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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와 와좋다

인스타를 지운지 일주일이 지났다. 계정삭제는 아니고 소심하게 앱만 지움 사실 명상원 퇴소하면서 지웠었는데 다시 깔아서 쥰내 하다 재삭제. 아마 또 깔 확률이 높지만 일단 목적이 있을때만 쓰기로 일전에 여행 다녀오신 분이 여행 온 사람들이 사진을 너무 많이 찍더라, 라는 말을 하심 인스타용이요? 라고 되물으니 그렇죠 하시길래 인스타 사람을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좋은 거 봐놓고 인스타각. 이 생각부터 드는 거 별로다 뭐 그런 얘기를 함 그러자 옆에 계시던 다른 분이 재밌는 얘길 해주셨다. 어느 고승이 수행을 열심히 한 제자들에게 절경을 보여주겠다, 하고 산에 올랐는데 눈앞에 펼쳐진 절경을 보자마자 한 제자가 라고 외쳤고 그러자 고승이 넌 내려가라. 하고 그 제자를 바로 쫓아버렸다는 이야기였다. 나..

꿈을 꾸는 이유 + 박문호 박사 인터뷰

https://www.youtube.com/watch?v=vSE0R21OG_c&ab_channel=%EB%B3%B4%EB%8B%A4BODA 정말 귀엽게 생긴 박문호 박사님이다 강의력도 짱좋으심 꿈은 동적이다, 꿈에서 누워 있는 경우는 잘 없다 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정말 그렇잖아? 그리고 꿈이 리허설이라는 말에 완전 동의하는게 나는 안해본 일 처음 시작하면 그날 밤엔 무조건 그 일 쥰내하는 꿈 꿈 그리고 꿈을 너무 많이 꾸는게 아닌가 좀 걱정을 했는데 악몽이 아닌 꿈을 꾸는 건 걍 창의적이라는 증거라고 함 뇌가 잘 작동한다는 뜻이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참고로 난 꿈에서 맛도 느낌 개꿀 (아직까진 맛있는 것만 먹음) 그리고 명상원에 가면 꿈을 평소보다 더 생생하게 꾸는데 (대체로 무의식에 단단히 자리 잡..

정병과 알아차림

며칠 전 횡단보도에서 신호대기 하는 중 있었던 일 뒤통수 방향에서 엄마가 아기에게 아이 무서워 빨간불~ 멈춰요~ 라는 말을 하는 것이 들려옴 순간 머릿속에 장애.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는데 아이 엄마가 자기보다 키가 큰, 십대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소년의 손을 잡고 걸어오고 있었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대는 소년은 한눈에 보아도 꽤 심한 발달장애가 있었음 첫번째 담마코리아 10일 코스에 갔을 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음 방을 배정받고 짐을 풀러 여자 숙소에 들어갔는데 단발머리 여자가 짐을 가슴에 안고 복도에 서 있는 것을 봄 정확한 이유는 설명할 수 없지만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미친여자.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그를 피해서 돌아갔는데 저녁식사를 하는 내내 그는 너무나 멀쩡한 영어로 다른 외..

질문 주세여

저 블로글 책 만들고 있거든여 https://digthehole.com/4807 책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만지난 카카오 대란때 블로그 접속이 안되니 순간적으로 공포감이 들더군요 11년 동안 기록해온 1600여개의 공개글과 4070여개의 비공개글이 한큐에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무서운 마음digthehole.com 귀차니즘의 압뷁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자기 출국 전까지 출판 안 하면 사형시키겠다는 금쪽.. 아니 홍기하 작가의 채찍질에 디데이를 정했습니다. 대충 300페이지 전후가 될 것 같고 82피플 정신으로 선입금 예약 한달 받고 30권 이상 주문들어오면 찍으려고 생각 중인데 부록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싣으려고 합니다. 질문은 그 어떤 미친 질문이라도 다 받겠습니다만 꿀잼 질문 위주로 싣도록 하겠..

