운데 부..

만든거에요 2023.01.16

페미니체

ㅅㅌㅊ여성 > ㅅㅌㅊ남성 > ㅍㅌㅊ남성 > ㅍㅌㅊ여성 > ㅎㅌㅊ여성 > ㅎㅌㅊ남성 라는 생각을 해왔음 ㅎㅌㅊ여성과 남성은 모두 ㅎㅌㅊ이지만 그래도 여성을 약간 우위에 둔 이유는 ㅎㅌㅊ남성이 더 큰 사회적 손실을 유발하는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기 때문 (e.g. 인셀의 총기난사) 인구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ㅍㅌㅊ 인간의 경우 남성을 우위에 둔 이유는 카톡을 씹어도 지랄을 덜하기 때문 그리고 ㅅㅌㅊ남성과 ㅅㅌㅊ 여성의 경우 여성의 숫자가 더 적은 경향이 있는데 그 소수의 ㅅㅌㅊ 여성들이 가장 완전한 인간, 니체식으로 말하면 위버멘쉬에 가깝다고 느껴짐 왜냐면 남성들은 성욕과 자존심으로 인해 결정적 순간에 기괴한 행동을 저질러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ㅅㅌㅊ라도 좀 불안정한 면이 있는 거 같고 (이걸..

니체 재밌는 점

예전에 니체 여성관 읽고 빵 터진 적이 있는데 왜냐면 니체 여성관이 내 남성관이랑 똑같음 니체: 여자는 다 메저키스트 나: 남자는 다 메저키스트 니체: 여자에게 갈 때는 채찍을 잊지마라 나: 상대보다 거대한 폭력을 행사할 때 남성과 소통이 가능해짐 니체: 여자는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것들을 부당하게 곡해함 나: 남자는 자존심 때문에 현상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짐 니체: 여성은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정적 나: 남자는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정적 (그래서 예술에 능하고 전쟁을 일으킴) 누구 말이 진실일까? 일단 나는 내가 맞는거 같음

고독과 우울, 그리고 DMN

난 싫어하는 것이 많지만 인간관계에서 큰 갈등상황에 처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인간은 타인에 의해서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상황 도달 전 관계를 정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면서 다툰 적이 몇 번 있는데 어느날 상대에게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두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또 단순히 우울증에 걸린 것만이 아니고 (왜냐면 우울해도 잘 지내게 되는 사람도 있음) 그 중에서도 유독 나르시스틱하고 에너지가 외부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타입과는 십중팔구 부딪히게 됨. 갈등의 양상도 항상 똑같음 상대가 나에게 자신에 대한 정보를 주입 -> 일단 들어봄 -> 똑같은 말 반복 -> 거리를 두기 시작 -> 공감과 경청에 대한 요구가 집요해짐 -> 거절 -> 상..

뇌 노화 방지 식단

개드립에서 저걸보고 쿠팡으로 콩이랑 곡식 2kg씩 주문해서 해먹어봤는데 노화방지고 뭐고 너무 맛있는데? 왜 지금까지 백미만 처먹었지??? 꼬독꼬독 씹는 맛이 아주 일품임 내가 먹은건 깻잎김치 된장국(인스턴트) 양배추파프리카 샐러드 (깨소스) 귀리렌틸현미밥 계란후라이 올리브유+간장 뭣보다 요리를 거창하게 안 해도 되는게 좋음 밥은 쿠쿠압력밥솥 잡곡모드 돌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