나다 2023.06.15

달팽이를 주의하라

저번 담마코리아 코스땐 비가 왔고 그때마다 수많은 달팽이와 민달팽이가 산책로로 기어나와 학생들이 본의 아니게 불살생 계율을 좀 어기게 되었음 시간이 지나면서 길에 웅크리고 앉아 달팽이를 집어 풀밭으로 돌려보내는 학생들의 모습이 점점 늘어났는데 이게 어둡고 하면 또 보이지가 않으니까.. 같이 봉사하던 수지트라라는 인도분이 여기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였는데 나중에 암으로 엄마와 언니를 떠나보내고 본인도 같은 암 투병 10년 끝에 완치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나니 생명이라는 것이 이사람에게는 보다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아무튼 수지트라가 나보고 AT선생님한테 여기에 대해 말 좀 해달라고 부탁하길래 저녁 미팅때 발언하니 봉사자 중 만화가 있지 않았냐고(신청서에 직업적는 란이 있음) ..

만든거에요 2023.06.15

무아윤회와 쇼펜하우어

(중략)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나로부터 벗어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자기 자신의 부정은 곧 개체화의 원리를 부정하는 것이고, 그것은 또한 마야의 베일, 즉 우주적 환상의 장막을 걷어내는 것을 뜻한다. 인간은 ‘나’라는 개체성의 환상에서 벗어날 경우에만 그 고통스러운 실존적 조건을 순간적으로 벗어나는 미적 관조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개체적 자아에 대한 인식, 개체화의 원리는 마야의 장막이자 환상이다. 그 장막을 벗어나야만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지 않고 자기를 희생하여 다른 사람의 고통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의 고통과 재난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여기게 될 경우에 그는 어떤 고통도 피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를 ‘동고’(同苦, M..

화성 왜감

5분철학 유튜브 틀어놓고 밥먹다가 영상에 참조된 일론 머스크의 스타십 폭파장면을 봤다. 실패에서조차 가능성을 보는 긍정성이 주제인 영상이었는데 로켓을 보며 열광하는 군중들을 보면서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머스크라는 인간에 대한 내 개인적 호불호는 차치하고 그냥 갑자기 화성을 왜 가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류가 거주할 만한 환경을 갖춘 은하계 유일 행성을 두고 화성이주를 계획하는 건 뭔가 아다리가 안 맞는 느낌인데 걍 그 돈과 노력으로 여기서 어떻게 안 망할 궁리를 하는게 현실적 사고 아닌가.. (아니 사실 안 망하는건 불가능할테고 더 늦게 망하기 위한 궁리) 문제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데에는 원대한 계획과 선동력이 필요한데(like 히틀러) 상식적인 결정은 화성 갈끄니까에 비해 노잼이라..

시사이슈에요 2023.06.14

무대난입 레즈비언

갠디 2023.06.09 02:42 지난글이지만 이거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요즘은 나도 민폐안끼칠테니 너도 나한테 민폐끼치면않됌!! 해체위기 직전까지 몰린 밴드맨 반성문 쓰는 엔딩 뻔하쥬? 반면 무대난입 레즈비언의 대처는 이 얼마나 호쾌한가! 물론 싸움이 심각해져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했다면 무서운 일이지만 그냥 저렇게 서로 분풀이하고 사건은 당일로 종료되었다고 함. 이 정도가 딱 건전하다고 생각 원래 정신적으로 불건강할수록 빡쳤을 당시에는 아무 대처 못하고 일어난 일에 대해 곱씹고 곱씹다가 머릿 속에서 사건을 거대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다 보통 SNS에 저격글을 씀) 요즘 사람들이 점점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거 같음 그리고 위에 답글 주신 분 말처럼 아니 어떻게 세상이 내 맘대로만 돌아갈 수 있나? ..

SEOUL PUNX 서울펑쓰 재입고 되었습니다

출판처 메스매스에이지에서 보관중이던 마지막 카피 60여권을 보내주셨습니다. 재고문의를 주기적으로 받아왔음으로 그 중 30권은 판매하고자 합니다. 구매 원하시는 분은 https://digthehole.com/2654 판매 more picture : https://www.instagram.com/seoulpunx/ oversea shipping : http://digthehole.tistory.com/2653 2003년 늦여름 이대 앞 야외무대에서 스파이키브랫츠의 공연을 보았다. 공짜라길래 별 생각없이 간 것이었는데 상 digthehole.com 의 방법대로 메일 주시면 우체국 택배로 발송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비밀답글이 안 남겨진다는 제보가.. 메일로 운송정보 부탁드립니다 squeeeeeeak..

만든거에요 2023.06.07

엄마 데리고 담마 코리아 봉사 다녀온 후기

좀 전에 집에 돌아와 빨래돌리는 중에 쓴다. 좀 있으면 안 쓰고 싶어질 것 같아서.. 이번 봉사는 육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빡셌다. 왜냐면 봉사자로 코스에 갔고 모친을 모시고 갔기 때문에 참고로 모종의 사태로 인해 최근 반년 동안 모친의 번호를 차단해 둔 상태였다. 몇 달 전 일련의 화해과정을 거친 뒤 연세도 그렇고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 오게 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모친의 시팅 (일반적인 10일 명상 코스)과 나의 봉사 (시팅 중인 학생들을 위해 노동하는 코스) 신청을 후다닥 했다. 대기자로 떴지만 취소자가 발생해 다행히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 2017년 첫 시팅을 마친 뒤 모친이야말로 여기에 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권유를 했고 본인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는데 신청할 때마다 일이 터져서 이번 생..

최신의 고통 (feat.전다화)

전다화: 근데 웃긴 거랑 별개로 요즘 코미디언들 다 캐리커쳐만 하는 거 특히 실존인물이나 완전 실존인물처럼 세세하게 구축하는거 뭘까요 계속 생각 중 누가 소설 역할을 대신하는 거라고 했는데 딱 들어맞는 거 같진 않고.. 소설이라기엔 주제도 목적도 정서도 없고 딱히 풍자를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구 관찰력을 바탕으로 묘기를 보여주는 것에 가까운 것 같거든요 이게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건가 아니면 소설이 되어가는 과정인건지ㅋㅋ암튼..결론은 저도 오늘 냉면 개시하러 갑니다 유진정: 저도 그래서 재밌게 보다가도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 뚱시경 보면서 존나 웃다가 공허함을 느끼고 껐음 전다화: 그쵸 뭔가 놀라울정도로 똑같네 이거 외엔 뭐가 없는데 김신영이나 약간 윗세대에 잘하는 사람들이 장삼이사 캐리커쳐하면..

리뷰에요/미술 2023.05.19

이런저런 생각들

말은 하면 할 수록 사기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언어라는 것의 성질자체가 그러한듯 재밌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아 말 안하고 싶다~ 이런 순간이 그래서 찾아오곤 하는데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솔직하게 쓰고 말하려고 노력한다. 관계에서도 장황한 말보다는 눈빛의 교환 등 비언어적 소통이 훨씬 더 강렬하게 작동한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밀실 등의 조건이 갖추어졌음에도 왱알거림을 멈추지 않는 상대는 키갈로 닥치게 만드는게 인지상정 내가 여자로 태어나서 얼마나 다행이야 --- 새벽에 잠이 안와서 인스타를 켰는데 실시간 좋아요가 폭력적 속도로 달리길래 누구지하고 들어가봤다. 성기를 지칭하는 저질워딩들로 도배되어있는 계정이었다. 문신왕창 치열엉망 약쟁이 흉내를 내는 어린 남자애가 주인인 씹합이 애새끼들 다..

일기에요 2023.05.19